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115개 이상의 은행들이 파산을 신청하였다. 이는 작년의 26개 은행의 파산에 비해 4배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더우기 중소기업 전문 융자은행인 CIT그룹이 11월 1일 뉴욕파산법원 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함에 따라서 제2의 금융위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경제상황을 반영하듯 우리 사무실에서도 작년의 같은기간에 비해 개인 파산이 2배 이상 증가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인들이 파산하는 주된 이유들은 실직이나 이혼, 또는 질병발생으로 인한 병원비 채무같은 예기치 못한 일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증가한 개인파산의 원인들은 조금 다르다. 경제가 침체되면서 한인들이 파산하는 주된 이유는 사업체의 채산성 악화, 부동산 가격하락에 따른 모기지 차압, 크레딧카드 빚의 높은 이자율 상승으로 인한 것이다. 이러한 원인들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자영업자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인의 30% 이상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이민 연구센터의 통계가 있듯이 한인들의 경우 세탁소, 네일가게, 델리, 야채가게 등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의 경우 매출이 줄고 이에 따라 이윤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었다. 렌트 내고 종업원 주급 주고 나면 집에 가지고 갈 돈이 없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비즈
니스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지만 현실은 쉽지가 않다. 사업체를 쉽게 닫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자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닫을 경우 이에 대한 대안이 없다. 특히 부부가 또는 가족들이 같은 비즈니스에 종사해온 경우에는 그 사업을 그만두는 경우 딱히 다른 일에 종사하기가 힘들다.

젊은 자영업자의 경우 사업체를 처분하고 취업을 통해서 재기를 해 볼 수 있지만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현재와 같은 불경기 속에서 취업을 하기도 힘들고 주인으로 일하다가 남의 밑에서 다시 일해야 한다는 심리적 저항도 있다. 의뢰인 중에서 비즈니스 수익악화로 부채가 많아지기이전에 비즈니스를 처분하여 파산을 피하거나 비즈니스로 인한 부채 액수가 많지 않은 초기에 파산을 신청하여 상대적으로 쉽게 파산판결을 받는 경우 대부분이 젊은 자영업자들이다.
두번째 이유는 리스계약 때문이다. 매출이 줄어 렌트를 내기가 힘들어지면 비즈니스를 닫을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요즘같이 세입자들이 자꾸 나가는 바람에 공실율이 올라가는 이때에 랜드로드들은 무리를 해서라도 세입자들을 못나가게 하려 한다. 따라서 세입자가 리스가 종료하기 전에 파기하고 나가면 법적책임을 물어 개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하는 랜드로드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따라서 자영업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적자를 보면서 사업을 계속
하게 된다.

셋째는 사업체 매매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사업체가 수익이 낮아지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팔아버려서 손해를 줄일 수가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악화되고 부실 채권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은 몸을 사려 융자를 꺼리는 상황이 되면서 돈가뭄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융자를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사업체 매입을 못하게 되고 비즈니스를 싸게라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사업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넷째이유는 막연한 기대 심리 때문이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어떻게든 막다보면 경기가 좋아지고 빚도 갚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물론 긍정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태도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대안 없이 계속 될 경우 부채만 증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사업체를 살려 나가기 위해서 크레딧카드를 쓰게 된다. 회사 크레딧카드로 시작해서 개인 크레딧 카드, 심지어는 가족들의 크레딧 카드까지 써서 사업체를 유지하려고 하게 된다. 크레딧 카드가 연체되어 이자율이 급등하면 크레딧 카드로 돌려 막기를 하게 되고 아직 본인의 크레딧 점수가 좋은 경우에는 크레딧카드를 계속 발급받아 돌려막기를 계속하게 된다. 이자율이 급등하여 이자도 낼 수 없어 돌려 막기가 안되는 경우
다음 단계로 주위의 일가친척이나 친구들로부터 개인적으로 돈을 꾸어서 사업체를 유지 하게 된다. 여기 저기 돈을 빌리면서 더이상 개인적으로 돈을 꾸는 것이 불가능해지면 할 수 없이 사채를 쓰게 되고 사채를 못 갚아 협박을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파산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파산 신청에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 크레딧 카드 회사나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 중에서 파산에 대해서 이의를 신청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채권자들은 사업이 악화되어 자영업자가 돈을 빌리면서 그 돈을 다시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돈을 빌렸다고 주장함으로써 빚이 청산되는 것을 반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즈니스에 적자가 계속되고 다음과 같은 상황이 된다면 파산을 심각하게 고려해보아야 하며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거나 개인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돈을 꾸어서 사업체를 유지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파산 이후에 새로운 출발을 쉽게 하는 길이다.

비즈지니스에서 열심히 일하는 데도 불구하고 집에 가지고 가는 수입이 없는 경우, 개인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여 사업체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경우, 은행 잔고가 부족하여 회사 은행 구좌에서 발행한 수표가 부도가 나는 경우, 회사 재정 장부 기록이 되지 않아 현재 회사 재무상황을 파악하기 힘든 경우, 재정이 부족해 세일스 택스 또는 종업원 세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 재정 문제로 회사 유지에 필요한 허가증 또는 면허증을 을 제때에 갱신 하지 못하는 경
우를 말할 수 있다.

성 동 현 변호사
Law office of Jeremy D. Sung, 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