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현/M&T Bank Sr. Loan Officer
지난달의 예상과는 달리 11월들어서 이자가 계속 5%초반에서 이제는 5%아래까지로 내려왔다. 이번주에 나온 30년 고정 컨포밍 융자 기준 ($417,000 미만)으로 4.875% 까지 이자가 내렸다. 연말에 한번 더 재융자 붐이 조심스럽게 예상이 되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이자가 낮아 재융자 진행이 많았다. 재융자의 유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특히 오늘은 3~4년 전에 굉장히 인기를 끌었던 이자만 내는 이자온리(Interest Only) 프그램을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대부분 이자온리 프로그램은 30년 상환중에 10년동안은 이자만 내다가 10년 뒤에는 남은 원금과 이자를 같이 내는 프로그램이였다. 여기에 이자를 30년 고정하던지 아니면 7년이나 5년 혹 3년 고정을 할수 있다. 필자가 주로 다룬 프로그램은 이자온리 중 대부분 30년 고정이자에 10년동안 만 이자를 내는 프로그램이었다. 필자 본인 또한 이 프로그램으로 2006년에 융자를 받았다.
이자 온리의 최대 장점은 이자만 내니 월페이먼트가 원금과 이자를 같이 상환하는 것보다 비교적 적은 것이다. 그리고 원금은 언제든지 추가로 상환이 가능하고 추가로 원금을 상환시 다음달 페이먼트가 줄어드는 아주 이상적인 프로그램처럼 보였다.
필자가 융자를 받을 2006년 당시 이 이자만 내는 프로그램이 주종을 이루었고 이자만 내면서 원금 상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이자온리가 최고 프로그램처럼 보였다. 하지만 3년이 지난 동안 필자가 원금을 갚은 것은 한푼도 없었다. 이론적으로 원금을 추가로 더 상환하면 월페이먼트가 줄어 들어가는데 실제로는 한달 한달 주택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며 살아가는 이민생활에 매월 원금을 더 갚아 간다는 게 불가능 했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주고 있다.
당시 이자만 내는 것으로 6.5%로 받은 것을 올해 이자가 가장 낮을 때를 맞춰 4.75%로 재융자를 했다. 융자금액은 똑같이 41만7,000달러이었고 세금과 보험을 뺀 페이먼트가 6.5%일때 이자만 2,258.75달러이었는데 4.75%로 재융자를 해 놓으니 2,175.27달러로 한달에 83달러 정도가 줄었다. 사실 83달러가 줄어든 것은 매달 살아 가는데 별 느낌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페이먼트를 하고 있는 2,175.27달러안에는 매달 원금이 500달러 이상씩 갚아지고 있다. 빌린돈에 비해서 갚아지는 원금은 턱없이 부족해 보이지만 이자만 내던 때와는 기분이 판이하게 다르다.
만약에 처음부터 이렇게 융자를 했더라면 3년동안 2만달러이상의 원금을 갚았을 것이다.이러한 상황은 필자만이 아니다 재융자를 하는 고객 중에 이자만 내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던 분들의 열에 아홉은 필자처럼 처음 얻은 원금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다. 이분들도 필자와 똑같은 생각으로 이자만 내는 프로그램을 얻었을 것이다. ‘일단 이자만 내고 살면서 원금 성큼성큼 갚아야지 한달에 기껏 500달러 갚아서 언제 원금을 다갚겠나..’ 뭐 이런 생각이었을 것
이다.
재융자를 해주면서 발견한 또하나의 문제점은 이자온리 상품을 갖고 있는 고객들 중 처음부터 자기들의 능력 이상 주택을 구입을 한 고객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즉 주택 구입 능력이 40만달러 선인 고객이 40만달러대를 수십채 쇼핑하다가 약 10만달러만 올려 50만 달러대의 주택을 보면 그냥 드림 하우스처럼 보인다. 이것은 50만달러 주택이 정말 좋아서가 아니라 자기의 기대치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이자온리 프로그램은 고객의 Budget이상의 주택 구입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문제는 지금 처럼 주택경기가 4~5년이상 더 장기적으로 침체가 되고 충분한 수입 증빙이 부족해서 재융자를 하지 못할 경우이다. 앞서 41만7,000달러를 6.5%로 이자만 내고 있다가 이자만 내는 기간인 10년이 지나면 6.5% 이자로 남은 20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같이 의무적으로 갚아나가야 된다.
이렇게되면 월페이먼트는 3,109.04달러로 올라 이자만 낼 때보다 무려 월 850달러가 올라간다. 왠만한 급여 생활자들에게 매달 850달러 인상은 가히 치명적인 금액이 될 수 있을 것이다.이런 이유들로 최근 모기지 융자 프로그램 중 이자온리 프로그램들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이처럼 모기지 융자 프로그램들은 해마다 주택경기 동향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움직인다. 주택구입하는데 은행이 돈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처럼 간단해 보이지만 마치 해마다 유행을 따라서 패션이 바뀌는 것처럼 지금 융자 프로그램은 철저히 복고풍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충분한 다운페이먼트틀 요구하고 꼼꼼히 수입을 증빙하고 고정이자로 원금 이자를 꼬박꼬박 받는 프로그램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 또 다시 새로운 패션이 유행하듯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파생될 것이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될 것이 있다. 옷은 철따라 유행 따라 쉽게 바꿔 입을 수 있지만 주택 모기지 융자는 짧게는 15년 길게는 30년 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철따라 바뀌는 파생상품에 현혹되어 평정심을 잃을 경우 무리한 투자가 되고 유행이 지나면 치명적인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사상 유래 없는 낮은 이자가 지속되고 있다. 혹시라도 아직 옛 유행의 파생 상품을 갖고 있는 고객이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이번 낮은 재융자로 탈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수입이 부족해서 재융자가 어렵다 하더라도 개인 재정을 한번 더 점검하고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면 충분한 해결책은 벌써 준비되어 있을 수도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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