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훈 대회사상 최연소 우승에 2승 앞 ‘성큼’
안재형-자오즈민 핑퐁커플 아들
17세 나이에 US아마 4강 올라
역시 피는 속일 수 없나보다. 한때 세계무대에서 녹색의 테이블을 호령했던 안재형-자오즈민 한중 수퍼스타 핑퐁커플의 아들인 안병훈(17)이 녹색의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세계 최고 아마추어 골프대회인 제109회 US 아마추어에서 4강에 진출했다.
안병훈은 28일 오클라호마 털사의 서던힐스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진 대회 매치플레이 8강전에서 스탠포드 3학년생인 스티브 지글러와 21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라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에 2승 앞으로 다가섰다. 다음달에 만 18세 생일을 맞는 안병훈이 이 대회에 우승한다면 지난해 우승자 대니 리(진명)가 타이거 우즈의 기록을 깨고 기록한 18세1개월을 1년 만에 깨뜨리는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또 그렇게 되면 한인선수가 최고권위 아마추어대회에서 백투백으로 우승하는 기록도 보태게 된다. 안병훈은 “그렇게 된다면 정말 좋은 것이다. 하지만 뛰어난 선수가 너무 많다. 나는 그냥 내일 4강전에서 이겨 매스터스 출전권만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기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병훈의 4강전 상대는 프레즈노 스테이트 2학년생인 바빅 페이텔로 결정됐다. 페이텔은 클렘슨 4학년생인 필립 몰리카를 1홀차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 또 다른 4강전은 텍사스 4학년생인 찰리 홀랜드와 클렘슨대 졸업생인 벤 마틴의 대결로 결정됐다.
안병훈은 이날 3차례나 3홀차 리드를 잡았고 2홀 남겨놓고 2홀차로 앞서는 등 줄곧 앞서갔으나 피니시블로를 터뜨리지 못해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연장으로 끌려가 21홀까지 피 말리는 접전을 거쳐야 했다. 안병훈은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리드를 잡는 것을 시작으로 2번홀을 파, 4번홀을 버디로 계속 따내 3홀차 리드를 잡으며 기세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지글러는 5번홀에서 이글을 잡아 반격에 나선 뒤 6번홀에서 안병훈의 보기로 또 한 홀을 추격, 1홀차로 따라왔다. 안병훈은 8, 9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리드를 다시 3홀차로 벌린 뒤 10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홀을 내줬으나 곧바로 11번홀 버디로 손실을 만회하며 3홀차 리드를 되찾았다.
하지만 안병훈은 승리를 굳힐 찬스에서 또 다시 흔들렸다. 12번홀 더블보기, 13번홀 보기로 두 홀을 잇달아 뺏기며 다시 한 홀차 박빙의 상황이 된 것. 이어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2홀 남기고 2홀차로 앞서며 남은 두 홀에서 한 홀만 비겨도 이기는 절대 유리한 입장이 됐지만 또 다시 승부를 끝내지 못했다. 17, 18번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저질러 모두 파를 잡은 지글러에게 동점을 허용하고 만 것.
뼈아픈 역전패로 향하는 분위기였지만 그에겐 캐디로 함께 나선 아버지 안재형이 옆에 있었던 것이 그에겐 큰 힘이었다. 서울올림픽 탁구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딴 승부사 출신인 안재형은 아들이 일대 고비에서 실망하지 않도록 격려했고 아들은 끝내 그에 화답했다. 플레이오프 1, 2번홀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들어간 3번째 홀에서 지글러가 세컨샷으로 그린을 놓친 뒤 안병훈은 그린 한복판에 볼을 안착시켜 투펏 파를 확보했고 지글러는 칩샷에 이어 롱 파펏을 미스한 뒤 곧바로 항서를 썼다.
올해 17세인 안병훈은 6세때 아버지 안재형씨를 따라 드라이빙 레인지에 갔다가 골프를 시작했고 7세 때부터 토너먼트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안군은 3년 반 전 아버지와 함께 플로리다로 이사가 본격적으로 골프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올해 AJGA(미 주니어골프협회) 롤렉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준우승, 웨스턴 아마추어에서 8강까지 오른데 이어 최고권위의 이 대회에서 4강까지 오르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어머니인 자오즈민은 한때 세계랭킹 1위였던 중국의 탁구 수퍼스타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복식 은메달, 단식 동메달을 따냈고 현재는 중국의 취안톈퉁 유한공사 대표이사와 옴니텔차이나 대표이사를 맡아 여성 기업인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안병훈은 플로리다 브래덴턴의 브래덴턴 프렙 아카데미에 재학중이며 US 버클리 진학이 예정돼 있다.
<김동우 기자>
안병훈이 플레이오프 첫 홀인 19번홀에서 승부를 연장시키는 파 퍼팅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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