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사진을 못찍어 상한 아들의 기분을 달래며 캐년랜드 국립 공원에서 모압으로 돌아왔다. 아침 식사 후에는 잠을 청해야할 정도로 피곤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냥 들어누웠다. 이틀 연달아 새벽 네시에 일어나 사진을 찍었으니 오히려 당연한 일이었다. 정말 몸이 말을 들을 때, 움직여야한다. “노세 노세 젊어노세”라는 말이 헛말이 아니다.
눈을 부시시 뜨니 점심 시간이 지나갔다. 다시 채비를 해서 아치스 국립 공원 (Arches National Park)으로 향했다. 모압에서 다시 191번을 타고 북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입구가 있다. 입구에 있는 산양의 (Big Horn Sheep) 동상이 실물같았다. 여행 사진에는 풍경 뿐만아니라 이정표 등 여러 도움이 되는 곳의 사진도 찍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의 디카로는 아주 쉬운 일이다.
이 아치스 국립 공원은 붉은 돌에 구멍뚫린 아치들이 많아 이름이 그렇게 명명되었다. 이곳에서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히고 유명한 아치는 “미묘한 아치 (Delicate Arch)”이다. 웅장한 무지개 모양의 아치가 중간 부분에는 끊어질 듯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언제 무너질지 아슬아슬하게 보인다. 2008년 8월 7일에는 이 공원의 “장벽 아치 (Wall Arch)”가 무너졌다.
이 미묘한 아치는 전망대에서 멀리 볼 수도 있고, 1.5마일을 산위로 향해 하이킹을해서 바로 옆에서 볼 수도 있다. 15년전, 아들과 함께 1갤론짜리 물병을 들고 올라갔던 곳인데, 이 트레일이 이제는 자연 보호를 이유로 다른 곳으로 돌아가야했다. 땀을 흘리며 올라가 다시보니, 감개가 무량했다. 이곳에서 찍은 이 아치 사진이 미국의 빌리 그레이엄 전도 협회의 (BGEA: Billy Graham Evangelistic Association) 1999년 칼렌다에 출판됨으로써, 미국에서의 사진 출판의 길을 열었다.
한 녀석이 삼각대를 들고 바로 이 아치 앞에서 비켜나질않고 혼자 독차지하고 있었다. 자신이 아마추어임을 스스로 말하는 행동이다. 낮에 명작의 풍경 사진을 찍겠다고, 다른 사람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교양 문제라하겠다. 운전할 때에도 도로를 서로 나눠 쓰듯이 명소에서 좋은 경치를 혼자서 감상한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사실, 아생화 사진은 낮에 찍지만, 풍경 사진은 일출 전 30분간 및 일몰 후 30분간 자연 조명이 가장 좋을 때 찍는다. 낮에 사진을 찍게되면 편광 필터 (Polarizing Filter)는 필수가 된다. 편광 효과는 선형 편광 필터 (Linear Polarizing Filter)가 더큰 편광 효과를 나타내지만, 요즘 카메라의 다분할 측광 (Multi-segment metering 또는 Matrix metering) 때문에 원형 편광 필터를 (Circular Polarizing Filter) 써야한다. 옛날, 혼자서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사진 찍다가 이 편광 필터가 떨어져 깨진 후론, 여분까지 포함해서 네개의 77mm C-PL 필터를 가지고 다닌다. 그만큼 이 필터는 낮에 풍경 사진을 찍을 때에는 필수로 쓰인다.
이 공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트레일은 “악마의 정원 트레일 (Devil’s Garden Trail)”로서 입구에서 Scenic Road 를 따라 끝까지 18마일을 가면 나온다. 무너진 월 아치도 이곳에 있고, Double-O 아치, 소나무 아치, Landscape 아치 (제일 긴 아치이다), Partition 아치와 나바호 아치가 있다.
이틀 새벽을 연달아 캐년랜드 국립 공원으로 행차하는 바람에 이 공원에서의 일출 사진이 없다. 혹시라도 독자 중에 겨울의 아치 국립 공원 사진을 찍기를 원한다면 연락바란다. 내년 겨울에 갈 준비를 지금부터 할 수있겠다. 사진을 다 찍고 나올 때의 황혼은 다시 차를 멈추게 만들었다.
방문 안내:
(1) 사진보다는 운전에 더 주의할 것. 어두울 때 길을 떠나 일출 때의 아치 사진들이 좋다. 새벽에 나서야 하므로 아침 간식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2) 엔진 성능을 위해서 연료는 항상 반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할 것.
(3) 하루 종일 이 공원에서 보내도 지루한 줄 모르므로, 충분한 간식을 지참할 것.
(4) 국립 공원을 방문할 때에는 년중 입장권 (Annual Pass)를 80불에 구입하면 편하고, 저렴하게 국립 공원들을 돌아볼 수있다. 미 전역에 산재해있는 국립 공원에 입장할 수 있다.
(5) 이곳에서 차 고장이 나면, 심각한 문제에 처할 수 있다. 항상 정비가 잘된 차를 운전하도록.
(6)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고, 하이킹을 할 때에는 반드시 물을 지참할 것.
사진 촬영 안내:
(1) C-PL 필터 중 Moose Filter (81B + C-PL Filter)를 지참할 것.
(2) 디카의 경우, 집에 돌아온 후 소프트웨어로 다시 조절하지 않으려면 칼러 스페이스를 sRGB로 두고 찍을 것.
(3) 다시 방문하기 어려운 곳이므로, DNG (Raw file)로도 찍어두는 것을 잊지말 것.
(4) 삼각대가 있으면 낮은 ISO를 쓸 것..
(5) 사시사철 해만 뜨면 이곳은 사진의 명소이므로 겨울철 사진도 찍을 만한 곳이다.
(6) 해가 뜨기 전부터 상당 시간 동안 찍을 수 있으므로 천천히 생각하면서 창작할 것.
(7) 시간이 충분히 있으면, 석양부터 시작해서 star trek 사진을 찍는 것도 좋다. 적어도 한시간의 노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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