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권의 책을 단말기 하나에 담을 수 있는 편리함에다 종이책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e북 시장은 불황 중에도 달콤한 호황세를 구가하고 있다. 아마존의 ‘킨들’이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e북 시장에 소니가 새로운 라인업을 구축하고, 최대 오프라인 도서체인 반스&노블까지 가세할 태세여서 e북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올 3백만대 판매예상 작년2배, 가격은 절반수준
▲거침없이 성장
미국 출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e북 매출은 전년 동기비 2배 이상 치솟은 2,580만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종이책 판매가 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e북의 거침없는 성장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 조사기관 ‘포리스터 리서치’는 당초 올 e북 판매량을 지난해 보다 50% 많은 200만대로 예상했으나 최근 3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실제 최근 소비자 설문에서 e북 구입 의사를 밝힌 응답은 11%로 지난해 5.8%의 2배 수준이다. 특히 올 전체 매출중 30% 가량이 할러데이 시즌에 판매될 것으로 포리스터리서치 측은 내다봤다.
전세계 e북 시장도 급성장세다. 지난해 팔린 e북은 100만여개였으나 올해는 500만대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8억 달러였던 매출도 매년 30~40%씩 성장, 2013년에는 9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컨설팅업체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는 예측했다.
갈수록 e북이 인기를 얻은 이유 중 하나는 떨어진 가격이다. 얼마 전만 해도 시중에 나온 e북은 400달러대가 주종이었으나 최근에는 200달러대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업계 선두를 달리는 아마존은 지난 주 ‘킨들2’ 가격을 또 40달러 내려 259달러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3달 새 두 번째 가격 인하다. 최근 소니가 선보인 ‘리더 포킷’도 199달러에 책정됐다.
여기다 더 풍부해진 컨텐츠도 저변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킨들 고객이 도서를 내려 받는 킨들 스토어는 35만여권의 도서와 각종 신문, 잡지, 블로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소니 등 각축 치열
아마존은 지난 2007년 킨들을 출시한 이래 시장을 선점, 현재 60%대의 점유율을 고수하고 있다.
킨들 시리즈 중 가장 최근에 나온 킨들DX는 아마존의 야심작이다. 큼지막한 9.7인치 화면에 고해상도를 갖춰 독서의 편의성을 높인 것은 물론 4GB의 내장 메모리에는 무려 3,500여권의 도서를 담을 수 있다. 3G 와이어리스를 지원, 굳이 PC에 연결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킨들 스토어에 접속해 컨텐츠를 다운받는다. 하지만 489달러라는 가격은 조금 부담스럽다.
중간급인 279달러짜리 새 킨들은 여행이나 해외 출장이 잦은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 세계 100여개국 어디서나 20만권이 넘는 영문서적은 물론 80여종의 잡지와 신문을 접할 수 있다.
킨들의 강점 중에는 저렴한 책 가격도 빼놓을 수 없다. 킨들스토어 베스트셀러들은 대부분 10달러 미만으로 종이책 보다 저렴하다.
킨들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소니의 리더시리즈다. 특히 오는 12월 출시 예정인 ‘데일리에디션’은 킨들과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판매가격은 399달러. 스크린 화면은 7인치로 킨들 DX에 비해 다소 적으나 무선 인테넷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미 최대 이동통신업체 AT&T의 네트웍을 이용, 언제 어디서나 수백만권의 책과 신문을 다운받을 수 있다.
소니측은 터치스크린 방식에 킨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구글의 e북 라이브러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새 옥스퍼드 아메리칸 사전이 내장되어있으며 아도비 PDF,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BBeB 북 등 다양한 텍스트 파일을 지원한다.
반스&노블도 영국 ‘플래스틱로직’에서 e북 단말기를 공급받아 내년 중 가세한다. 특히 아마존의 2배가 넘는 70만권의 e북 컨텐츠를 갖추고 있어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밖에 가전판매 체인 ‘베스트바이’와 버라이즌 등도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등 e북 시장의 전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이해광 기자>
아마존 ‘킨들’.
소니의 e북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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