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조편성 확정 ‘B조: 한국-그리스-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
▶ 북한은 ‘죽음의 조’ 미국은 ‘싱글벙글’
“3팀 모두 한국보다 한수 위 넘지 못할 벽은 결코 아니다”
이 정도라면 해볼 만하다.
내년 6월11일 막을 올리는 2010 남아공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사상 첫 ‘원정월드컵 16강’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어렵지만 그래도 해볼 만한’ 조 편성을 받았다. 한국은 4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실시된 본선 조 추첨에서 남미의 아르헨티나,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유럽의 그리스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이들은 모두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보다 상위에 있는 강호들이지만 그렇다고 넘지 못할 벽들은 아니다.
이들 3팀은 모두 해당 대륙 월드컵 예선에서 마지막까지 진땀을 흘린 끝에 간신히 본선행 티켓을 따내 현재 자기 팀에 대한 자신감에 그다지 높지 못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르헨티나가 남미예선에서 악전고투 끝에 탈락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나이지리아도 아프리카 예선 마지막 날 케냐를 상대로 막판 2골을 넣어 3-2로 힘겨운 역전승을 거둔 뒤 모잠비크가 선두를 달리던 튀니지를 꺾어준 덕에 기적 같은 기사회생, 남아공에 왔다. 이 때문에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는 본선에 오르고도 감독 교체설까지 나돌았을 정도다. 유로 2004 우승국인 그리스는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우크라이나에 두 게임 모두 열세를 보였으나 홈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원정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 본선행 막차를 탔다. 충천한 자신감을 갖고 본선에 임하기엔 다소 힘든 입장들이다. 물론 그래도 아르헨티나는 한국에게 벅찬 상대임이 분명하지만 지금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는 한국이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로 보인다.
더구나 사상 최악의 ‘죽음의 조’에 풍덩 빠져버린 북한, 역시 매우 어려운 조에 포함된 일본과 호주 등 다른 아시아축구연맹 팀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조 편성은 상당히 ‘준수한’ 편이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이후 무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무대에 복귀한 북한은 영원한 우승후보 0순위인 브라질, 아프리카 첫 월드컵 챔피언 기대를 모으고 있는 코트디부아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 등과 함께 G조에 포함돼 ‘고래싸움에 끼어든 새우’격이 되고 말았다. 현 상황에서 16강은커녕 승점 1 건지기도 벅차니 한숨만 나오게 생겼다. 하지만 브라질과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 우승후보 3인방도 한숨을 내쉬는 것은 매한가지다. 3팀 중 하나는 떨어져야 하기엔 심지어는 브라질조차 안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G조 2위로 16강에 오른다면 H조 1위가 예상되는 FIFA 랭킹 1위 스페인과 만날 가능성이 커 앞길이 암담하다. 특히 2006 독일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세르비아 & 몬테네그로와 함께 ‘죽음의 조’에 들어가는 바람에 분루를 삼켰던 코트디부아르는 이번에 또 다시 최고 ‘죽음의 조’에 포함되는 2연속 월드컵 불운을 맞았다.
네덜란드, 덴마크, 카메룬과 함께 E조에 포함된 일본이나 독일, 세르비아, 가나와 함께 D조로 묶인 호주 역시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한 경기 쯤에서 이변을 일으킬 잠재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호주나 일본이 16강에 오르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다.
반면 미국은 잉글랜드, 알제리, 슬로베니아와 함께 C조에 포함된 후 싱글벙글하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알제리와 슬로베니아가 모두 미국으로선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상대여서 16강 희망에 청신호가 켜진 것. 미국으로선 최상의 ‘드림조’에 들어간 셈이다.
또 다른 행운의 팀은 프랑스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이면서도 시드를 받지 못해 ‘죽음의 조’에 빠질 가능성을 걱정해야했던 프랑스는 조 추첨에서 탑시드 가운데 최약체인 FIFA랭킹 86위 남아공과 같은 A조에 들어가는 행운을 잡았다. 비록 개최국 프리미엄이 있다곤 하나 이번 대회 출전 32개국 중 최하위 랭킹팀과 같은 조에 들어가면서 다른 탑시드 팀들도 피하고 까다로운 다른 아프리카팀까지 남아공 때문에 제외되면서 그야말로 탄탄대로가 열린 것. 이밖에 F조 탑시드 이탈리아도 파라과이, 뉴질랜드, 슬로바키아 등 한수아래 팀들을 만나게 돼 ‘표정관리’에 나서야 할 입장이다.
<김동우 기자>
4일 펼쳐진 본선 조 추첨식 도중 한국이 포함된 B조 편성이 대형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AP)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조 추첨식에서 남아공화국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가 반환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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