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의 고정된 인식변화 필요
▶ 수 늘면 타인종 학생에도 도움
전국적으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교사들의 수가 타인종에 비하여 월등히 적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지적된 바 있다. 현재 미국 공립학교의 교사 중 83%가 백인이며, 이는 전국의 공립학교의 재학생의 57%가 백인임을 감안하면 훨씬 많은 숫자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계 학생들이 전체 학생의 4.6%(224만1,809)인데 반해, 한인 및 아시아계 교사들의 숫자는 전체 교사의 1.6%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현실을 여러 면에서 고찰해 볼 수 있다.
첫째, 한인 및 아시아계 부모들이 자녀가 교사가 되는 것을 권장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사라는 직업은 10개월 동안 일하면서 꽤 괜찮은 보수에 아주 좋은 의료보험, 은퇴연금 등이 보장되고, 겨울방학·여름방학을 자녀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직업이다. 그러나 아시안 부모들은 현재 보수가 다소 후하다고 여겨지는 공과계통, 의사, 간호사, 약사, 회계사, 변호사 등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자녀의 적성이나 소질과는 상관없이 이와 같은 직업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지위, 물질적인 보상에만 관심을 두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 물질만능주의 사회인 미국에서 교사의 사회적 지위가 아시아에서처럼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셋째, 아시아와 달리 같은 교육구 산하에서도 교사 이외에도 다른 직종으로 옮겨갈 수 있는 다양한 직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교사가 되면 평생을 교사로서 일선에서 직접 학생을 가르치는 데만 전념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필자의 연구에 의하면 아시안 교사 지망자들은 교사들의 수업 환경, 학생들이 교사들을 존경하지 않는 학급환경, 자신들의 영어실력 부족 등이 교사가 되는 것을 망설이게 한 이유로 지적했다.
이와 같이 아시안 교사 수의 부족은 아시안 대학생, 석사학위 취득자들의 전공 선택에서도 나타났다. 예컨대 현재 미국 전체의 대학생 중 6.4%가 아시안이며, 그 중 47%가 2년제 대학에 재학 중이다. 그러나 타인종 대학생들에 비해 훨씬 적은 숫자의 아시안 대학생들이 교육학을 전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미국의 전체 대학 졸업생 중 7.6%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교육학을 대학의 전공으로 택한 반면, 아시안 대학생들 중 1.9%만이 교육학을 전공으로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인 학생의 8.9%, 흑인 학생들의 4.9%, 라티노 학생들의 5.1%가 교육학을 대학의 전공으로 택한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비슷한 현상이 석사과정 졸업자들 중에서도 나타났다. 즉 미국 전체 석사학위 취득자들 중29%가 교육학을 전공했다. 그 가운데 백인 학생들의 34.3%, 흑인 학생들의 31.2%, 라티노 학생들의 36.8%가 각기 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태계 석사학위 취득자의 12.8%만이 교육학을 전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태계 학생들의 교육 분야 진출이 타인종에 비해 훨씬 낮은 것을 말해 준다.
현재 가주에는 미전역의 아태 학생의 32.3%가 재학하고 있고, 이는 가주 전체 학생의 11.5%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그러나 전체 교사의 6.8%(2만1,205)만이 아태계 교사들이다. 따라서 한인 및 아시아계 교사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모자라는 실정이다. 또한 미국 공립학교 재학생의 약 10%의 학생들(약 500만명)이 갓 이민 온 영어 미숙자들이며, 그 중 약 8.3%가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학생들이다.
가주에는 약 150만명의 영어 미숙자 학생들이 있고, 이는 가주 전체 학생의 약 1/4에 해당한다. 그 중 약 10%에 해당하는 15만6,143명이 아태계이다.
그러나 가주 전체의 이중언어 교사 중 오직 2.7%만이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이중언어 교사들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아태계 교사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더욱이 이중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교사의 수는 더욱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아시안 교사수를 늘리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며, 아시안 ‘이중언어’ 교사수를 늘리는 것은 더욱 시급하다.
왜냐하면 아시안 교사들은 아시아 문화에 대한 지식이 있으므로 같은 지역 출신 학생들을 쉽게 이해하고, 그들의 필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이중언어 교육 등을 통하여 갓 이민 온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쉽게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학부형들과도 쉽게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밖에 자라나는 자녀들이 학교에서 아시안 교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심리적, 정서적으로 아주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같은 교사들은 다문화 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현대의 미국사회, 특히 남가주에서 타인종 출신의 학생들에게도 좋은 역할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의 부족현상으로 한인뿐만 아니라 타인종 출신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한인 등 아시안 교사들의 숫자를 늘릴 수 있을까?
필자는 한인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교사가 되도록 권하기를 바란다. 사실상 교사라는 직업은 자타가 인정하는 중산층 직업이다. 또 교사가 된 후에도 교육구 산하에서 여러 다른 직종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 예컨대 현재 남가주의 여러 교육구 산하에는 이민 1세 교육 행정가들이 교장, 교감 등 여러 직종에 많이 진출해 있고, DC 교육구의 1.5세 출신의 Michelle Lee 교육감도 있다. 그리고 필자의 작은 딸처럼 초·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면서 공부하여 장차 대학교수가 될 수도 있다.
(213)234-8268
클라라 박 / CSUN 교수·교육학 박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