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목사 외동딸 최한나양 신앙집 펴내
7년간 매주 헌금봉투에 쓴 진솔한 기도 묶어
어머니 글 수록·아버지 번역 ‘온 가족 작품’
‘안녕하세요, 하나님! 모든 것을 감사해요. 월드컵과 한국 선수들, 특히 크리스천들이 경기를 잘 할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해요.’ ‘멋진 여름 주셔서 감사해요. 경이로운 캐나다 여행과 놀라운 갓스 이지지 캠프를 감사해요.’ ‘여드름이 안으로 들어가 겨울 파티 전에 사라지게 해 주세요.’ ‘제가 참다운 그리스도인이 되게 도와주세요. 다른 사람들에게 주님과 함께 사는 그리스도인의 선한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주세요.’
지난 가을 전액 장학금을 받고 명문 보스턴대학교에 진학한 개척교회 목사의 딸이 소녀시절의 감정과 꿈, 하나님 사랑이 오롯이 담긴 책을 최근 펴내 화제다.
타운에서 ‘물댄동산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최천식 목사의 무남독녀 최한나(18)양이 주인공. 최양이 어머니 최해선씨와 함께 발간한 책은 ‘희망을 노래하는 한나의 기도’(사진·아침향기 간)로, 영어로 쓴 최양의 글을 아버지 최 목사가 한국어로 번역해 나란히 실었기에 실은 세 식구 모두의 공동 작품인 셈이다.
이 책은 최양이 6~12학년 시절 7년간 매주 헌금을 바치면서 봉투에 깨알같이 써 하나님 앞에 올렸던 보석 같은 기도를 한 데 모은 것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특히 갈피갈피마다 최양의 너무도 인간적인 마음이 진솔하게 드러나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주님은 저희의 모든 기도를 알고 계십니다. 주님, 다시 말씀 드립니다. 저희는 벌레가 없는 집이 필요합니다.’ ‘지금껏 주신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해요. 많은 것을 원해서 죄송해요. 그러나 필요하기에 그런 것입니다.’ ‘오늘 저는 보스턴 대학 모임에 갑니다. 제 인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세요. 지금 저는 매우 긴장하고 있어요. 주님께서 도와 주셔서 좋은 친구들을 사귀게 해 주세요.’ ‘저는 너무 신나요. 비록 제가 시험을 잘 보지는 못했지만, 제가 최선을 다했고 하나님께서 제가 원치 않는 성적을 허락하신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아요.’
‘희망을 노래하는-’의 첫째 갈래에는 그동안 썼던 350개 가량의 기도문 중에서 뽑은 52개가, 둘째 갈래에는 최양의 시, 편지, 일기 등이, 마지막 셋째 갈래에는 딸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최 사모의 ‘한나를 위해 드리는 기도’ 등이 각각 실렸다. 매일 등교하면서 성경암송도 열심히 하는 등 또래들보다 성숙하다는 말을 들었던 최양이 난생 처음 번 돈을 전액 헌금하면서 ‘첫 열매’라는 글씨에 그림을 곁들여 직접 만든 것을 비롯, 정성이 담뿍 담긴 ‘수제 헌금봉투’의 사진도 수록됐다.
최양은 “텍사스에서 LA로 이사와 친구가 없던 시절 ‘내가 편지를 쓰면 하나님께서 보시겠지. 반드시 들어주시겠지. 편지가 증거가 되니까’라는 마음으로 헌금봉투에 기도문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과 국제관계학 복수전공으로 한국어에도 능숙한 최양은 장차 뉴스 앵커가 되어 크리스천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꿈이다.
어머니 최 사모는 “한나를 임신했을 때 이런 딸이 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던 것이 대학으로 떠나던 시점에 다 응답되었음을 깨달았다”며 “나도 완전하지 못했기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예수님 닮은 딸이 되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를 늘 아뢰었다”고 회상했다.
아버지 최 목사는 “한나가 위대한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온전히 바칠 때 하나님께서 어여쁘게 보아 주신다는 점과 작은 교회 목회자라 할지라도 복음의 최전선에서 신실하게 섬길 때 하나님께서 그 자녀에게 큰 복을 주신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서 책을 냈다”고 밝혔다.
한국의 예장통합 총회장 지용수 목사는 “새벽이슬 같이 영롱한 영성을 지닌 소녀 한나를 감동하시어 7년이란 긴 세월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향기로운 기도문을 작성케 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 출판되기를 바란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김장섭 기자>
‘희망을 노래하는 한나의 기도’를 공동으로 펴낸 최한나(왼쪽부터)양과 어머니 최해선 사모, 헌금봉투에 적었던 최양의 영어 기도문을 한국어로 번역한 아버지 최천식 목사. 작은 교회를 섬기는 최 목사 부부는 “한인들에게 신앙 유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알리고 중소형 교회 목회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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