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할 수 있다”와 “하면 된다”란 말은 긍정적인 말의 대표적 표현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말 만큼 역경에 닥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도 드물다. 세상을 살다보면 순풍도 있지만 역풍이 더 많다. 순풍이란 모든 일이 다 잘되어나가는 것을 뜻한다. 역풍이란 잘되어 나가던 일이 태풍을 만난 듯 역경을 만나는 것을 나타낸다. 순풍이란 가정, 자녀, 직장, 사업, 건강, 부모, 형제, 자매, 친구 등등 모든 관계가 다 잘되어 나간다는 것을 말한다. 역풍이란 이들 중 어느 한 가지라도 잘못되어 삐걱거릴 때 다가오는 슬픔과 아픔을 말할 수 있다. 특히, 가정과 자녀와 직장과 사업 및 건강 등이 나빠 질 때 닥치는 어려움은 타격이 매우 클 수 있다. “순풍에 돛 단 듯” 배가 가는 것처럼 세상을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모도 잘되고, 형제와 자매도 잘되고, 건강도 좋고, 사업도 잘되고, 직장도 잘되고, 자녀도 잘되고, 가정도 잘되고, 친구사이도 잘되게 살아간다면 걱정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잘 가다가도 여기저기서 삐걱거리는 것이 삶이다.
건강도 안 좋은데 사업도 안 되고, 자녀는 골치 썩이고, 여기저기서 빚 독촉 전화는 오고, 어디 가서 돈도 빌릴 때 없고, 누구하나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역풍중의 역풍이다. 괜히 “이놈의 세상 왜 이리도 살기 힘드냐”며 비관하고 ‘자포자기’ 하게 되면 절대로 안 된다. 나는 “할 수 있다”, “하면 된다”고 굳게 마음먹어야 한다. 자포자기란 스스로 자기 자신을 학대하고 돌보지 않는 것을 말한다.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누가 나를 돌보겠는가. 끝까지,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자기는 자신을 돌보아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좋은 삶이 되도록 살아야만 한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에게 생명을 허락한 하늘에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굶주리며 자라던 어릴 때를 기억해야 한다. 방 한 칸 없어 많은 식구들이 한 방에 웅크려 자던 때를 상기해야 한다. 자신의 이런 어릴 때가 없었다면 현재 당하고
있는 이웃들을 돌아보아 자신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 당장, 아이티에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이 없어 아우성치는 지진피난민들을 보고 있지 않은가.
세상은 사람이 살도록 만들어진 것이 세상이다. 그 추운 겨울날 산에 가 보면 들짐승들이 나오곤 한다. 노루도 나오고 토끼도 나온다. 눈이 하얗게 덮인 산. 먹을 것 하나 없이 눈 속에 파묻힌 산에 사는 들짐승들도 굶어 죽지 않고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도록 자연은 지어진 것이다. 어떻든 그들은 굶어 죽지 않는다. 세상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추운 겨울날씨 같은 세상살이라 하더라도 살아갈 길은 있는 것이다. 그 길을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죽을 각오로 노력하며 그 길을 찾아야 한다. 죽기는 왜 죽냐. 자살은 왜 하냐. 하기는, 자살해 보지 않고 자살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긴 하지만 자살할 용기가 있다면 그 용기로 살아남아야 한다. “할 수 있다”와 “하면 된다”란 말의 뜻과 내용을 풀면 간단하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내 주위를 돌아보아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 같으면 이 말은 통한다. 손을 벌려
라. 처음 손을 벌렸을 때, 도움을 받지 못한다하여 손을 다시 웅크리고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 두 번, 세 번, 네 번, 100번, 천 번이라도 손을 벌려라.
자존심. 자존심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눈치. 눈치가 밥 먹여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거지 근성으로 손을 벌리지는 말아야 한다. 잘 되면 갚아 주면 된다. 두 배, 세 배, 아니 그보다도 몇 십 배로 갚아줄 것을 마음에 굳게 다짐하고 당당하게 손을 벌려라.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당당하지 못하면 도움을 줄 사람이 망설이게 된다.
죽을 용기로 도움을 청한다면 왜 도움을 받지 못하겠는가.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어려울 때, 도움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상부상조하며 살아가는 것이 세상 아닌가. 더더욱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절대로 부끄러움이 아니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순풍이 아니라 역풍을 맞았나. 결코, 주저앉지 말아야 한다. 사생결단, 일어서야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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