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for the Soul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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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ghest truth cannot be put into words.
Therefore, the greatest teacher has nothing to say.
She simply gives herself in service.
가장 높은 진리는 말로 담을 수 없다.
그러므로, 가장 훌륭한 스승은 할 말이 없다.
그녀는 다만 스스로를 제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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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求道]의 길을 걷는 영혼의 순례자가 덕망 높은 스승을 찾아 옵니다. 제게 불을 밝혀 주십시오. 그렇게 간곡히 청을 올리고 이제 수도 생활에 들어 갑니다. 한 달 두 달 또 몇 달, 그리고 일 년 이 년 또 몇 년이 가랑비에 속옷 젖듯 서서히 흐릅니다. 하지만, 순례자는 아직 한 마디도 스승으로부터 들은 말이 없습니다.
묵언 가운데 간간이 들리는 고요한 외침을 감지 못한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단 한 마디 내림 말 없는 게 어떨 땐 좀 야속하기도 합니다. 참다 못한 어느 날 드디어 감히 여쭙니다.
끝내 한 말씀도 안 하실 생각이신지요?
양미간에 인자한 미소를 담은 스승이 마침내 입을 엽니다. 난 줄곧 말하고 있었다. 네가 아침 저녁으로 나에게 밥상을 차려 오면 난 그걸 맛있게 받아 먹었고, 새벽과 밤 내 잠자리를 돌보는 너에게 난 늘 얘기하지 않았더냐?” 비로소 온몸에 함박웃음을 안고 자리를 뜨는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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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ghest truth cannot be put into words.
Therefore, the greatest teacher has nothing to say.
He simply gives himself in service.
가장 높은 진리는 말로 담을 수 없다.
그러므로, 가장 훌륭한 스승은 할 말이 없다.
그는 다만 스스로를 제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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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ymoron’[옥시모~론]이란 말이 있습니다. 서로 상치되는 단어들이 합성된 ‘모순 어법’(矛盾語法)이란 말인데, 사실 거의 모든 진리가 바로 모순 그 자체이기에 알고 보면 거개 실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deafening silence’, ‘대~프닝 싸일런스’, 귀를 멀게 하는 침묵? 붓다가 연꽃 한 잎을 들어 보임에 가섭존자가 빙그레 웃습니다. 붓다의 ‘귀를 쩡쩡 울리는 침묵’을 알아들은 가섭이 환희의 미소로 답하는 모습이지요. ‘the sound of silence’, 침묵의 소리가 너무도 웅장했기에, 그 때 두 분 사이에 오간 내용은 이제 ‘open secret’ 즉 공개된 비밀이 된지 오랩니다.
There are times when silence has the loudest voice. 가끔 침묵이 가장 큰 소리일 때가 있다. 그렇습니다. 가장 긴요한 메시지는 오직 침묵으로만 전해집니다. 신[神]을 말로 풀면 이미 신이 아니죠. 도[道]를 도라 하면 그건 이미 도가 아니라던가요? 사랑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자비의 화신[化神]인 스승은 아끼는 제자에게 다만 침묵으로 자신의 전 존재를 부어 넣습니다. 말로 전할 경지를 이미 훌쩍 넘은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실체의 그림자를, 그것도 반쪽짜리 그림자만을 기껏 표상하는 말이 과연 뭘 전할 수 있으리오?
Do not speak unless you can improve the silence. 있는 침묵을 더 좋게 할 수 없다면 굳이 말하지 말라. 침묵을 더 좋게 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에 떠도는 말의 대부분이 허튼소리임을 아는 순간 침묵의 굉음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누구의 침묵보다 가장 소중한 건 바로 내 안의 침묵입니다. 그 침묵을 묵묵히 침묵으로 가리키는 분이 바로 참 스승입니다. 침묵 속에 숨은 신[神]의 속삭임을 들리게 하는 게 바로 삿 구루[SatGuru]가 베푸는 침묵의 가르침입니다.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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