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 세계는 ‘스와인 플루’라는 신종 독감으로 인해 비상이 걸려 있다. 신종플루(H1N1) 바이러스가 전파하는 이 신종 독감은 전염율이 얼마나 빠른지 세계 각국의 의료진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치사율이 낮은 것이 다행이지만, 벌써 미국에서만 3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새로 나온 면역 백신이 큰 위력을 발휘하기만 바랄뿐이다.
이처럼 무서운 신종 독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외출과 여행을 삼가고 움츠려 들어있는 이때에 우리는 우리 사회를 감동시키고 고양시키는 또 하나의 바이러스가 있어, 우리가 함께 행복할 수 있어 감사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사랑의 바이러스’이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의 특징은 감염되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 감염되면 어떤 사람이건 행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려면 약간의 현금이 필요하다. 돈의 액수는 문제가 아니다. 오직 열린 마음과 나눔과 섬김의 자세가 필요할 뿐이다.
나는 7년 전에 몸이 아주 약했던 때가 있었다. 어느 때는 내가 이러다가 죽는 것이 아닌가,
두려움에 싸이기도 했다. 그때 깨달은 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 사는 순간은 짧다는 것이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내 가슴속에는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 무엇인가 의미 있는 것을 남겨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때 마침 미국 전국적으로 조직된 ‘미주 기아 대책 기구’의 사무총장으로 선출이 되었다. 주위에서는 건강문제로 말리는 사람도 있고 돈이 많이 들거라며 말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일을 맡기로 했다. 일을 맡고 얼마가 지나, 북한의 신의주 근처 용천역에서 큰 폭발 사고가 나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인근이 폐허가 되었다. 이때 미주 교계를 통해 모은 성금이 약 3만불이었다. 우리는 그 전액을 한국기아대책기구를 통해 북한으로 보냈다.
그리고 얼마 후에 터진 것이 금세기 최대의 재남이라 불리는 ‘쓰나미’ 사태였다. 그때 우리 기구가 한국일보와 한인회등과 협력해 10만불을 목표로 모금을 시작했는데, 기적적으로 18만불이 모금되었다. 우리는 이 모금을 곧 동남아시아로 보냈다. 이때 뉴욕 지역에서도 17만불을 모았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도록 이 성금이 쓰이지 않아 문제가 되자, 이 성금도 저희들에게 보내왔다. 이 성금 역시 전액을 동남아시아로 보냈다. 그 후 약 2달 후에 뉴욕에 있는 모 신문사에서 연락이 왔다. 뉴욕지역에서 보낸 성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명세서를 보내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보내온 성금에서 경비를 일체 안 쓰고 전액을 다 보낸 영수증을 보냈다.
이때부터 우리는 재정을 투명하게 다루는 기관이라는 공신력을 얻게 됐다.
4년 전에 뉴올리언즈 지역에 ‘카트리나’가 덮쳤을 때도 우리는 워싱턴 볼티모어 지역에서 16만불을 모금했고 최경주 선수가 보내온 4만불과 함께 20만불을 휴스턴 총 영사관과 ‘뉴오리언즈’ 지역의 구호센터를 개설한 교회들에게 분배했다. 작년에는 미얀마에 ‘나르기스’ 태풍 피해 때문에 수많은 재산피해와 인명피해가 있었다. 이곳 경제가 어려운 이때도 약 3만불의 성금이 모아져 미얀마로 보냈다.
올해 우리 장학재단에서도 매년 하는 모금 골프대회를 할까 했었는데, 많은 단체들이 골프대회 후 적자를 보았다고 해서 생각해 낸 것이 ‘사랑의 장학금 운동’이었다. 이 불황에 어떻게 모금 운동을 하느냐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저는 확신이 있었다. 이미 지난 몇 년간 ‘사랑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많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어느 때는 한국일보 유지형 국장과 왕복 2시간을 운전하고 가서 3시간을 가다렸으나 빈손으로 온 때도 있었다.
그러나 여러 번 빈손으로 올 때도 섭섭하지 않았다. 그 분들은 아직 사랑의 바이러스가 감염이 안돼서 그러니 조금 더 기다리면 된다. 이제 지난 3개월간 5만500불의 성금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멀리 뉴욕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성금을 보내신 분들도 있었다. 이런 정성이 모아져 41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주어진다. 나는 믿는다. 이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에게도 ‘사랑의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차세대를 위한 이 장학운동은 계속 되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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