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고등학교 4년을 보내면서 각 과목별 교사들을 거치지만, 바뀌지 않는 교사도 있다. 다름 아닌 카운슬러(counselor)이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입시와 연관시켜 카운슬러가 대학 지원서에 필요한 추천서를 작성해 주고, 필요한 성적표를 지원 대학에 전달하는 수준 정도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카운슬러는 자녀가 4년간의 시간을 함께 하며, 성장과 발전, 때로는 좌절을 옆에서 지켜보며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당장 12학년이 되는 학생이라면 카운슬러와의 호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기이고, 다른 학년들은 결전의 순간을 위해 끈끈한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최근 밴나이스 고등학교 카운슬러로 근무하다 은퇴한 김순진 교육학 박사를 통해 카운슬러의 역할과 학부모들이 알아둬야 할 사항들을 살펴본다.
고교생활 4년 가장 잘 파악 가이드 역할
전공선택·대학정보·재정보조 등 상담
■ 카운슬러란
자녀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만나게 되는 카운슬러는 우선 학업과 관련한 안내와 지도를 담당해 준다. 일차적으로 자신이 맡은 학생이 고교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과목선정과 성적, 시험 등과 관련한 사안들을 관리하면서, 그 밖의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대학지원을 위한 공부와 시험지도 역시 카운슬러가 담당하는 중요 업무이다.
김순진 박사는 “많은 부모들이 대학에 어떻게 들어가는가를 중시하고 있지만,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카운슬러는 졸업에 필요한 과목을 이수하고 있는지, 학생이 자신의 실력에 맞춰 과목을 선택해 공부하고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피며 조언하고 지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 대학지원
학생이 12학년이 되면 카운슬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자신이 담당하는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 아니면 잘 어울리는 대학들을 골라주는 것에서부터 전공 선택, 장단점 파악 등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거꾸로 학생들은 카운슬러를 통해 원하는 대학들에 대한 필요한 정보와 자문을 얻어 최종 선택을 하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생이 지원한 대학에 성적표를 보내주고, 추천서를 작성해 이 학생이 얼마나 준비된 인물인지를 대학 입학 사정관들에게 강하게 인식시켜 준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환경에서는 재정보조 만큼 중요한 사안이 없는데, 카운슬러들은 필요한 정보 제공은 물론,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도를 소개해 준다.
■ 추천서 부탁은 미리 해라
입시철이 되면 학생만 바쁜 것이 아니다. 카운슬러 역시 하루가 부족할 정도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런데 적지 않은 학생들이 지원서 마감을 얼마 남기지 않고 찾아와 추천서를 부탁한다. 카운슬러 입장에서는 정말 난감해지는 상황이다. 추천서를 한 학생에게만 써주는 것이 아니고, 한 장을 쓰기 위해서는 그 학생을 전방위로 살펴보고, 기억하며 글을 써내려 가야 한다.
그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불과 며칠 사이에 써달라고 부탁하는 것 자체가 정말 무례하고, 무리한 것일 수밖에 없다.
12학년에 되는 학생이라면 개학과 동시에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과 전공 등에 관해 자주 시간을 만들어 상담하고, 대화를 나누도록 한다. 물론 유명 대학들은 두 개 이상의 추천서를 요구하는 만큼 학과목을 담당하는 교사에게도 미리 부탁을 해둬야 한다.
보다 정확한 추천서를 받기 위해 자신이 고등학교 때 활동내용과 간단한 인생목표 등 필요한 내용들을 정리해 카운슬러에게 전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1학년을 진급하는 학생인 경우에는 카운슬러와 장래 대학진학에 대해 가급적 많은 상담과 대화를 나누도록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의 교사 또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생님과도 돈독한 사제 간의 인간관계를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카운슬러나 교사들은 학생이 어떤 인물이고, 무엇을 인생목표로 삼는 지 등에 관해 이해하고 기억하게 돼, 12학년 때 추천서를 부탁했을 때 훨씬 수월하면서 깊이 있는 내용의 글을 써줄 수 있다.
카운슬러는 자녀의 고등학교 4년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지도한다. 한 학기에 한 번이라도 찾아가 자녀의 성적과 학교생활 등에 관해 상담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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