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올림픽라이온스 각막기증 운동
46년 어둠 조영숙씨 시력회복 감격
지속되는 경제 한파 속에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 답답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경제위기로 인한 역경과 사회의 그늘에서 고통 받고 힘들어하는 이웃들이 많고, 또 사랑과 나눔을 통해 희망을 쏘아 올리려는 노력도 많습니다. 한국일보 미주본사는 창간 40주년 특집 기획으로 사랑을 나누며 한 가닥 희망의 빛줄기를 비추는 스토리, 또 극한 상황에 처해 따뜻한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곳들을 찾아 소개함으로써 슬픔과 절망이 가득했던 얼굴에 행복의 미소가 번져가도록 희망의 씨앗을 퍼트리고자 하는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사랑과 희망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것을 믿으며, 이를 통해 온 세상에 희망을 찾아 선포하고 따뜻함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주변에 희망을 나누는 따뜻한 이야기, 희망을 필요로 하는 힘겨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보해주시면 시리즈에 적극 반영하고자 합니다.
각막이식수술을 받은 조영숙(앞줄 오른쪽)씨가 안덕화(뒷줄 왼쪽 두 번째) 마산무학 라이온스 클럽 회장, 정기용(뒷줄 왼쪽) 안과의 등 관계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나 감사합니다”
캄캄한 암흑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기적같이 비쳤다. 이달 중순 한국 마산시 합성동에 위치한 한 안과에서 일어난 일이다. 전날 각막이식수술을 받은 조영숙(59)씨의 눈에서 붕대를 떼어낸 순간 조씨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조씨는 무려 46년간을 ‘시각장애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어둠 속에서 살았다. 그랬던 그에게 ‘희망의 빛줄기’를 선사한 것은 바로 저멀리 태평양 건너 LA에서 날아온 천사 같은 한인들이었다.
조씨는 국제라이온스클럽 ‘LA 올림픽 라이온스클럽’(회장 홍우창)이 추진하는 ‘사랑의 각막이식 지원 사업’을 통해 무료로 각막을 이식받아 다시 가족과 친지, 그리고 세상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주인공이다. 이번 수술에 사용된 각막은 올림픽 라이온스클럽이 안구은행인 ‘티슈뱅크’에서 구해서 한국의 자매클럽인 ‘마산무학 라이온스클럽’에 보낸 것이다.
조씨는 13세이던 1963년 눈병을 앓으면서 왼쪽 눈의 시력을 잃기 시작했다. 곧바로 치료만 받았어도 회복이 가능했지만 워낙 어려운 시기였기에 치료시기를 놓치면서 오른쪽 눈으로만 불편한 생활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 5월 황반출혈이라는 병을 앓으면서 양쪽 시력을 모두 상실해 더 이상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됐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완전한 시력을 찾기 힘들다’는 진단뿐이었다.
절망과 좌절로 자포자기한 조씨에게 주변의 이웃들이 뜻밖의 소식을 전했다. 바로 올림픽 라이온스클럽이 한국에서 펼쳐온 ‘무료 각막이식수술’로 이것이 그에게 한 가닥 희망이 됐다.
조씨는 마산무학 라이온스클럽과 공동으로 각막이식수술 사업을 하고 있는 마산의 한 안과를 찾았고, 조씨의 딱한 사정을 접한 올림픽 라이온스클럽은 기꺼이 각막을 지원키로 하면서 안과측이 오른쪽 눈에 대한 치료도 병행, 결국 양쪽 시력을 모두 회복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조씨의 아들 안홍태(35)씨는 “앞을 보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각막이식수술은 세상을 다시 얻는 기쁜 일”이라며 “이를 가능하게 해주신 미주 한인들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홍우창 올림픽 라이온스 회장은 “한 평생을 어둠 속에서 보냈던 조씨에게 희망을 전달할 수 있어서 큰 보람”이라며 “경제위기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각막 기증을 숙원 사업으로 여기고 더 많은 이웃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975년 창립, ‘시력 우선 사업’을 통해 백내장, 녹내장 치료를 지원해온 LA 올림픽 라이온스 클럽은 2006년부터 본격적인 각막 이식수술 사업을 지원해 지금까지 서울, 마산, 충청남북도 등 한국 시각장애인 54명에게 삶의 빛을 전해왔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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