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 동안 공식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가 예측보다 괜찮은 수치를 나타냈고 동시에 뉴욕 증시의 시세가 상승의 행진을 보이고 있어 침체 바닥치기와 경제회복에 대한 논의가 솔솔 나오고 있다.
7월 29일에 12개 지방조직을 통해 전국 경제상황을 발표한 연방준비 은행의 베이지북은 “침체는 힘을 잃어가고 경제는 안정화되기 시작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8월 3일 타운미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가 “구제의 단계에서 재건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라고 역설했다.
연방준비 은행이나 재무장관, 오바마 대통령 자신까지 모두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혹심했던 경제위기가 완전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몰라도 2009년 중반을 조금 넘긴 지금 바닥을 치고 있고 회복의 기틀이 마련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경제 바닥치기의 근거는 크게 3분야로 나뉜다. 2007년 경제위기의 발단으로 간주되는 주택시장, 경제위기의 핵심인 금융시장이다. 경제 바닥치기를 주장하는 첫째 근거는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가 안정되어 가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는 현상이다. 가장 유력한 주택 가격지표인 스탠다드 & 푸어/ 실러 가격 지표(Standard&Poor’s Case/Shiller Price Index)가 단독주택가격이 계속 끝을 모르고 하락하다가 4월에서 5월에 2006년 이후 처음으로 0.5% 상승하였다는 낭보를 전했다.
그리고 신축주택 판매와 기존주택 판매가 5월에서 6월에 각각 11%와 3.6%으로 올라 지난 9년 동안의 기록을 나타낸 것은 거품 폭발의 수렁을 헤매던 주택시장이 이제 바닥을 치고 안정의 기미를 보여 준다는 주장이다.
둘째, 금번 경제위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어느 정도 안정의 조짐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증시의 시세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다우 존스 지수가 지난 몇 주 동안 상승세를 보여 9,500대에 도달했고 은행들의 파산도 크게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경제 바닥치기를 나타내는 증거라는 주장이다.
셋째, 무엇보다 국민경제의 중심지표인 GDP가 2008년 3/4분기 이후 -2.7%, -5.4%, -6.4%로 내리막길을 달리다가 2009년 2/4분기에는 예측보다 나은 겨우 -1.0%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며 실업률이 6월 9.6%에서 7월에 조금 낮아진 9.4%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경제침체가 이제는 바닥을 쳤다는 증거라는 주장이다.
오바마는 대통령에 취임한 즉시 2가지의 경제위기 극복정책을 단행했다. 하나는 금융구제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경기 진작정책이다. 아직 이 정책이 뚜렷한 효과를 나타내기에는 얼마의 기간이 소요되겠지만 오바마의 경제위기 극복정책으로 말미암아 더 심연으로 빠질지 몰랐던 침체가 바닥을 치고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는 논평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들 정책이 일부 보수주의자들의 ‘사회주의지향 정책’이라는 비판과 같이 엄청난 규모의 정부간섭과 예산을 퍼 부은 것이기 때문에 천문학적 숫자의 적자가 가져 올 세금인상과 고 인플레이션의 우려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악성 경제위기의 현황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감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고 더 나아가 침체 바닥치기 주장의 근거인 경제지표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심사숙고해야 할 심각한 측면이 있다는 비판의 소리도 있다.
비판의 소리 하나는 주택시장의 안정 조짐은 환영할 일이지만 주택시장의 거품폭발과 기타자산의 붕괴로 인하여 미국 가정이 천문학적 수치인 14조 달러의 부를 상실하였기 때문에 부 상실의 역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 상실의 역효과는 자연히 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일반소비의 감소를 초래하고 경제성장을 저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실업율의 내막을 보면 9.4%의 실업자중 장기실업자가 전체실업자의 3분의 1이 넘고 20세-24세 청년실업자의 수가 35%를 차지한다고 하는 매우 어두운 면이 있는 것이다.
오바마의 경제위기극복 정책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여 낙관론자들의 침체 바닥치기주장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기에는 앞으로 적어도 금년후반과 내년초반까지 경제의 추세를 관망해야 할 것이다.
백 순 / 연방 노동부 선임경제학자. 글로벌 소사이어티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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