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타코 대박 후 우후죽순
메뉴 다양화 ‘음식문화’바꿔
이 달 어느 목요일 저녁, LA 다운타운 일미 박물관 인근엔 젊은이들 50여명이 길게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혹 유명 팝 가수의 공연이라도 있는게 아닐까 싶어 둘러보니 낯익은 타코 트럭 한대가 서 있다. 바로 고기(Kogi)다. 줄 선 이들은 2달러 짜리 타코 한 개를 기어코 먹고야 말겠다는 결의에 찬(?) 표정들이었다. 그들이 지불하는 건 개당 2달러 정도지만 그 타코를 손에 넣기 위해선 자그마치 45분을 투자해야만 했다.
이처럼 열혈 매니아 층을 거느린 ‘고기 타코’는 LA에 새로운 야식 문화를 몰고 온 문화현상으로까지 해석될 만큼 단시간 내에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이처럼 고기 트럭이 주류사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이를 모방한 푸드 트럭들이 앞다퉈 ‘이 바닥’에 투신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갈비 BBQ’. 갈비를 넣은 타코라는 메뉴뿐 아니라 트럭 컬러와 상호 서체까지 비슷해 보여 블로거들은 이를 대놓고 이미테어터(imitator)라 지적하고 있지만 갈비는 푸드 블로거들의 나쁘지 않은 평판을 발판으로 성업 중이다.
제 2의 고기 타코 신화를 꿈꾸는 이들은 비단 ‘갈비’뿐 아니다. 현재 LA 일대를 누비는 푸드 트럭들은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어 현재 이름이 알려진 트럭만도 20여 개에 이를 정도다. 이 트럭의 수만큼이나 취급 음식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타코 외에도 샌드위치에서부터 컵케익에 이르기까지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하는 푸드 트럭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맛있는 트럭, 예쁜 트럭, 재밌는 트럭
참한 맛·순한 가격·깜찍 외양‘인기’
고기 타코의 대박 이후 LA 일대를 누비는 트럭의 수도 부쩍 늘었지만 음식의 종류가 다양해진 것이 더 큰 특징. 게다가 푸드 트럭이라고 해서 과거처럼 싸구려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이미 고기 타코 성공신화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오픈하는 푸드 트럭들은 아이템 그 자체는 일견 ‘서민적’이지만 유명 요리학교 출신의 셰프들이 진출하는 것은 물론, 식재료도 유기농과 친환경 농법을 이용한 야채를 쓰는 등 럭서리 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다보니 가격도 웬만한 레스토랑에서 사먹는 수준을 형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모두가 고기 타코의 영광을 재현해 대박을 낼 수 있는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푸드 트럭의 원조 ‘고기’타코
◇레츠 비 프랭크(Let’s Be Frank)
핫도그가 주 메뉴인 이곳은 유기농 쇠고기만을 사용해 젊은 층에게 반응이 좋다. 이 트럭은 컬버시티에 상주하며 베니스(Venice) 비치와 실버레익에도 일주일에 한번 찾아간다. 5.50달러. letsbefrankdogs.com
레츠 비
프랭크
레츠 비 프랭크의 핫도그
◇그린 트럭 온 더 고(Green Truck on the Go)
자그마치 10대의 트럭을 LA(8대)와 뉴욕에서 굴리고 있는 업계 재벌(?)인 그린 트럭은 트럭의 이름처럼 친환경 푸드 트럭이다. 그래서 메뉴 역시 친환경 음식들로 구성돼 있다. 인기 메뉴 햄버거지만 이외에도 치킨 부리토와 피시타코도 판매한다. 3~10달러선. greentruckonthego.com
그린 트럭
온 더 고
그린 트럭 온 더 고의 샐러드.
◇쿨하우스(Coolhau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이곳은 독일의 유명 현대건축가의 이름을 차용한 만큼 건축학적 영감을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 담았다고. 다양한 맛의 쿠키에 또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끼워서 먹는다. 3~3.50달러. www.twitter.com/coolhaus
쿨하우스
쿨하우스 샌드위치
◇아시안 퓨전 타코
고기 타코 이후 한국식 고기가 들어간 타코 트럭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갈비 BBQ’ 외에도 한인 단 김씨가 운영하는 ‘불 BBQ’(boolbbq.com)이 대표적인 코리안 퓨전 타코 트럭이며 이외에도 중국식 고기요리인 쿵파우 치킨 등을 넣은 ‘돈 차우 타코스’ 등도 있다.
갈비BBQ
불BBQ
◇마크드 5(Marked 5 )
이 집은 돈까스 버거가 유명한데 빵은 밀가루 빵이 아닌 쌀을 눌러 만든 밥빵이다. 돈까스 외에도 커리 치킨, 두부, 햄버거 패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5달러. marked5.com
마크드 5
◇스프링클스 모빌(Sprinklesmobile)
이름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바로 최근에 뜨고 있는 베벌리힐스 소재 유명 컵케익 전문점 스프링클스도 푸드 트럭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낱개로도 예쁜 박스에 포장해 줘 선물용으로도 안성맞춤. 개당 4달러로 가격은 결코 착하지 않다. www.sprinkles.com
◇바비스 Q(Barbie’s Q)
트럭 상호처럼 각종 바비큐를 식당보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브리스켓(brisket)을 비롯, 세인트 루이스 립(St. Louis ribs), 베이비 백 립 등이 인기 메뉴이며 여기에 콩과 코슬로 등을 사이드로 주문할 수 있다. 6~8달러. barbiesq.com
◇피시립스 스시(Fishlips Sushi)
스파이스 튜나 롤, 캘리포니아 롤, 크런치 롤 등 스시&롤 집에 가면 먹을 수 있는 대부분의 롤과 스시를 판매한다. 2.50~9달러.
fishlips-sushi.com
피시립스 스시
<글 이주현 기자·사진=LA 타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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