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손으로 접촉하는 것을 유난히 좋아한다. 뭐든지 한번 만져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만져서는 결코(?) 안되는 것들도 굳이 만지려고 시도하는 족속이 바로 한겨레요 그런 한겨레를 총칭한 고대의 이름이 바로 예맥(濊貊)이다. 그러니까 예맥 족은 모두 손 접촉을 좋아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세계에서 손재주가 가장 뛰어난 민족이 바로 우리 민족인 것이다.
손은 곧 뇌와 연결되어 있다. 스페인의 어느 연구소가 한민족이 히브리민족을 제치고 세계에서 제일 우수한 민족이라는 결론을 내린바 있는데 서양?사람치고는 제법 바른 소리를 한 셈이다.우리의 조상들은 그래서 활에 능하다. 동이(東夷) 라는 말도 동쪽에 사는 오랑캐가 아니라 동쪽에 사는 큰 활을 잘 쏘는 민족이란 말이다. 그리하여 맨손으로 하는? 무술이 크게 발전하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씨름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신체적 접촉을 싫어하는 지나 족은 소림사의 무술 같은 권법(拳法)이 발달한 것이다. 신체접촉을 가능한 하지 않으면서 주먹질과 발길질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싸움법이 발달한 것이다. 그래봤자 우리의 전통 고유 무술인 수박이나 택견을 이길 수는 없지만... 그래서 지나인들이 씨름을 한다는 소식을 여태까지 들어 본 적이 없다.
무덥고 습기 찬 기후라서 그런지 더더욱 신체접촉을 싫어하는 왜는 검법(劍法)이 발달해서 사무라이 문화가 유명한데 그들은 주먹질도 싫고 발길질도 싫고 해서 단 칼로 상대를 베어버리기를 좋아하는 칼질이 발달한 것이다. 그런데도 왜의 씨름인 스모에 전 국민이 열광하는 것은 아마도 국민의 대다수가 신라와 백제의 유민이었기 때문에 그 유전자가 남아 있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을 해본다. 아무튼 스킨쉽을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민족은 서로 엉켜서 하는 유도나 레슬링 씨름을 좋아했고 그래서 그런 종류의 스포츠가 발달했다. 왜(倭)가 유도의 종주국이라고 저희들은 떠들지만 실은 우리가 종주국이다.
몽골에서 가장 보편적인 남성들의 놀이는 씨름이다. 흉노나 고구려의 벽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북방민족들의 고유한 무술인데 실은 기마병들이 육탄전을 벌일 때 쓰는 무술인 것이다. 몽골어의 싀룬 이란 말이 있는데 그 뜻은 격한, 포악한의 의미인데 이 싀룬이 고려로 오면서 씨름으로, 다시 왜로 가면서 스모로 변형되었다고 본다. 징기스칸 당시에는 씨름을 하면서 상대의 허리를 꺾어서 죽여도 무방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이니 씨름이야말로 포악하고 격한 스포츠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오늘 날 몽골씨름의 원형은 일반적으로 요(遼:거란)의 씨름으로 보고 있는데 1931년 요나라의 동경에서 팔각형 도관(陶罐)이 발굴되었는데 이 유물에 8면에 씨름하는 장면이 그려있었다. 요를 이은 금나라에서도 씨름은 유행했다. 금(金)나라 때의 주류는 만주족이었는데 그들은 물론이고 피지배족인 한족도 씨름을 즐겼다고 한다. 그러나 이 운동이 전투무술이었기 때문에 한족(漢族)들이 씨름에 몰두하는 것을? 금의 조정에서는 크게 우려를 했던 것이다. 전투무술의 비결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여 금의 장종(章:1189-1208)은 여진족만 씨름을 하라는 칙령을 반포하여 중국에서는 씨름이 급격히 사라지게 된 것이다.
결국 거란과 금(金)과 몽골 그리고 고구려에서의 씨름은 오늘 날의 스포츠로서의 씨름이 아니라 상대를 죽이는 격투기인 것이다. 학자들의 논문을 보면 요나라의 씨름도 결국 그 근원에는 고구려의 수박(手搏)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고구려의 벽화에서는 서로 엉켜서 하는 씨름도 있고 두 사람이 태권도 대련을 하는 것 같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손바닥을 벌리고 서 있는 모습도 그려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벽화에는 게임의 내용이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의 씨름과는 약간 다르지만? 이런 무술이 시베리아의 맹주였던 고구려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광범위하게 펴져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몽골의 수도를 처음 밟을 때 인물이 수려하고 신체가 강건한 젊은이들의 상체를 드러낸 대형사진이 걸개그림으로 그 도시 곳곳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었다. 바로 몽골의 씨름선수들인 것이다. 순진 혹은 순박하게 보이면서 강인하게 보이고 동시에 총명해 보이는 그 젊은 미남 호걸들의 모습이 많이 낯이 익은 것이었다. 바로 우리의 사촌형제들이 아닌가?
넓디넓은 들판에서 몽골의 젊은 영웅들이 웃통을 벗어 제기고 씨름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나는 몽골의 저런 남성들을 수입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몽골의 여성들은 또한 어떤가.여걸중의 여걸이 몽골의 여인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저 여인들도 수입을 좀 해 왔으면 좋겠다. 허긴 지금 소수나마 한국의 남정네들이 몽골의 어린 여인들과 살고 있는데 잘 해주기를 바라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한국 사람들이 몽골을 방문하면 대개는 말을 한번 타보려고 한다. 원래가 북방의 기마민족(騎馬民族)의 후손들인지라 한 5분정도만 교습을 받으면 누구든지 능숙하게 달릴 수 있다. 말을 탈
때는 반드시 말의 왼쪽에서 올라타야 한다. 그리고 말의 뒤로 가면 안된다. 말 발길질에 한번 채이면 최소한 중상이요 심하면 불구 내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몽골 말의 안장은 V 자형의 모양이다. 안장에 앉으면 엉덩이가 꽉 끼게 되어 있다. 고정이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말을 타고 달리면서도 그렇게? 현란한 마상기술(馬上技術)을 보여준다.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화살을 날리는데 백발백중이다. 말을 타고 달리다가 갑자기 상체를 뒤로 돌려 화살을 날리는데도 과녁을 맞춘다. 그런가 하면 말의 배아래 부분과 배 옆 부분에 붙어서 달릴 수도 있다. 멀리서 보면 말만 달리는 것처럼 보인다. 달리는 말 등에서 땅 바닥에 놓여 있는 물건을 잡기도 한다. 땅위에서 헤엄치듯이 그들은 말을 타고 달리면서도 온갖 묘기를 다 부릴 수 있다.
그런 그들도 가끔씩 말등에서 낙마를 한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꼴이다. 달리는 말에서 잘못 떨어지면 최소한 중상이요 잘못하면 불구가 되기도 한다. 심하면 사망이다. 초기 한인 유학생 중에 박 아무개는 말을 타다가 낙상하여 영원히 목이 비뚤어진 경우도 있다. 방학이 되자 아들과 딸이 아버지의 선교현장을 방문했다. 우리는 들판으로 나가서 말을 타기로 했다. 잠시 말 타는 요령을 들은 후 각자 말을 타는데 딸을 태운 말이 무슨 까닭으로 신이 났는지 갑자기 속력을 내는 것이다. 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몽골 마부에게 빨리 달려가서 저 말을 좀 어떻게 해보라고 소리쳤다. 그런 나의 심정을 알리 없는 말은 점점 더 속력을 내는 것이다. 나는 점점 더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 그런데 누가 기마민족의 후손이 아니라고 했던가? 딸 슬기는 말이 전속력으로 달리기를 시작하자 말의 목덜미를 꽉 끌어안고는 같이 달리는 것이다. 처음 승마에서 전속력으로 달리다니... 말의 달리는 속도를 그냥 터벅터벅 걷는 수준 그 다음이 약간 뛰는 구보 그 다음이 속보요 최종 단계가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인데 딸을 태운 이 말은 무슨 연유인지 처음부터 전속력으로 언덕위로 아래로 종횡무진으로 달리는 것이다. 나는 놀라서 이성을 잃을 정도였다. 어...어... 어...하다가 그래도 몇 번 승마경험이 있어서 제법 자신이 있는 내가 그만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소시 적에 배운 낙법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마침 풀이 무성한 부드러운 땅에 떨어졌기에 3일 정도 누워있는 것으로 완전회복이 되었다. 그만 하기가 감사했다.
딸을 태운 말이 한참을 달리더니 제풀에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말이 속도를 줄이자 딸아이가 잽싸게 뛰어 내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 신나게 잘 달렸네... 재밌는데...!” 였다. 말이 막 달리니까 그냥 말의 목을 끌어안아야 될 것 같다는 판단이 순간적으로 왔다는 것이다. 기마민족의 후손답게. 몽골은 여름이 천국이다. 기온은 높지만 습기가 없는지라 시원하다. 특히 그늘 아래로 가면 그렇게 서늘할 수가 없다. 이름도 모르는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특히 허브라고 하는 약초들의 천국이 바로 몽골의 벌판이다. 마치 한약국에서 약탕기를 달이는 것 같이 한약 냄새가 온 천지를 진동한다.
들판에 세운 게르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면 몸과 마음이 새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물탕(四物湯)과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을 몇 그릇 마신 기분이다. 천연적으로 보신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대지(大地)의 기운(氣運)을 흡수하는 것이리라. 그냥 거기에 있기만 해도...바로 지금, 9월이 그 때이다. <이 글을 쓰는 한재영 목사는 뉴저지 포트리 한사랑 교회에서 시무 중입니다.>
매년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몽골 민족 대축제인 나담이 열린다. 이 축제의 씨름 대회에 1,000여명의 선수들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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