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성탄절을 이틀 앞두고 신학교를 운영하는 목사가 대규모 비자사기 혐의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이었으리라 믿는다. 이 비자 장사가 하루 이틀이 아닌 지난 1999년부터 이루어졌으며 후속수사도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지금 가슴 졸이고 있을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추방재판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일을 하다보면 순간의 판단 잘못으로 해결책이 전무한 채 미국에서 추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한 경우의 특징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의 고객의 상황을 장삿속으로 이용하는 일부 비양심적 변호사와 이민사회의 독버섯 같은 소위 ‘악덕 이민브로커’의 끝없는 탐욕의 결과라는 것이다.

일단 하나의 편법이 통하면 한두 번에 그치지 않고 큰돈을 쉽게 버는 재미에 중독되어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인 줄 알면서도 그 불법행위를 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한두 번은 편법이 통할 수 있어도 동일한 편법을 수백명의 케이스에 적용하다 보면 이민당국 사기적발 시스템의 감시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1980년대에는 호적등본 조작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시민권자 부모를 통한 가족초청 이민 사기가 만연했었다. 그러나 동일 변호사를 통한 동일한 성격의 이민신청이 갑자기 늘어난 것을 수상히 여긴 이민당국의 수사로 100여명의 한인들이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미국의 이민법상 이민사기에 대한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에 당시 한 살 때 그러한 부모를 따라 이민 온 아들이 20세가 되어 시민권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그 사실이 드러나 얼마 전 전 가족이 추방재판을 받은 경우가 있다.

1990년대의 대형 이민사기 사건으로는 가주 샌호제의 이민국 수퍼바이저가 12년에 걸쳐 한인 이민 브로커와 짜고 수천에서 수만달러를 받고 영주권 장사를 했던 사건이 있다. 그는 수사당국의 감시망이 좁혀오자 1999년 자신이 불법으로 영주권을 발급해 준 한국인 275명의 명단을 사법당국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실형 없이 7,000달러의 벌금과 5년 집행유예 형을 받았었다.

이 이민사기의 대상 중에는 체류기간 위반으로 영주권 신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나 일부는 학생비자나 취업비자 등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영주권을 5년씩 기다리지 않고 3~6개월 이내에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수천에서 수만달러씩을 지불하며 영주권을 받게 된 것이다. 그 사건으로 인해 2003년부터 200여명의 한인들이 추방재판에 회부되었으며 그 중 일부는 이미 한국으로 추방되었다.

1999년 말에는 유대인 변호사와 한인 이민브로커가 고용주의 사전 동의 없이 가상의 인물을 희망 고용인으로 하여 취업이민 신청의 첫 단계인 노동허가서를 승인받고 취업이민 의뢰자들에게 수천에서 수만달러를 받고 그 명의를 이전시키는 소위 대체 케이스 이민사기로 실형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 또한 한 변호사가 유난히 많은 대체 케이스를 신청한 것을 수상히 여겨 수사가 시작되었고 그 변호사를 통하여 대체 케이스로 영주권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난 2005년부터 영주권 박탈을 위한 추방재판에 회부되었다.

2008년에는 한인타운 내 콩코드 영어학교를 비롯한 일련의 학교들이 정상적인 수업 없이 신분 유지만을 위한 학생비자를 발급해 주는 소위 ‘비자장사’를 하다 문제가 터졌다. 체류기간 위반으로 미국 내에서 학생신분으로 변경할 수 없는 사람의 경우 가짜 출입국 카드를 만드는가 하면 동일 은행의 동일 구좌에 사람 이름만 바꾸어가며 수십 명의 학생비자 신청에 재정보증 증명으로 ‘재활용’하기도 하였으며 LA에 적을 두고 있으면 학생신분 변경이 잘 안된다며 동부의 주소를 사용하여 신청하는 수법으로 장사를 했다. 수십 명의 학생비자 신청자의 주소가 특정한 한 주소로 되어 있는 것을 이민당국에서 수상히 여겨서 적발한 것이다.

대부분의 이민사기 사건들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편법과 불법으로 남들이 절대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들을 마치 마술을 부리듯 해결해 주는 대가로 고액을 갈취하는 것이다. 고객들은 자신만의 케이스가 아니라 비양심적 변호사나 이민 브로커가 수십 수백번 써먹은 방법일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편법과 불법이 발각되면 미국에서 20년, 30년을 살았어도 하루아침에 추방대상이 될 수 있다. 이민사기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스티브 장 /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