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학비이다. 경기가 너무 어렵다 보니 많은 학부모들이 학비 부담 때문에 선택의 폭을 줄일 수밖에 없고, 결국 학비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재정보조 조건이 나은 대학으로 최종 낙점하는 추세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학생 자신이 원하고, 부모가 이해할 수 있다면 ROTC(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 지원도 고려해 볼 만하다. 육해공 3군 모두 ROTC가 있지만, 이 중 가장 많이 지원하는 육군 ROTC를 통해 내용을 살펴본다.
■ ROTC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부모라면 캠퍼스에서 제복을 입고 다니던 학군사관 후보생들을 기억할 것이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학비보조를 받는 조건으로 졸업 후 일정기간 장교로 복무하도록 돼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정부로부터 학비 등을 지원받으면 4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한다. 물론 대학 재학 중 일정시간의 군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 지원방법
가장 좋은 방법은 고등학교 때 지원하는 것이다.
12학년 1학기 때 SAT 점수와 성적 증명서, 그리고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이 신청서는 버지니아에 위치한 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통해 선발하게 되는데,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리더십 ▲운동(체력) ▲성적이다.
보다 상세한 지원방법은 육군 웹사이트(www.goarmy.com)에 들어가 검색창에서 ‘ROTC’를 치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www. armyrotc.com을 이용할 수도 있다.
■ 지원자격은
최소 조건은 까다롭지 않다. SAT 시험 영어와 수학을 합한 점수가 940점 이상, ACT 시험을 치렀을 경우 19점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최소 조건일 뿐이다. 예를 들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UCLA라면 당연히 이보다 훨씬 높은 점수가 필요할 것이다.
■ 어떤 혜택을 받나
ROTC 합격자에게는 두 가지 장학금 옵션이 있다.
하나는 학비, 또 다른 하나는 생활비 지원이다. 두 가지 중 하나를 대학 입학 전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선택해야 한다.
학비는 기본적으로 4년 학비 전액이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그러나 학교마다 학비가 다르기 때문에 그 액수 또한 달라진다. 생활비 지원도 지역에 따라 차등이 있는데, LA 지역은 1년에 1만달러가 지급된다.
하지만 어느 것을 선택하던 개인 용돈과 교재비는 그대로 주어진다.
용돈은 매월 1학년 300달러, 2학년 350달러, 3학년 450달러, 4학년 500달러씩이다. 또 교재비는 매년 1,200달러를 받게 된다.
■ 교육은 어떻게 받을까
매 학년 한 학기마다 군사교육과 관련한 두 과목을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한다.
또 3학년을 마친 후 여름방학을 이용, 워싱턴주 군사훈련장에서 5주간 체력과 전술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을 합격하지 못하면 대학 졸업 후 다시 훈련을 받아야 하고, 이마저 실패하면 장학금을 변상하거나, 사병으로 3~4년을 복무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매년 군은 학생의 대학 성적과 체력, 리더십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데, 4학년 1학기 때 병과와 근무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즉 성적이 좋으면 훨씬 유리한 병과와 근무지를 배정받을 수 있다.
■ 대학 입학 후 지원도 가능한가
물론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3학년을 시작하기 전 신청해야 한다. 대학에 상주하고 있는 ROTC 교관들은 신청서와 대학 성적 증명서(4.0 만점에 2.5 이상), 인터뷰를 통해 선발한다.
대학 재학 중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캠퍼스 베이스드 장학금’이 지급되는데, 지원 내용은 똑같다. 그리고 2년간 장학금을 받았어도 4년 의무 복무 역시 같다. ROTC 장학금은 ‘내셔널 장학금’과 ‘캠퍼스 베이스드 장학금’으로 나뉘어져 있다.
특별히 다른 것은 아니고 내셔널 장학금을 지급하고 난 뒤, 남은 예산을 대학별로 배정해 집행하는 것이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밖에 3학년을 마친 뒤 지원할 수도 있지만, 장학금 혜택은 없으며, 졸업 후 장교로 임관되는 것만 똑같다.
■ 근무 중 대학원 진학은
본인만 노력한다면 가능하다. 그리고 학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대신 받은 학비만큼 계산해 복무기간을 늘리게 되는데, 소령이나 중령 등 영관급이 석사 또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 새로운 모습이 아닐 정도로 일반화 돼 있다.
ROTC가 되면 4년간 대학학비 또는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 부모의 재정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한 행사장에서 고등학생들이 ROTC 안내서를 받고 있다.
# UCLA 최재원 대위
철저한 마음 가짐 군생활 선택 필수
“ROTC에 지원하기 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목표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분명한 사고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훈련과정은 물론, 나중에 군 생활도 충실할 수 있고, 전역 후 사회에 나가서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UCLA ROTC 교관으로 근무 중인 최재원 대위(사진·미 육사 2002년 졸업)는 마음가짐이 제대로 돼 있어야 이를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는다며, 스스로에게 진지한 자세로 자문을 해보고 정신적·신체적으로 군 생활이 적당한 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위는 지원을 결심했다면 체력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체력 테스트에서는 15분54초 내 2마일 달리기, 2분 내 팔 굽혀펴기 54회, 2분 내 윗몸 일으키기 60회를 통과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교로 군 생활을 마치면 리더십을 인정받아 제대 후 사기업에 취업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본인이 원할 경우 대학원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는 만큼 한 번 도전해 볼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ROTC에 관한 궁금증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상담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인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310)825-7381, (310)402-8095(셀폰)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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