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일본정원은 수백개에 달한다. 남가주에도 10여개가 넘는 일본정원이 있다. 샌프란시스코, 프레즈노, 샌디에고 등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미국 대부분의 대도시에는 일본 정원이 있는데 단 70년 전 일본과 세계대전을 치른 미국에 일본정원이 이렇게 많다는 점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많은 일본 이민자들과 일본계 2세·3세들의 노력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꽃, 식물, 호수, 정자, 새들이 무척이나 질서정연하고 아름답게 꾸며진 일본식 정원은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곳으로 신년을 맞아 가족과 함께 조용하게 마음을 정리하고 새해 계획을 세우기 안성맞춤이다. 밸리에 있는 밴나이스 우들리 공원(Woodley Park)에 있는 일본 정원을 비롯해 남가주에 있는 여러 일본정원으로 색다른 주말나들이를 떠나 보자.
■우들리 공원 재패니스 가든
“음과 양의 완벽한 균형, 초현대식 빌딩 사이로 마련된 물과 향기가 만나는 정원” 방문하기 전 인터넷에 소개된 정원에 대한 글이다.
LA시의 폐수 처리공장의 눈에 거슬리는 모습을 완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일본정원(양)은 하수도 처리장의 나쁜 기운(음)을 매우 효과적으로 가려주고 있다.
정원에 들어서면서부터 주변 환경과는 완전히 다른 별천지가 눈에 들어온다. 시원하게 물이 흘러내리는 인공 계곡과 청둥오리가 유유하게 수면을 가르는 호수 그리고 정원 곳곳에 한껏 봉우리를 터뜨리고 있는 꽃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편안한 모습이 옆에 있는 하수도 처리장하고는 극과 극의 이룬다.
입구에서 시작되는 첫 번째 지역은 ‘드라이 가든’(Dry Garden). 곱게 정리된 모래 위에 기암괴석들이 자리를 하고 있다. 모래 위로 징검다리처럼 디딤돌이 만들어져 있어 드라이 가든 위로도 산책을 할 수 있다. 가든 중앙에는 잔디로 만들어진 거북이 섬이 있다. 장수를 의미하는 거북이 섬을 돌아 두 번째로 만나는 지역이 정원에서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호수다.
자갈로 만들진 호수 바닥이 특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팔뚝만한 잉어가 노니는 호수는 물 반 고기반이다. 호수 위에는 여러 개의 섬이 조성되어 있다. 섬들 사이로 교각이 만들어져 있어 섬 사이를 건너면서 자연스럽게 정원을 즐기게 된다. 섬마다 분재 모양으로 잘 다듬어진 소나무들이 곳곳에 심어져 있다. 학인지 백로인지 구별이 안 되는 봉황 같은 큰 새들이 나무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조각 같고 오리 등 많은 새가 인공호수를 조용히 누빈다.
정원의 하이라이트는 행사장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일본식 정자. 작은 일본 마당을 갖춘 전형적인 일본 가옥인데 화장실도 일본식이고 정자 안채는 다다미로 꾸며져 있다. 요즘 신세대들의 약혼 및 결혼사진 촬영 장소로 적극 추천할 만한 아름다운 곳이다. 또 중·소연회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어 약혼식과 생일파티로도 아주 적격이다.
정원의 동쪽은 하수도 처리장인 Donald C. Tillman Water Reclamation Plant가 있다. 정원 내에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 거대한 처리장을 경내에서 볼 수 있다.
일본인 코이치 카와나의 설계로 1984년 6월14일 개원되었으며 총 면적은 6.5에이커인 정원은 모두 22개 지역으로 나눠져 아기자기하고 빈틈없는 조형적인 일본식의 정취가 물신 풍겨나는 이곳은 입장은 월~목요일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문을 닫지만 특별한 경우 전화 예약하면 수시로 입장할 수 있다. 입장료 성인 3달러, 아동과 62세 이상은 2달러.
•주소:The Japanese Garden
6100 Woodley Ave. Van Nuys, CA 91406
•문의:(818)756-8166
www.thejapanesegarden.com
분재 모양으로 잘 다듬어진 소나무들이 곳곳에 심어져 있는 밸리 우들리 공원의 일본정원.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큰 새들과 작은 오리들이 호수를 조용히 누빈다.
잘 가꿔진 분재 전시관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헌팅턴 도서관.
데스칸소 가든의 조용한 휴식처인 일본 티하우스.
물레방아에 작은 폭포 ‘축소지향 자연’
분재·다다미방 등 일본인 생활풍습 한 눈에
▲헌팅턴 라이브러리 일본정원
일본 천왕이 보고 감탄했다는 곳으로 남가주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정원으로 그 명성이 높다. 우들리 공원에 비해 그 규모가 작지만 아담하면서도 매우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물레방아와 일본의 전통 가옥, 그리고 분재들로 이루어진 가든은 바닥에 깔린 모래를 일본식으로 빗자루 자국을 내어 쓸어놓은 모습 등 매우 디테일하게 정돈되어 있다.
헌팅턴 라이브러리는 헌팅턴 아트 갤러리(미술관·The Huntington Art Collections), 식물원(The Huntington Botanical Gardens)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각자의 취향에 따라 시간 배분을 잘해서 관람해야 한다.
개장시간은 평일의 경우 4시간30분. 주말에도 6시간30분으로 한정되어 있다. 헌팅턴 라이브러리 개장 시간은 화요일을 제외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12시에서 4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입장료는 성인 15달러, 12~18세 10달러, 5~11세 6달러씩. 주말은 성인 20달러.
•주소: 1151 Oxford Rd. San Marino
•문의: (626)405-2100, www.huntington.org
일본 천황도 감탄했다는 헌팅턴 도서관의 일본정원.
▲브랜드 공원 일본정원
15년 전 기자가 결혼기념 촬영을 한 곳이다.
지금도 방문하면 아리따운 신랑 신부들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아름다운 정원 곳곳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본정원은 글렌데일 브랜드 도서관 공원내에 있는데 이곳은 글렌데일의 저명 인사였던 레슬리 브랜드가 1904년에 지은 저택이다. 그들 부부의 유언에 따라 1956년 도서관 및 공원으로 개조됐다.
글렌데일 시내와 샌퍼낸도 밸리가 한 눈에 내려다보는 브랜드 공원은 야자수가 시원하게 펼쳐진 입구부터 예사 공원과 다르게 방문객을 맞고 있다. 입구에 있는 아치와 공원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는 도서관이 사라센이란 독특한 양식으로 지어졌다.
도서관은 화·목요일은 오후 1~9시, 수요일은 오후 1~6시, 금·토요일은 오후 1~5시 문을 연다. 일·월요일은 휴관. 브랜드 공원은 매일 오전 7시~오후 10시 문을 연다. 공원과 도서관 모두 입장료는 없고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주소: 1601 W. Mountain Ave. Glendale, CA
•문의: (818)548-2051, www.brandlibrary.org
▲UCLA 일본정원
UCLA에서 1마일 떨어진 부촌 벨-에어(Bel-Air) 지역에 있는 전통 일본정원으로 예약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한 곳이다.
지난 1965년 UC 총장이었던 에드워드 카터가 벨-에어에 있는 고든 구이버슨의 저택을 구입해 바로 UCLA에 기부했는데, 이 저택에 있던 정통 교토 스타일의 일본정원이 지금은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정원은 화·수·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오픈되고 있으며 전화로 2주전에 예약을 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 (310)794-0320
www.japanesegarden.ucla.edu
벨-에어 저택에 조성되어 있는 UCLA 일본정원.
▲일본문화원 정원
LA 다운타운에 있는 일본문화원(JACCC)의 정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도심 빌딩숲 사이에 있는 보물 같은 곳이다.
일본문화원의 제임스 어바인 정원(James Irvine Japanese Garden)은 ‘맑은 계곡의 정원’(Garden of the Clear Stream)이라는 이름처럼 정원 가운데로 작은 폭포와 함께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주말이면 각종 행사와 결혼식이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문화원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를 보너스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 방문할 만한 곳이다.
개장시간은 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이며 주말 시간은 각종 행사로 유동적이기 때문에 미리 연락을 취하는 것이 좋다.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문의: (213)628-2725
www.jaccc.org/gardenrental.htm
▲데스칸소 가든 일본정원
LA 한인타운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데스칸소 가든에 있는 일본 정원은 이곳의 여러 정원을 돌아본 뒤 휴식을 취하면서 즐기는 곳이다.
일본 정원이라기보다는 일본식 티하우스(tea house)라고 할 수 있는 곳인데 한적하면서도 뛰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데스칸소 가든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장료는 어른 8달러, 연장자와 학생은 6달러, 5~12세 어린이는 3달러, 회원과 5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다.
•주소: 1418 Descanso Dr. La Canada, CA
•문의: (818)949-4200
www.descansogardens.org
우들리 공원 일본정원 가운데로 작은 사이즈의 폭포가 흘러내리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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