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탄생 81주년이 되는 해이다. 킹 목사는 굳건한 신앙심으로 뭉쳐진 신념과 간디의 비폭력 정신으로 흑인과 백인 그리고 모든 인종이 한 형제가 되는 꿈을 위해 혼신을 다했었다.
1955년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로사 팍스 여사의 버스 좌석 양보 거부 사건을 계기로 인권 운동에 뛰어들고 1963년 워싱턴 DC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다” 명연설로 미국인들을 감동시키며 흑백이 하나 되는 새 시대를 열었다.
킹 목사의 꿈대로 그가 죽은 지 41년 후 마침내 흑인인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취임함으로써 그의 꿈은 이루어졌다. 우리 한인들이 미국 시민으로 평등한 대우를 받으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이룰 수 있게 된 것은 흑인들의 인권운동 덕분이다.
그러나 한인과 흑인 사이에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응어리들이 있다. 흑인들은 한인들을 신뢰하지 하지 않고 한인들은 4.29 폭동의 나쁜 기억이 있다. 한흑 간에 대화가 없고 아직도 서로가 서로를 불평하고 폄하하고 있다. 이런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정신이다.
아직도 흑인들은 가난과 차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때론 눈물로 때론 폭력으로 그들의 고통을 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이런 자신들에 비해 한인들은 경제적으로 월등하게 잘살고 있기에 그들은 한인들에 대해 시기와 질투를 하고 있다.
반면 많은 한인들은 흑인 동네에 들어와 흑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도 그들을 무시하고, 인색하다. 흑인지역에서 번 돈으로 산 고급 차를 가게 앞에 세워두면서 흑인 지역사회의 봉사단체나 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기부도 하지 않으며, 지역봉사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있기에 한인들에 대한 이미지가 나아지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흑인들은 한인들이 자기들 지역에 들어와 장사를 하면 그 지역의 일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역 일에 함께 참여하고 봉사하여 지역사회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생활터전을 깨끗하게 하며, 범죄를 줄여 그들의 자녀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한인들은 언어소통의 미숙과 문화의 차이, 그리고 안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흑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를 꺼린다.
지난 호경기 때 사우스 LA 지역으로 백인, 아시아인, 그리고 히스패닉의 이주가 많아져 부동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가 임대료와 주택 가격이 많이 올랐다. 주거비가 비싸지다 보니 지역 터줏대감인 흑인들은 생활비가 적게 드는 곳으로 이사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본의 아니게 그들이 살던 곳에서 보금자리를 빼앗기는 형국이 되었다.
이러한 경제적 불균형으로 인해 흑인들은 고통 받고 있으며, 빈곤과 가정불화, 낮은 교육수준으로 인해 그들은 희망을 잃고 있다. 그런 그들의 환경에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흑인지역의 한인 자영업자들은 그들을 좀 더 따뜻하게 맞아주고, 한 형제가 되어 그들의 애로를 이해하고 함께 아파해주고 함께 돕는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흑인들과 매일 만나는 이들 자영업자가 흑인을 대하는 자세가 개선되면 한인들의 전체 이미지가 개선될 수 있다.
비즈니스의 ‘달인’은 손님이 1달러를 지불했을 때, 1달러 이상을 받은 것 같은 착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람이다. 친절한 서비스로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함으로써 수익의 극대화를 꾀한다. 더 많이 주는 것은 바로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길이다.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흑인들에게 베풀고 그들을 형제로 받아들이는 것이 한인사회가 흑인들과 좋은 유대관계를 갖는 길이 될 것이다.
무엇이든 말하기는 쉽고, 옳고 그른 것을 구별하기는 쉬워도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4.29 폭동을 경험한 우리 한인으로서는 흑인에 대한 갈등의 폭이 깊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인종차별 불식과 화합과 평등을 이루는 꿈을 위해 목숨을 다했던 킹목사를 생각하며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자. 마틴 루터 킹 데이 오늘 하루만이라도 킹 목사의 정신을 본받아 흑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여보자.
김태현 / 크렌셔 흑인상공회의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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