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 ‘아바타(Avatar)’가 너무 진보주의적인 영화라 하여 보수주의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아바타가 무신론적이고 반인간적이고 반미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진보적이다 보수적이다를 생각할 여유가 없을 만큼 스펙타클한 장면에 압도된다. 어떻게 영상기술이 이렇게까지 발달할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이 앞서지 어떤 이념을 따진다는 것은 논쟁을 하기 위한 논쟁에 불과하다. 영화를 보며 이념의 포로가 된다는 것 자체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모순이다.
아바타는 가장 할리웃적이고 가장 21세기적인 영화다. 미국이 자동차, TV, 섬유, 강철, 선박 산업등 모든 분야에서 다른 나라에 리드를 빼앗겼지만 영화산업에서만은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제왕적인 자리를 고수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영화다.
아바타는 단순히 영화로만 볼일이 아니다. 아바타는 3D 시대의 개막이며 영상산업의 혁명이다. 3D는 2차원 평면 영상이 아니라 사물이 입체로 보이는 실감 형 영상이다. 아바타의 남자주인공 제이크와 여자주인공 네이티리가 정글을 걸어갈 때 펼쳐지는 아름다운 광경은 3D가 아니면 도저히 묘사가 불가능한 장면들이다. 컴퓨터 기술의 극치다.
3D 산업이 어느 정도 중요한가하면 지난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전자쇼에서 삼성전자의 최고 간부가 “앞으로 TV산업은 3D에서 얼마나 앞지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할 정도다. LG, 삼성, 소니, 패나소닉 등 세계 선두를 달리는 TV 제조업체들이 모두 한국과 일본에 몰려 있으며 3D 연구를 게을리 하면 TV산업에서 아시아가 다시 미국에 리드당할 가능성도 있다.
영화 ‘아바타’의 인기가 기대이상으로 치닫자 스포츠채널인 ESPN은 오는 6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3D로 중계하겠다고 나오고 있다. 축구경기를 입체적으로 관람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미국, 일본, 한국에 벌써 3D TV채널이 생겨나고 있다.
아바타의 스토리가 너무 유치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바타의 내용은 지구가 에너지 고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푸른 얼굴을 가진 나비(Na’vi)족들이 사는 행성 판도라에 특수요원을 파견 했으나 그 요원이 나비 족에 동조하여 지구인들과 싸우는 것으로 되어있다.
아바타는 3D를 만들기 위한 영화다. 3D의 입체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줄거리도 3D에 어울리는 것이라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햄릿’과 같은 스토리는 3D에 어울리지 않는다. 미술, 편집, 녹음 등 모든 과정이 3D적인 작업이어야 한다는데 포인트가 있다.
이 영화의 제작과정을 보면 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자신이 생각하는 3D를 만들어내기 위해 14년 동안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감독, 제작, 시나리오, 편집을 카메론이 직접 맡았으며 나비 족이 몸이 가늘고 키가 12피트가 되도록 정한 것은 그의 어머니가 평소 “인간이 가장 아름다우려면 키 12피트에 몸매가 날씬해야 된다”는 이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영화는 ‘타이태닉’이다. 그런데 ‘타이태닉’도 카메론이 감독한 영화다. 자신이 만든 기록에 자신이 도전하고 있다. 아바타는 흥행 면에서 ‘타이태닉’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어린이 관람가이기 때문이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어야 흥행에서 홈런을 날릴 수 있다는 ‘할리웃 법칙’을 카메론이 증명하는 케이스다.
미국민의 생활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누구일까. 대통령? 재벌? 교수? 아마도 영화감독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2009년의 인물“은 연방은행장인 버냉키가 아니라 아바타를 감독한 제임스 카메론이다.
이철 /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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