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피아노 업계는 11~12월을 샤핑의 적기라고 말한다. 매뉴팩처러들이 재고를 홀세일 가격으로 판매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1년새 피아노 가격이 최고 30%가량 내린 데다 한인업소들의 프로모션도 후해졌다. 피아노는 한인 가정의 필수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문외한들에게 피아노 샤핑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가를 통해 구입 요령을 알아봤다.
자녀 나이·관심도 따라 신제품·중고 구입 결정
신제품 2천~4천달러 중고 1천~2천달러 적당
연주용 그랜드 피아노 가격은 5천달러대부터
■ 새 제품 혹은 중고… 예산 세운다
먼저 새 제품으로 할 지 아니면 중고품으로 구입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기준으로 삼을 점은 자녀들의 나이와 피아노에 대한 관심도다. 피아노를 좋아하고 연주에 소질이 있어 일정 수준까지 학습시킬 계획이라면 새 제품을, 교양 정도로 가르칠 생각이면 쓸 만한 중고 피아노도 무난하다.
그 다음은 예산이다. 대개 매장에 가면 더 비싸고 좋은 피아노만 눈에 들어오게 마련. 재정 상태에 맞는 제품을 구입한다. 시중에 나온 제품 가격은 브랜드와 스타일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가정용 새 제품은 2,000~4,000달러, 중고품은 1,000~2,000달러면 무난하다.
한동안 오르기만 하던 피아노 가격도 경기침체 영향으로 새 제품이나 중고품 모두 가격이 떨어졌다. 예를 들어 지난해 2,700달러에 팔리던 일부 제품은 현재 1,800달러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 어떤 새 제품을 고를까
일반 피아노는 크게 업라이트와 그랜드 피아노로 구분할 수 있다. 업라이트의 경우 현의 길이에 따라 가장 짧은 스피넷부터 콘솔, 스튜디오, 업라이트로 다시 나눠진다. 15세 이상이라면 업라이트가 적당하다.
음질은 물론 집안의 인테리어도 고려해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선택한다.
타운업소들에는 한인들이 선호하는 야마하를 비롯 영창, 삼익 등 한국산과 카와이, 스타인웨이 등 다양한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다.
피아노 컬러의 경우 검정색 트림은 모던한 분위기를, 원목은 우아한 느낌을 준다. 검정색은 스크래치나 상처가 나도 버핑을 통해 쉽게 보수할 수 있으나 원목 제품은 외관에 상처가 났을 경우 고치기가 쉽지 않다.
그랜드 피아노는 베이비 그랜드, 그랜드, 콘서트형이 있으며 음악 전공자들이나 연주용으로 적합하다. 가격은 5,000달러 정도부터 시작되며 수십만달러를 호가하는 제품들도 적잖다.
피아노는 한번 구입하면 대부분 10년 이상을 사용하게 된다. 그만큼 디자인과 음질, 가격대비 품질, 애프터서비스 등을 잘 비교해 구매해야 한다.
대개 새 제품은 공인 딜러에서 구입했을 경우 10~12년의 팩토리 워런티가 제공된다.
■ 중고품 샤핑 더 꼼꼼히
“피아노는 오래 될수록 더 좋다?”
적잖은 사람들의 피아노에 대한 생각이다. 하지만 피아노는 무려 8,000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일종의 기계다. 즉 오래, 많이 사용할수록 부품들이 소모되며 자동차처럼 마일리지가 많아진다.
이런 점에서 중고품을 선택할 때는 더 꼼꼼한 체크가 요구된다. 제작년도, 모델, 현재 생산여부, 메이커, 워런티 등을 따져봐야 한다. 제작연도는 시리얼 넘버만 알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피아노의 수명은 보통 40년. 너무 오래된 제품보다 가급적 10년 안팎에서 찾는 게 낫다. 20년이 넘었다면 추후 철저한 메인테넌스는 필수.
또 제조업체가 파산 등으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라면 나중에 부품 구하기가 힘들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업소가 아닌 인터넷 장터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피아노를 구입할 때는 워런티가 커버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더 세심한 샤핑이 필요하다. 외관 상태를 잘 관찰해 심하게 파손된 곳이 없는지 확인한다.
내부의 기계와 건반의 목재 색깔이 많이 변색됐다면 연식이 오래된 것일 수 있다. 가능하면 테크니션의 도움을 받는 게 현명하다.
■ 피아노 관리요령
피아노에는 목재, 양모 등 천연 소재가 많이 들어간다. 온도와 습도에도 민감해 ‘살아있는 물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이 쾌적함을 느끼는 정도가 피아노에도 좋은 환경이다. 온도는 60~70도, 습도는 50~70%가 적당하다.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거라지나 창고 등에 보관하는 것은 피한다.
비가 오거나 안개 낀 날에는 창문을 닫고 피아노 뚜껑을 닫아주며, 맑은 날에는 창을 열어 통풍이 잘 되도록 한다. 난방과 냉방 등 온도의 변화는 향판에 영향을 줘 음정의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급작스런 온도 변화는 큰 적이 될 수 있다.
<이해광 기자>
피아노의 경우 매뉴팩처러들이 재고를 홀세일 가격으로 판매하는 11~12월이 구입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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