▶ 세인츠 수퍼보울 챔프 등극…콜츠 격파 31-17
‘운명의 팀’(Team of Destiny) 뉴올리언스 세인츠가 창단 43년 만에 수퍼보울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간 뉴올리언스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데다 만년 하위 팀으로 심정을 기울게 만들던 세인츠는 7일 벌어진 수퍼보울 XLIV(44)에서 우세가 예상됐던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를 31-17로 꺾고 한을 풀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선라이프스테디엄에서 먼저 10점을 내준 출발이 부진했지만 그 후로는 31-7로 몰아쳐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세인츠는 경기 종료 3분12초 전 코너백 트레이시 포터가 콜츠 쿼터백 페이튼 매닝의 패스를 가로채 74야드를 달린 인터셉션 리턴 터치다운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던진 패스 39개 중 수퍼보울 컴플리션 타이기록 32개를 적중시킨 세인츠 쿼터백 드루 브리스가 MVP의 영예를 안았다. 브리스는 샌디에고 차저스에서 버림받은 후 화려하게 부활한 ‘인생역전’ 스토리의 마지막 챕터를 수퍼보울 히어로가 되는 엔딩으로 장식한 셈이다.
출발은 불안했다. 상대 쿼터백 매닝에 계속 뚫리며 엔드존 20야드 앞까지 전진을 밀린 결과 먼저 필드골을 내줬다. 그리고는 콜츠의 리그 최악 러싱 오펜스도 막지 못해 수퍼보울 역사상 가장 긴 드라이브(타이)를 허용한 결과 매닝에서 피에르 가르송으로 이어진 19야드 패스를 얻어맞고 0-10으로 뒤졌다.
콜츠는 세인츠 주전 코너백 자바리 그리어가 다쳐 잠시 자리를 비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백업 우사마 영을 공략, 10점차 리드를 만들어낸 것.
수퍼보울 역사상 그 보다 큰 점수차가 뒤집힌 적이 없다는 적을 감안하면 세인츠의 우승 전망은 어두운 편이었다.
하지만 10점차 열세는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수퍼보울 XXII(22)에서 덴버 브롱코스를 상대로 뒤집은 적이 있고, 세인츠는 곧 추격전에 나서 개럿 하틀리의 46야드 필드골로 3점을 만회했다.
발목부상으로 지난주 내내 화제가 됐던 콜츠의 ‘쿼터백 잡는 귀신’ 드와이트 프리니는 이때 1차례 쿼터백 색(sack)을 기록하며 세인츠가 필드골에 그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이티의 히어로가 되길 바라던 콜츠 와이드리시버 가르송이 빅 플레이가 될 패스를 떨어뜨리며 세인츠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세인츠는 콜츠 엔드존 1야드 앞에서 막혀 마지막 4th 다운에서 또 필드골에 만족해야할 상황이었다. 다음 플레이에 터치다운을 뽑아내지 못할 경우 거기까지 빈손으로 돌아설 수 없기에 3점이라도 건지는게 ‘정석’이었다.
하지만 세인츠의 숀 페이튼 감독은 세인츠가 43년 만에 결승무대에 오른 기회에 소극적인 작전을 펼칠 수 없다며 터치다운에 ‘올인’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세인츠는 이때 1야드 전진에 실패하며 공격권만 빼앗겼다. 공격권만 빼앗기고 빈손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디펜스가 “감독이 우리를 믿었기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메시지를 받은 결과가 나왔다. 세인츠 디펜스는 곧바로 나가 3차례 플레이만에 다시 공격권을 빼앗아왔고, 세인츠는 곧 44야드 필드골로 또 3점을 만회하고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6-10.
‘더 후’(The Who)의 해프타임 쇼가 끝난 후 세인츠의 페이튼 감독은 ‘온사이드 킥’으로 콜츠의 허를 찔렀다. 수퍼보울에서 마지막 4쿼터가 아닐 때 상대에 공을 차 넘기지 않고 공격권을 유지하기 위한 온사이드 킥이 나온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이 플레이는 성공률이 30%도 안 되는 ‘도박’이기 때문.
기세가 오른 세인츠는 브리스의 짧은 패스를 받은 러닝백 피에르 토마스가 16야드를 달려 엔드존에 뛰어들며 13-10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콜츠는 매닝이 타이트엔드 달라스 클라크를 이용하기 시작하며 곧바로 터치다운으로 받아쳐 3쿼터 종료 6분15초 전 17-13으로 다시 앞섰다.
그러나 세인츠는 하틀리의 경기 3번째 필드골로 1점차 경기(16-17)를 만든 뒤 브리스에서 타이트엔드 제레미 샤키로 이어진 2야드 터치다운으로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는 1점짜리 킥 대신 투 포인트 컨버젼을 성공시켜 24-17을 만들었다.
필드골로는 타이를 이룰 수 없게 돼 다급해진 매닝은 결국 서두르다가 포터에 인터셉트를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이규태 기자>
콜츠 QB 페이튼 매닝(오른쪽)의 패스를 가로챈 세인츠 CB 트레이시 포터(왼쪽에서 2번째)가 콜츠 엔드존을 향해 달리며 환호하고 있다. (AP)
탐 벤슨 세인츠 구단주가 수퍼보울 우승 빈스 롬바디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그 뒤는 QB 드루 브리스, 오른쪽은 숀 페이튼 감독. (AP)
세인츠 QB 드루 브리스에게는 수퍼보울 MVP 트로피까지 거머쥔 감격의 날이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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