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0년 지금의 하남성 중모현 근처에 있던 관도(官渡)에서 조조(曺操. 155-220)와 원소(袁紹. ?-202)가 맞붙어 싸웠던 전투는 적벽대전과 함께 삼국시대의 흐름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전투의 하나로 꼽힌다.
지금의 하북, 산서, 산동지역까지 지배한 원소는 당시 최대의 군벌로 위세를 떨치고 있었고 하남(河南)에서 강소성(江蘇省)까지 양자강 이북을 차지한 조조는 천자를 등에 업고 원소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했다. 그러나 조조가 차지한 지역은 원소의 지역에 비해 인구도 적었을 뿐 아니라 황건적의 난 이래 계속 전쟁터가 되었던 관계로 지역경제나 민생의 피폐는 이미 비참할 정도의 수준. 그리고 조조가 동원할 수 있는 병력 역시 원소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199년 유비가 서주에서 원소와 손을 잡고 반란을 이르키자 조조는 대담하게 전선을 적에게 노출한 채 병력을 돌려서 유비를 먼저 토벌했다. 원소의 참모인 전풍(田豊)은 조조가 유비에게 쏠린 틈에 배후를 공격하자고 건의했으나 결심이 항상 늦는 원소는 아들이 병이라는 이유로 꾸물거리다가 이 천금같은 기회를 놓쳤다. 다 늦게서야 원소는 보병 10만과 기병 1만으로 남진하여 여양(黎陽)에 본영을 설치하자 조조는 2만이 채 안되는 병력을 끌고 북상하여 관도에 본진을 두고 원소군을 영격(迎擊)할 태세를 갖추었다.
원소의 대장 안량이 황하를 건너서 조조의 전진기지 백마성을 공격하자 조조는 1개 부대를 끌고 황하의 강나루인 연진(延津)으로 진군했다. 이것은 조조가 황하를 건너 원소군의 측면을 공격한다고 믿도록하는 기만 전술이었다. 이 전술에 말려든 원소가 병력을 나누어 연진 방면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조조군은 순식간에 방향을 돌려서 백마성을 포위하고 있던 안량의 선봉대를 박살내었다. 이때 원소의 최고 맹장 안량이 조조의 휘하에서 종군하던 관우에게 목이 떨어졌다. 백마성에서 승리한 조조가 병력을 남쪽으로 이동시키자 원소의 장군 문추와 유비가 이끄는 경기병 6천이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도 조조의 교란 작전과 매복에 걸려서 문추는 전사하고 유비는 달아났다. 그러나 비록 서전에서 패하고 두 맹장이 전사하는 손실을 입었지만 숫적으로 우세한 원소군이 서서히 남하하여 조조의 관도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원소군이 운제(Siege Ramp)와 높은 망루를 만들어 그 위에서 조조군에게 화살을 퍼부우면 조조군은 투석기로 돌덩이를 쏘아 날려서 이들을 파괴하였고, 원소군이 지하 터널을 만들어 파고 들어 오자 조조군은 이에 대응하는 참호를 파서 또 무산시켰다. 그러면서 전선은 점점 고착되는데 전투가 장기화 되면서 애가 타는 것은 조조. 보급 물자가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조조는 더 후퇴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런 위기에서 원소의 모사 허유(許攸)가 특급 비밀을 가지고 조조에게 투항하였다. 원소군의 군량은 오소(烏巢)에 집적되어 있지만 방비는 매우 허술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조조는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띄웠다. 적 후방에 있는 병참기지 오소를 습격하는 것이다. 조조 스스로가 지휘하는 정병 5천명은 야간 행군도중에 소리를 안내도록 병사와 말의 입에 막대기를 물리고 원소군의 깃발을 들어 증원군으로 위장했다. 그리고 기습 작전에 성공하여 오소의 군량을 다 태워서 관도 전투를 승리로 매듭짓고 중국의 중원을 차지한다. 조조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호랑이를 잡은 것이다.
지난 연말 조조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60세 정도의 나이의 무덤 주인공과 부장품이 발견되었다고 학계에서는 흥분하고 있다. 그러나 찾아야 할 것은 이미 죽은자의 무덤에서 발견된 뼈 몇조각, 부장품 몇개가 아니라 난세를 극복했던 그의 용기와 경륜이다. 조조는 항상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도전하고 승리했다. 불리한 조건에서도이길 수 있는 방법을 항상 찾았다. 요즘 이 불경기 어려운 때 난세(亂世)의 영웅 조조를 많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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