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그 동안, 백두산과 상항 관련 기사로 사우스 웨스트편이 일시 중단되었었다. 이제 계속해서 연재한다. 앞으로는 (7) 아치스 국립공원, (8) 시다 브레이크스 (Cedar Breaks National Monument) 및 (9) 자이언 국립 공원 순으로 싣는다.
늦잠을 좋아하는 아들이 새벽 네시에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옛날 같으면 가족 여행에서 모두를 기계로 만들었다. “내일은 일출이 몇시이니까 모두 일찍일어나서 체크아웃하고 떠나야한다”는 순전히 아버지의 사진 촬영을 위해 따라나온 가족들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모두 그때 그시간을 그리워하고 있다.
네시에 괘종시계 덕분에 일어났다. 아들을 흔들어 까우며 “갈거냐?”고 물었더니 잠고대하듯이 가겠단다. 얼른 준비하고 네시 반에 차의 시동을 걸었다. 당시 네비게이션을 가지고 있지않아서, 하이킹용 GPS를 보면서 운전했다. 모압에서 유타주 191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가, 313번을 타고 남서쪽으로 가야 캐년랜드 국립 공원 (Canyonlands National Park)이 나온다. 어두움 속에 멀리 앞서가는 트럭이 가물가물 보였다. 이 트럭을 추월하는 순간이 바로 313번 도로가 나오는 곳이었다. 아뿔사! 차를 돌릴 수가 없었다. I-70 까지 가서 겨우 돌려 내려왔다. 당황하면 여러가지로 일을 망칠 수가 있다. 사진 강습회를 인도할 때에도 안전 제일을 먼저 가르친다. 명작도 생명보다 귀하지 않다. 아들은 길 놓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골아떨어졌다.
공원으로 들어가서, 메사 아치 (Mesa Arch) 주차장까지 가는데도 꽤 걸렸다. 차를 세우고 아들을 깨워서 장비를 챙기고 급히 그 아치로 향했다. 한 십분 정도 걸어들어갔다. 이곳은 아침 해가 뜰 때 장관을 이룬다. 일출시엔 아치의 아래 위로 붉게 물든다. 주로 여름철 비온 다음날 일출이 장관이라 사진 작가들은 모압이나, 공원내에서 며칠씩 캠핑하면서 기다린다. 아직까지 해는 안올라왔으나, 명당이 다 찼다. 사진꾼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서 삼각대를 세웠는데, 아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촬영이 끝난 후, 나오면서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고 모압으로 돌아와서 아침 식사를 했다.
남자라 오기가 생겼는지, 그 다음날도 또 오겠단다. 트럭을 추월하느라 길을 놓친 아버지의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그날 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또 네시에 일어나야한다는 강박 관념 속에서…
다음날 아침 다시 캐년랜드로 향했다. 이번에는 길을 놓치지 않고 계획된대로 운전을 했다. 우리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명당을 잡고서 삼각대를 세웠다. 조금 있으니 다른 꾼들이 하나 둘 나타났다. 그들도 삼각대를 여기저기 세우고 준비했다. 그런데…
멀리보니 해가 떠오르는 듯 하더니, 안개가 높이 떠서 이 아치가 붉게 물들 시간을 지나치게 되었다. 사진 촬영에 있어서 때로는 운도 작용을 하는 것 같다. 또 미안한 아버지의 마음, 이틀 연속으로 이렇게 되니 뭐라해야할 지 할 이야기가 없었다.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둘이 함께 사진을 한장 찍었다. 그후 우연히, 한 결혼 사진 작가 밑에서 인턴을 하던 아들이 지금은 어느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주말이면 결혼 사진을 찍는다. 때로는 이 아버지를 조수로 채용하기도 한다. 이제는 이 베이 지역의 여러 호텔의 지정 결혼 사진 작가로 되어있다 (Preferred Photographer). 아버지따라 엔지니어를 하고, 아버지 따라 사진작가를 하니 부전자전인가?
방문 안내:
(1) 사진보다는 운전에 더 주의할 것. 어두울 때 길을 떠나야한다.
(2) 새벽에 나서야 하므로 아침 간식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3) 엔진 성능을 위해서 연료는 항상 반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할 것.
(4) 이러한 외진 곳을 다닐 땐, 핸드 폰은 주로 버라이존 (Verizon) 서비스를 고려해볼만하다. 장거리 트럭 운전사들은 버라이존을 쓴다. 신호사 잘 떨어진다.
(5) 국립 공원을 방문할 때에는 년중 입장권 (Annual Pass)를 80불에 구입하면 편하고, 저렴하게 국립 공원들을 돌아볼 수있다. 미 전역에 산재해있는 국립 공원에 입장할 수 있다.
(6) 이곳에서 차 고장이 나면, 심각한 문제에 처할 수 있다. 항상 정비가 잘된차를 운전하도록.
(7) 이 메사 아치 외에는 특별히 관심을 끄는 곳이 없다.
사진 촬영 안내:
(1) 궂이 필터는 필요가 없다.
(2) 이 메사 아치는 많은 사진이 발표된 곳이므로, 창작이 필요한 곳이다.
(3) 디카의 경우, 집에 돌아온 후 소프트웨어로 다시 조절하지 않으려면 칼러 스페이스를 sRGB로 두고 찍을 것.
(4) 다시 방문하기 어려운 곳이므로, DNG (Raw file)로도 찍어두는 것을 잊지말 것.
(5) 삼각대가 있으면 낮은 ISO를 쓸 것..
(6) 사시사철 햄난 뜨면 이곳은 사진의 명소이므로 겨울철 사진도 찍을 만한 곳이다.
(7) 해가 뜨기 전부터 상당 시간 동안 찍을 수 있으므로 천천히 생각하면서 창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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