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의 한인 김모씨. 220파운드의 과체중에 혈압이 높고 콜레스테롤도 높다.
BMI 수치도 비만에 해당한다. UCI 임상교수이자 30여 년간 오렌지카운티에서 환자를 돌봐온 웨스트 애너하임 메디칼 센터의 이화무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신씨에 대해 “혈당은 정상이지만 당뇨병 전단계인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신씨처럼 30~40대에 대사증후군 증상을 갖고 있는 한인들이 많다. 그러나 자신이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는 줄도 모르고 병원 한번 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 전문의는 “지난 40년간 미국인의 복부비만은 3배나 늘었고, 미국인의 1/3이 복부비만으로 대사증후군을 진단받고 있다”며 “대사증후군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당뇨병으로 진행되고, 뇌졸중 및 심혈관계 질환 문제를 일으켜 생명까지 좌지우지하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복부비만으로 인한 대사증후군은 특히 폐활량이 낮은 사람의 사망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 증상이다.
이 전문의는 지난 7월 호흡기내과 의학저널 ‘체스트’(CHEST)에 미국성인 18~70세 사이 대사증후군 환자 중 호흡기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을 제외한 5,633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폐활량이 저하된 환자의 사망률이 폐활량이 높은 환자보다 4배나 높았다고 발표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복부비만은 큰 건강문제다. 복부비만으로 인한 대사증후군은 목숨까지도 위협한다. 이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대사증후군과 복부지방, 폐활량은 당뇨병이나 심혈관계 질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본다.
웨스트 애너하임 메디컬 센터의 이화무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단하고 있다. 복부비만에 대사증후군 증상이있고 거기에 폐활량까지 적은 사람은 사망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뇌졸중·당뇨·심장병 으로 악화… 조기사망 확률 높아 위험
유산소운동·식이요법으로 뱃살 빼고 콜레스테롤·혈압 관리
#대사증후군은
1988년 그레고리 레벤 박사가 ‘인슐린 저항성 신드롬’이란 말을 학계에 처음 발표했다. ‘인슐린 저항성 신드롬’이란 당뇨병 발병 전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혈당은 조절이 안 되고 인슐린 양은 높은 것을 말한다.
국립콜레스테롤교육프로그램(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 NCEP)에서는 2001년에 ‘인슐린 저항성 신드롬’을 다시 ‘대사증후군’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대사증후군은 사실 새로운 병이라기보다는 복부비만, 공복혈당의 비정상, 고혈압, 중성지방 증가, 고밀도 콜레스테롤(HDL) 저하 등 5가지 건강 위험요소를 합친 것으로, 이 증후군에 대한 정의와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지만 초기 진단과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대개는 과체중, 비만인 사람에게 이 증상이 많다.
NCEP에 따른 진단 기준의 5가지에 해당하는 허리둘레(복부비만을 측정하는 수치), 혈압,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당 수치에서 3개 이상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허리둘레는 여성은 35인치(88cm) 이상, 남성은 40인치(102cm) 이상, 혈압은 130/85 이상, 중성지방은 150mg/dL 이상, HDL은 남성은 40mg/dL 이하, 여성은 50mg/dL 이하인 경우, 혈당은 100~125mg/dL 이상이 기준이다.
이 전문의는 “특히 복부지방이 위험요소 1순위다.
2005년 국제당뇨병협회(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IDF)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의 5가지 위험요소 중 복부비만은 대사증후군을 진단하는 가장 중요한 위험요소로 지목됐다”며 “복부지방이 높으면 대사증후군을 결정짓는 위험요소 5개 중 2개만 해당돼도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고 설명했다.
복부비만이 대사증후군 진단의 주요 위험요소가 되는 이유는 복부지방에서 나오는 대사물질과 자유지방산 등이 인슐린저항성 증세, 고혈압, 중성지방 증가, HDL 감소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사증후군 환자의 78%가 인슐린 저항성 증세를 갖고 있으며 인슐린 저항성 증세를 갖고 있는 사람의 48%가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다.
이 전문의는 “복부비만 환자의 경우 공복혈당이 정상수치라도 일단 신진대사의 불균형으로 당뇨병으로 진전되며, 다른 지방 지혈증도 생긴다고 보기 때문에 초기 진단과 치료를 바로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1999년~2002년 사이 미국내 대사증후군 발생 빈도는 IDF에 따르면 남성은 40%, 여성은 38%으로 나타났다. 나이에 따라서는 30대는 20%, 40대는 30%, 50대는 40%, 60대는 50%로 나이대가 늘어나면서 대사증후군 환자도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대사증후군 문제는 수명단축으로 이어져
비만, 복부지방이 높은 것은 대사증후군을 일으킨다. 운동은 안하고 탄수화물은 높게 섭취하면 결국 지방 축적으로 이어진다. 인슐린저항성과 함께 중성지방및 LDL과 HDL 문제를 일으키고,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이 생기게 된다.
인슐린저항성은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데 아테롬성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을 만들고 결국 심혈관계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2.7배나 높아진다. 허리두께가 늘어날수록 사망률도 높아지는 것.
#폐활량과 당뇨병 및 심혈관계 질환은 무슨 관계?
이 전문의가 ‘체스트’(CHEST)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폐활량이 작고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사망률이 4배나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문의는“복부지방이 높고 대사증후군이 있는데다가 폐활량까지 적은 사람들은 사망 확률이 4배나 높아 조기 사망을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 수 없으며 원인규명을 위해서는 좀더 연구해야겠지만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은 폐활량이 적고, 또 폐활량이 적은 사람은 심장질환이 생길 확률은 올라간다”며 “폐활량이 적으면 위험요소가 많아 일찍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부비만은 분명 치료가 되는 증상으로 대사증후군은 일찍 발견해 일찍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이 전문의의 설명이다.
당뇨병에서 심장병으로 가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폐활량이 당뇨병과 심장질환에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다.
이 전문의는“대사증후군이 있는 환자는 폐활량이 떨어지며, 당뇨병까지 있으면 폐활량은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체내 CRP(염증 수치) 농도로 평가되는 염증은 심혈관계 질환의 예측인자로 대사증후군의 전구질환이다. CRP 수치로 내 몸에 염증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한다. 이 CRP 측정으로 수치가 높으면 폐활량이 적다.
이 전문의는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에다가 폐활량이 적어지는 것은 염증과 관계있지 않나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연구자료에 따르면 공기가 나쁜 곳과 깨끗한 곳에서의 2주간 쥐실험 결과 나쁜 공기속에 있던 쥐들의 혈관 속에는 티끌, 먼지들이쌓이고, 관상동맥염증이생겼으며 혈관벽도 두꺼워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백혈구가 높고 염증 영향을 많이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오염도도 결과적으로는 당뇨병 및 심혈관계 질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비만이 아니어도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을 수 있다
비만이라고 해서 모두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비만하지 않아도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복부비만으로 인한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는 진단의 첫 걸음은 바로 자신의 허리둘레를 재어보는 것. 엉덩이 맨 위쪽 만져지는 뼈에서 줄자를 수평으로 대어 허리둘레를 재면 간단하다. 동양인은 서양인과 다소 수치가 다르다.
남성은 36인치(90cm), 여성은 32인치(80cm)를 넘으면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현재 한국 거주 30-75세 한국사람 1,230명을 대상으로 연구 조사한 논문에 따르면 WHO 정의에 따른 기준 수치로 볼 때 한국 인구 20%가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의 예방 및 관리
복부 둘레를 먼저 재어보고 복부비만이 있거나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지혈증 검사, 혈압 검사 등을 통해 대사증후군이 있는지 빨리 진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게 되면 적극적인 체중 관리, 즉 복부지방을 빼는 것이 급선무.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으로 내리고, 혈압도 내려야 한다. 30대라도 혈압약 복용을 해야 하면 꼭 해야 한다. 저용량의 아스피린도 복용하게 된다.
또한 하루 30분 걷기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기름기 많은 음식은 피하고 탄산
음료, 패스트푸드 등은 피해 칼로리 섭취를 줄이며 건강식으로 복부비만을 관리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복부비만은 대사증후군을 일으키고, 당뇨병, 뇌졸중 및 심혈관계 질환을 생기게 하기 때문에 당뇨병 전단계인 대사증후군을 적극 치료해야 한다”며 “30~40대 대사증후군 환자가 참 많다. 복부 비만에 대한 교육을 시켜 위험요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부비만은 대사증후군을 나타내는 5가지 위험요소 중 가장 중요한 요소다. 복부비만으로 인한 대사증후군은 당뇨병을 발병시키고, 뇌졸중 및 심혈관계 질환 문제까지 일으켜 목숨을 위협한다.
# 이화무 전문의는
UCI 교수 등 역임 ‘연구하는 의사’
67년에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69년 미국으로 와 세인트 루이스 대학 병원, 휴스턴의 베일러 의과대학 등을 거쳐 1990년부터 현재까지 웨스트 애너하임 메디컬 센터 메디컬 디렉터로 활동해 왔다.
1995년부터 UCI 호흡기내과 임상교수로 활동해왔으며, 1999년부터 2001년까지는 아시안으로는 처음으로 웨스트 애너하임 메디컬센터 소장(Chief of staff)을 지낸 바 있다.
연구하는 의사로 ‘체스트’, ‘호흡기와 중환자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등 주요 의학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번 ‘체스트’에 게재된 논문은 오는 12월 중국 상해에서 열리는 국제심장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f Cardiology) 연례 학술대회에도 초청돼 연구 발표할 예정이다.
문의(714)821-7420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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