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삼(소유디자인그룹 대표)
오늘은 뉴욕 맨하탄의 스카이라인을 주름잡는 고층 건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추어 볼까 한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아르 데코 (Art Deco) 스타일의 대명사로서 영화 ‘|킹콩’,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 ‘러브어패어(Love Affair)등 다수의 영화 배경 씬(Scene)으로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빌딩이 아닌가 싶다.
빌딩 오픈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 건물은 그 길이가 1,250 feet 에 달하며 86층과 102층에 전망대를 가지고 있다. 1931년 5월 1일에 대중에게 오픈한 이 건물에는 그 높이와 관련된 아주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나눠 볼까 한다. 프랑스에서는 1889년 984feet에 달하는 고층 에펠 탑(Eiffel Tower)의 완공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미국인들은 보다 높은 건물을 지어야겠다는 야망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 결실로 1909년 700feet(50층)높이의 메트로폴리탄 생명 보험 건물(Metropolitan Life Tower)이 완성되었고, 1913년 792feet (57 층) 규모의 울 워스 빌딩(Wool Worth Building)이 성공적으로 건립되었다.뉴욕도 바야흐로 고층 건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1929년에는 뱅크 오브 맨하탄 빌딩이 927feet(71층)의 높이를 뽐내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시기에 영향력 있는 두명의 신사가 고층 건물 경주에 뛰어 들었는데 월터 크라이슬러(Walter Chrysler:크라이슬러 대표이사)와 존 제이콥 라스콥(John Jakob Raskob: 이전 GM 부사장)이 그들이었다.
월터 크라이슬러는 이미 그 당시 크라이슬러 본사 건물 공사에 착수한 상태였고 그 높이는 극비에 붙어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영화 ‘스파이더 맨’에서 주인공이 앉아 사색하는 고층 건물 꼭대기의 독수리 모양의 빗물 내림을 조절하는 외부 조각들이 즐비하게 나열된 건물이 바로 크라이슬러 빌딩이다. 한발 늦게 경주에 뛰어 든 존(John Jakob Raskob)은 부지 선정에 많은 고심을 했다. 마침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Waldorf ?Astoria Hotel)이 이전을 계획하던 차여서 34가와 5번 애비뉴에 위치한 땅은 그 당시 돈으로 1,600만달러에 존에게 매매가 성사되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초기 디자인은 80층 높이로 설계가 이루어 졌는데 경쟁자인 크라이슬러측이 워낙
극비리에 공사 중이라 존은 80층으로는 안심할 수가 없었다. 수많은 디자인 미팅과 구조설계 검토 후 5층을 더 올릴 수가 있었지만 그 당시 크라이슬러 측으로 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겨우 4feet의 높이 차이에 지나지 않았다.
존은 또 다시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에어 쉽(AirShip)의 간이 선착장 (docking station)이었다. 이 디자인 해결책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세계에서 가장 높은 1,250feet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1,046feet의 크라이슬러 빌딩을 200feet이상의 높이 차이를 내며 경주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애초의 디자인 의도와는 달리 에어 쉽은 한 번의 시도 외에는 대중에게 선을 보이는 데는 실패했다.요즘 PGA골프 중계를 보면 가끔 하늘을 떠다니는 스누피 기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다름 아닌 이 1930년대 당시 존이 계획했던 에어쉽 이었다.마지막으로 공사에 대해 잠깐 언급 할까 한다. 이 거대한 건물의 공기는 과연 얼마나 걸렸을까? 대답은 바로 이것이다.
1년하고 45일만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완성되었다. 실로 경이로운 기록이 아닐 수 없었다. 이 교대로 300명 이상의 일꾼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에 투입되었고, 일의 효율성을 위해 각 층 마다 임시 기차길 트랙을 설치하여 재료 운반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였다.철골 프레임은 그 연결을 리벳으로 하였는데 마지막 리벳은 기념적인 의미에서 순금으로 제작되어 지금도 철골 뼈대에 부착되어 있다.대 공황의 경제적 영향으로 공사 버짓은 오히려 계획했던 액수보다 남게 되었다. 총 공사비는 4,094만 8,900달러로 예상 공사비인 5,000만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로 끝이 났다. 그 이후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자리를 지켰고 1972년에 월드 트레이드
센트(World Trade Center)가 완공될 때까지 그 부동의 일위 자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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