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보배다. 빈 말이 아니다. 아파보면 안다. 노인성 질환에 앨러지성 질환에, 요즘에는 컴퓨터와 게임기 등으로 인한 안과질환자들도 수두룩하다. 그런데 북가주 한인들, 특히 영어에 서툰 한인들은 눈에 문제가 생기면 겹고생이다. 한인 안과의사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눈 때문에 고생, 말 때문에 덤터기 고생을 하는 한인들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우리말을 유창하게 하는 한인 안과전문의가 있다. 30대 중반 이은종(영어이름 스캇) 박사다. 스탠포드의대 외래교수로 매주 금요일 백내장 및 안성형 분야에 대해 강의와 함께 수술시연을 하는 그는 국제안과학회에도 자주 초청되는 명사다.
“지금까지는 강의하고 이런 것 때문에 너무 바빠서…앞으로 우리 한인커뮤니티를 위해서도 서비스를 해야겠다, 그래서 베이지역에 제2클리닉을 개원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피놀에서 이스트베이 옵탈몰로지(East Bay Ophthalmology)라는 안과전문병원을 운영중인 이 박사는 기자가 전해준 한인 안과질환자들의 고생담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한인 커뮤니티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서 열심히 돌봐드리고 활발한 언론기고 등을 통해 눈 건강과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1995년 명문 브라운대를 졸업한 그는 영국 캠브리지대 교환학생, 하버드대 및 UCLA 의학전문대학원 졸업(MPH-M.D. combined degree), UCSF 레지던트 근무당시 미국대학교수협회의 안과우수상 수상, 호주 시드니 안과전문병원 안성형 펠로십, 스탠포드대 임상외래교수 등등. 또 그는 다수의 연구논문과 저서를 쓰기도 했다. 그의 6년 터울 남동생(이은기, Grant Lee)도 스탠포드대와 UCLA 메디컬스쿨을 졸업하고 USC 메디컬센터에 근무하는 안과의사다. 어떤 계기로 그는 안과의사가 됐을까.
“1993년부터 수차례 해외 의료선교 활동(중미 엘살바도르 및 아프리카 케냐 등)을 하였으며 이때 안과와 관련된 질병으로 고통 받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안과의사가 되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뉴저지주 리빙스턴시에서 태어난 2세인데도 그는 초기이민자라 착각할 정도로 한국어가 유창하다. 당장 눈 때문에 고생하면서 말 때문에 망설이는 한인들이 많다는 기자의 지적에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면 성심껏 도와드리겠다”며 건네주는 명함 뒤에 연락처(한국어 510-972-4733, 영어 510-724-1768)와 이름을 적어주는데 한자솜씨가 보통 아니다.
“1981년도에 어머님이 한국의 연세대학교 교수로 가셨을 때 서울 서교초등학교 2학년으로 1년간 재학했었고 1995년도에 브라운대학교 아놀드장학금으로 서울에서 1년간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서울대학교에서 한글과 한자 공부를 한 것입니다.”
산라몬에 거주하는 이 박사의 부모(이동하 박사-이경자 박사)는 다 대학교수 출신이다. 이달에 늦깎이 결혼을 한 그의 부인(이경은, Kate Lee)은 약학박사로 제약회사에 근무중이다. 남동생까지 합쳐 5명 모두 박사가족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한인들의 겨울철 눈건강을 위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겨울철은 실외활동이 줄어들고 건조한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건조한 실내에서 오랫동안 컴퓨터 작업 등을 하게 되면 눈이 건조하거나 충혈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수 있는데 이때 주위의 대형 할인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바이진(VISINE)과 같은 안약을 사용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해야 합니다. 이때는 매 1-2시간 작업 후 5-10분정도 눈을 감거나 먼 곳을 응시하면서 가볍게 안구운동을 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눈이 간지럽거나 충혈이 많이 되었을 때는 눈을부비는 것은 절대 삼가셔야 합니다. 이때는 뜨거운 물에 수건을 적신 후 눈 부위에 30초 동안 올려놓고 휴식을 취하면서 4-5회 반복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만약 증상이 심해지면 안과에 가는 게 좋습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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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의대 외래교수인 안과전문의 이은종(영어이름 스캇) 박사가 수술환자를 돌보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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