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불황기에도 한인들의 창업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창업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꼼꼼한 준비와 철저한 성장 전략이 없다면 비즈니스의 현실은 냉혹할 뿐이다. 스몰 비즈니스의 현황과 창업 요령에서 업종 선택, 마케팅까지 시리즈로 연재한다.
경기침체 불구 매월 53만개 문열어
75%가 ‘나홀로 업체’ 5년내 절반 좌절
금융위기가 강타한 지난 해에도 매월 성인 1만명당 320명 정도가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한 달에 약 53만개의 새로운 사업체가 오픈 사인을 내건 셈이다.
2007년에 비해 오히려 창업은 소폭이나마 늘었다.
경기침체기에 스몰 비즈니스 창업이 늘어난 데는 감원 러시에 따른 실직자 급증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12월 이후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690만명에 달한다. 졸지에 ‘백수’가 된 사람들은 구직에 어려움을 겪다 컨설팅 업체를 통한 창업을 모색하거나 이베이 비즈니스 등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스몰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인구는 대략 3,000만명. 이중에는 ‘나홀로 사업체’가 압도적이다. 통계에 따르면 스몰비즈니스 중 약 75%가 한명도 고용하지 않은 1인 사업체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가 침체될수록 더 두드러져 USA투데이가 연방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종업원이 없는 사업체는 2007~2008년 8.1%나 치솟았다. 호황기를 구가하던 1990년대 후반에는 연 2~3% 증가에 그쳤었다.
미국에서 스몰비즈니스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적잖다.
전체 사기업에서 절반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임금을 기준으로 할 때는 44%에 달한다. 또 지난 15년간 신규 고용 창출의 64%를 담당했다.
하지만 새내기 오너들의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가 모두 성공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다. 이 같은 현실은 불황기는 물론 활황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창업 후 5년 안에 좌절을 경험한 오너가 50%에 이른다는 중소기업청 자료는 이를 반영한다.
어렵게 생존했다고 해도 최근 몇 년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매출은 내리막길이다. ‘전국 스몰비즈니스 연합회’(NSBA) 설문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사이 매출이 늘었다고 밝힌 업체는 2008년 8월 48%에서 같은 해 12월에는 31%로 줄었으며 올 7월 조사에서는 30%에 머물렀다. 반면 매출이 감소했다는 답변은 같은 기간 30%에서 47%로 다시 50%로 많아졌다.
불황을 극복하지 못한 채 파산한 업체도 2007년 2만8,332개에서 2008년에는 4만3,546개로 껑충 뛰었으며 올 상반기에만 3만개를 넘어섰다.
향후 비즈니스 전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올 7월 실시된 NSBA 설문에서 재정적 관점에서 낙관적이라고 밝힌 업주는 58%로 1년 전에 비해 4%포인트 뒷걸음질 친 반면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38%에서 42%로 늘었다.
최근 샌디에고에 ‘시시스피자’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오픈한 멜리사 카터가 환하게 웃고 있다. 카터는 레스토랑을 오픈한 후 일주에 꼬박 70시간을 일하고 있다.
# 성공의 관건, 업종선택… 특징과 장단점
창업 성패의 절반이상은 업종 선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업종들의 특징과 장단점을 살펴본다.
▲디렉트 세일즈
취급 품목은 화장품, 비타민 등 다양하다. 방문 혹은 행사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에서 디렉트 세일즈에 종사하는 인구는 1,500만명.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가운데 남성 비중은 14%.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시간 사용이 자유로운 편으로 연 수입이 6자리에 달하는 성공한 세일즈 퍼슨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부 회사의 경우 숨은 비용이 있으며 불법적인 폰지 사기도 주의해야 사항.
▲서비스 업종
애완견 산책에서 덴탈 케어까지 광범위하다. 2008년 창업한 비즈니스 중 두 번째로 많다. 개인이나 홈 케어 보조 서비스는 2016년까지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유망한편이다.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고 창업비용이 적은 반면 질병이나 휴가 등 공백기가 있을 경우 당장 수입에 영향을 미친다.
▲인터넷 비즈니스
경기침체에도 불구 온라인 비즈니스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올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보다 11% 상승한 1,560억달러로 전망됐다. 첨단 테크놀러지의 영향으로 인터넷 초보자들도 용이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반면 지나친 경쟁으로 네티즌들을 끌어들이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기존 비즈니스 인수
프랜차이즈나 기존 스토어를 인수하는 가장 일반적 창업. 프랜차이즈의 경우 브랜드네임의 이점과 비즈니스 셋업, 트레이닝 등 창업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창업비용이 만만치 않으며 적잖은 로열티 등을 감수해야 한다.
프랜차이즈라고 해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만 전국적으로 약 20만개의 프랜차이즈 관련 일자리가 사라졌다.
또 리테일샵의 경우 1만5,000개가 문을 닫았다.
# 창업 5계명
▲집중, 또 집중하라
10가지를 어설프게 하는 것 보다는 하나라도 완벽하게 하는 편이 낫다. 핵심이 분산되면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지게 마련. 이왕이면 차별화된 아이템을 선택하고 시장 예측은 전문가와 상의한다.
▲잘 아는 분야에 도전하라
겉으로 보기에 멋있거나 혹은 마진이 크다는 입소문에 현혹돼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금물. 가능하면 적성에도 맞아 재미있게 운영할 수 있는 업종이라면 금상첨화.
▲나중은 창대하게, 시작은 미약하게
처음부터 근사하고 거창하게 시작해야 할 필요는 없다. 팬시한 오피스라던가 멋진 차 등 겉멋에 치중하다 보면 내실을 다지는 데 소홀해질 수 있다. 너무 짧은 기간에 성장하려는 욕심을 버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
▲실전으로 배울 각오를 하라
단숨에 성공적인 사업가로 만들어주는 비즈니스 북이나 플랜은 어차피 존재하지 않는다. 또 완벽한 플랜도 없다. 혹 실수를 한다고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더 알찬 경영을 위한 교훈으로 삼자.
▲건강에 유념하라
창업에 온 신경을 쏟다보면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에 소홀하게 마련, 하지만 천하를 다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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