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한 해의 꽃과 같은 달이다. 12월이 있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게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한다. 함께 하는 사람도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고, 잊어졌던 사람도 한번쯤은 다시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 서먹하여 불꽃이 사라져 재로 변한 사랑의 아궁이에 다시금 따뜻한 사랑의 불쏘시개를 넣을 수 있는 것도 12월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2월은 성탄의 달이다. 성탄은 꼭 어린이들만의 즐거운 잔치는 아니다. 어른이나 아이,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이 성탄의 절기를 즐겨야 한다. 어린이들은 성탄절이 올 때 마다 산타를 기다린다. 지금도 주일학교 때 율동과 함께 배웠던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오늘 밤에 하얀 머리, 빨간 모자, 빨간 구두에 함박눈 맞으며 오시네.”
꼭 산타가 성탄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어린이들의 동심에 막연한 꿈이라 할지라도 어떤 것에 대한 동경과 기다림, 그리고 하루하루 기다리는 설렘은 아무 것도 가미되지 않은 순수한 마음의 그림판에 인생의 아름다운 정원을 설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산타는 정말 잘 만들어낸 성탄의 마스코트임은 틀림이 없다. 눈과 같은 하얀 머리, 수염, 그리고 빨간 옷, 썰매, 그리고 루돌프 사슴, 게다가 선물주머니 등은 성탄의 분위기에 잘 맞는 코디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산타가 웃을 때 마음씨 넉넉한 할아버지의 쉰 목소리에서 나오는 호호호(Ho Ho Ho) 소리는 왠지 모르는 끌림을 갖게 한다. 이 웃음소리는 어디엔가에서 무엇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산타의 ‘호호호’는 12월 한 달만 듣게 된다. 산타의 노래, 그리고 크리스마스 캐럴은 성탄 계절에만 들을 수 있다. 산타 덕택에 서로 바쁘게 거리를 오고가며, 사람들을 만나며, 인사하고 은종을 울리게 된다. 하지만 그 성탄 축제의 웃음소리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화려하게 장식했던 크리스마스트리는 12월이 지나면 없어지고, 캐럴도 때가지나 부르면 기분이 나지 않는다. 그러기에 산타의 “호호호‘웃음에 현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웃음은 잠간이 아니라 계속되어야 한다. 성경의 말씀처럼 항상 기뻐하는 웃음을 가져야 한다.
산타는 썰매를 타고 오셨지만 성탄의 주인공 되신 예수님은 말구유를 타고 오셨다. 썰매는 화려하고 낭만이 있지만 말구유는 초라할 뿐 아니라 비천하게 사는 사람들의 삶의 현장 가운데 있다. 어느 누구나 산타는 흥겹고 즐겁고 행복하게 보인다. 그리고 춤을 추고 싶고, 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이런 산타를 이용하여 상업주의가 스며들어오게 된다. 그 어떤 의미도 모르는 채 산타의 썰매를 타고 가고 싶은 데를 마구 다니며 세상의 즐거움을 누려 보려고 한다. 하지만 마구간은 정말 보기에도 냄새가 나고, 비천하고, 가난하게 보이기 그지없다. 예수님은 산타처럼 화려한 빨간 옷을 입지 않으셨다. 하지만 예수님은 빨간 보혈의 피를 십자가에서 흘리셨다. 오히려 입고 있던 옷을 다 벗으시고 모든 사람들의 수치를 대신 받으셨다. 산타는 착한 일을 한 사람에게만 선물을 주셨지만 예수님은 착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선물을 주시기 위해 홀로 죄인이 되셨다. 사망의 그늘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선물을 주셨다. 이것이 성탄절이다. 이것 때문에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웃어야 한다. 작은 선물을 받는 것 때문에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살리신 것으로 기뻐해야 한다. 그것을 아는 사람들은 웃어야 한다. 작은 웃음 ‘호호호’가 아니라 큰 웃음, 진정한 행복, 영원한 축복을 받은 자의 희열 속에 큰 목소리로 ‘하하하’ 웃어야 한다.
성탄은 우리에게 평화의 선물을 주신다. 하나님과 멀어졌지만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가깝게 하신 선물, 그리고 서로 서로 사랑하게 하신 사랑의 선물, 그래서 성탄은 기쁨이고, 감사이고, 즐거움이다. 그래서 웃어야 한다. ‘하하하’ 세상이 좋아서 웃는 지나가는 ‘호호호’가 아닌 영원한 나라의 백성으로서 누리는 천국의 기쁨으로 웃어야 한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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