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지는 지도자의 실천의지와 지도력의 향방을 중요시 한다. 생활환경과 인구는 당성도 결정한다. 약속을 실천할 수 없는 공약은 민심이 분개한다.
전국적인 지방선거(3일)에서 정치에 민감한 버지니아주에 관심이 모여졌다. 지리적으로도 정치 1번지에 근접한 이 지역은 대선 당선자에 대한 중간평가로 국정운영능력과 판단 등 400여 가지 공약(issues)을 시험하는 투표가 됐었다.
한 해 전에 시카고서 울려 퍼진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리고 “변화”에 대한 열정은 역풍으로 불벼락을 맞았다. 판도가 달라졌다. 버지니아 주는 지사, 부지사, 법무부 장관 선거결과 공화당이 석권하고 말았다. 작년까지도 민주당 표밭이던 선거지리에 대 변동이 생긴 것이다.
충격적인 변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질적 문제는 ‘경제’이다. 그중에도 실업사태로 지적하고 있다. 표심분석 결과는 오바마 향후 정국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도 적잖은 충격이 되고 있다. 보수층의 이념투쟁을 일축하고 있으나 공화당은 집요하게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직도 지출증대를 고집하는 민주당과 감세정책을 부르짖는 공화당간의 힘든 갈등은 속만 타게 하고 있다.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은 CNN과 오피니언 리서치가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54%가 긍정적이었고 45%는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이는 12개월 전 대선서 얻은 득표율인 53%와 통계학적으로는 일치되지만 표심은 달랐다.
투표장서 보여준 지난해의 지지자들은 보이지 않고 흑인, 청년, 여성, 이민자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진보주의자 가운데서도 그의 지지율은 흔들리고 경제, 건강보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실업, 불법이민, 재정적자 등에 어울려 직무수행 능력에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선거공약에 지지를 모았던 400여 가지 이슈들은 손도 못 대고 있다.
오바마 외교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점수는 평균 ‘B-’이다.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대선 승리 12개월을 기념해 외교 분야 전문가 23명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지난 4월의 취임 100일을 맞아 성적 ‘B+’점수가 떨어진 것이다. 이유는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전략과 온두라스 사태 대응, 이란 국민의 반정부투쟁에 대한 미온적 대응 등을 실례로 지적했다.
역사적인 재정적자의 해결책은 “세금을 늘이고 지출은 줄이는 방법”일 뿐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급증하는 지출은 정부 고령자 대상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와 저소득층의 메디케이드 지출은 증가되고 세수는 늘어나지 않고 있는 난관이 벌어지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도 심각한 사태에 지각변동을 기대하고 있다. 보수판 원로격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당 지도부에 “공화당이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해 반드시 중도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 밑의 CNN 방송에 출연한 공화당 원내 대표 존 봬너 의원은 “당내에 중도파가 많아지길 원한다”고 실토했다. 공화당에 대한 뼈아픈 지적은 극우파 라디오 진행자 러시 림보의 오바마에 대한 감정적인 공격과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보편적인 여론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공화당내 온건파들은 증오하고 있다.
민주당의 색깔론인 ‘리버럴(자유주의적)의 L’자를 거들먹거리고 있다. 심각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민주당 주장에 공화당마저 우호적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현실이다. ‘L운동’에 우호적인 주장은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총기소유에 찬성하고, 과거 8년간의 ‘공안통치’에 환멸을 느끼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지하는 태도를 AP는 보도하고 있다.
공화당내의 내분으로 당을 떠나 민주당 후보를 밀어주겠다는 이변이 뉴욕주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서 “공화당 온건파의 이탈”이 발생했다.
불확실한 정치미래의 온건파와 보수파들의 소용돌이 속에 역사적인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평가가 이번 선거전서 드러났다. 민주당 전략책임자들도 위기를 인식하고 폭스 TV뉴스와 ‘물밑 밀약’을 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민주당내의 보수파들은 오바마 정부의 실정으로 개혁안에 무조건적인 대안 없이 지켜보고 있다. 백악관에 거리를 둔 민주당 중진들도 의료개혁논쟁, 증세안, 지지율 하락에 냉기가 돌고 있다.
이념타협은 불가능 할까? 인기하락으로 오바마는 식사도 거르며 살도 빠지고 있다. 수척한 모습을 인터넷 매체인 드러지 리포트는 “백악관 반응으로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쉬지 않고 일만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말랐다고 해서 강인하지 않다는 뜻도 아니다”라고 인용했다. 대통령으로 강력하지 못하다는 일각의 비판을 대응한 발언이다.
타협이 어려운 이유는 제2의 경제 위기설이 돌고 있으면서 사상 최대에 달하는 재정적자가 백악관과 민주당의 발등에 불로 고민되고 있다. 2009 회계연도 결과 4조4천 200억 달러가 적자로 보고되었고 향후 10년 후에는 9조 달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인 입후보자들의 당락도 희비가 교차한다. 버지니아의 35지구 주 하원의원 마크 김의 당선은 자랑스럽다. 그러나 한인 첫 뉴욕시의원의 출마는 아쉽게 무산 되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뉴저지 주지사 선거지원 유세차 최근 5번이나 방문했으나 패배를 당했다. 오바마의 악재로 분의기의 침체가 심각하다.
표심은 ‘경제’에 민감하다. 민심도 초라한 미국의 입지가 ▲실업자 증가 ▲정부의 과장된 취업률 보도 ▲경기부양책의 낭비된 7천 870억 달러의 손실 ▲재정적자 1조4천200억 달러를 중국에 손 벌리는 추태를 통탄해 하고 있다. 민초들의 자존심이 짓밟힌 셈이다. 선거결과는 암담한 장래를 성토하고 있다. 계곡이 깊을수록 산 봉오리는 높을 것이다.
김현길
지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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