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포인트’에 선 오바마- CNN의 정치 분석가 글로리아 보거의 글이다. 그 제목이 상당히 도전적이다. 오바마 리더십에 회의의 시선을 던졌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진로에 빨간 등이 켜질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곤경에 처한 오바마 해외정책, 리셋(reset)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뉴스위크의 마이클 허시의 지적이다. 오바마 외교를 특사외교로 불렀다. 그러면서 실패로 돌아간 이 특사외교에 대해 ‘리셋 버튼’을 눌러야 할 때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보수파 논객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진보파로 분류되는 전문가들도 하나 둘 한 마디씩 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오바마 외교에 저마다 일침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신랄한 비판을 퍼붓고 있는 전문가의 하나가 레슬리 겔브다. 민주당 해외정책의 대변자로 불릴 정도의 민주당통이다. 그런 그가 오바마 백악관의 외교팀을 수준미달의 아마추어라고 혹독하게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국 순방 외교가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귀중한 두 주라는 시간을 오바마는 차라리 하와이에서 휴가나 보낸 것이 더 났을 것이라는 야유를 퍼부었다. 아무 성과 없이 끝난 아시아국 순방은 한 마디로 아마추어들이 저지른 참담한 외교적 실패라는 지적이다.
대통령 된지 한 해가 됐다. 이 시점에 오바마 외교에 대해 이처럼 봇물 터지듯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버락 오바마는 누구인가’- 2008년 대통령 선거의 숨겨진 이슈의 하나였다.
대세는 이미 정해졌다. 민주당이 승리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 선거란 말이다. 그런 가운데 한 가지 의혹이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내내 지워지지 않았었다.
오바마는 도대체 누구인가 하는 것. 같은 질문이 오늘날에도 던져지고 있다.
이 현상이 그 한 설명이 되는 것이 아닐까.
뭐랄까, 지나치게 잘 꾸며진 문장 같다. 화려한 수사, 세련된 어휘에 뒤덮여 진짜 살아 있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의 연설을 말하는 게 아니다. 1년이 지난 현재 대통령 오바마가 보여준 모습이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철저히 각본화 돼있다. 그 지나친 연출에 사람들이 식상해 있는 것이다.
여전히 이방인으로 비쳐지는 대통령 오바마. 여기에 일부의 네거티브 캠페인이 작용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자기 목소리를 철저히 숨겨온 오바마에게 그 책임이 더 크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으로서 한 해가 지났으나 오바마의 체취를 사람들은 느낄 수가 없다. 바로 그 점이 오바마의 세계가 많은 미국인들에게 여전히 깜깜하게 비추이는 이유라는 것이다.
진정한 내 목소리를 내지 않은 대통령. 그 오바마에 미국의 유권 층은 점차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유권자 정서는 급기야 친 오바마 성향의 기존 언론매체, 그리고 워싱턴 인사이더들에게까지 확산되면서 오바마 비판수위는 날로 높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명확한 도덕률이 상실된 외교정책도 그 한 이유로 보인다. 오바마는 달라이라마와의 만남을 거부했다. 후진타오와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비위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인 듯하다.
ABB(Anything But Bush)의 입장 탓인가. 어쨌거나 철저히 배제되다 싶은 것이 인권정책이다. 인권문제는 아예 공화당 어젠다로 취급하는 경향이다. 인권문제에 철저히 무관심한 오바마 외교정책에 진보 논객들은 점차 불편해 하고 있는 것이다.
우방에게는 찌푸린 얼굴을 보인다. 그러면서 미국의 적대국에게는 비위맞추기에 급급하다. 명확한 도덕률이 상실된 오바마 외교정책의 결과다.
이번 아시아 순방도 그렇다. 가장 오랜 미국의 맹방 일본에게는 불편감만 안겨주었다. 한국과는 쌍방의 현안문제인 자유무역협정(FTA)문제에 대해 어떤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기자 질문도 받지 않는 ‘후진타오 주연의 중국식 기자회견’에서 마네킹 역할만 했다. 타운미팅 형식을 통해 중국의 대학생들과 가진 대화는 검열삭제를 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그 모습에 진보의 논객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를 바라보고 있으면 민주주의는 소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지원 없이 민주화는 이룰 수 없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특히.” 저 멀리 라트비아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21세기는 자유시장체제의 민주주의세력과 자유시장체제의 권위주의세력간의 대결의 시대다. 이 대결에서 미국은 앞으로 과연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인가. 내일로 예정된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된 오바마 연설이 아무래도 그 가늠자가 될 것 같다.
옥세철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