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성장로교회가 최근 ‘청교도정신 회복 대장정’이라는 이색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프로젝트는 세계를 강타한 현 경제 위기의 주범이 모두의 마음 깊이 자리잡은 ‘탐욕’이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정직, 근면, 절약, 박애, 직업 소명의식 등으로 대표됐던 청교도들의 건국정신으로 돌아가도록 미국민들을 깨우는 것이 미국의 살 길이라는 절박한 인식에서 출발했다. 교회가 설립한 비영리재단 ‘TCCD’가 한인사회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주관하는 대장정은 교인들을 훈련시켜 각 지역으로 보내 만나는 이들에게 브로셔를 나눠주고 퓨리탄을 배울 수 있는 웹사이트(www. DiscoveringPuritan.org)로 초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종의 뿌리찾기 운동인 이 프로젝트는 이 교회가 위치한 브레아시의 관계자들로부터도 크게 환영받고 있다. 신원규 담임목사는 기업들의 스폰서를 받기까지 교회가 많은 희생을 해야 하는 사역을 시작한 이유를 “미국에 진 사랑의 빚을 갚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2 사역에 지친 이민 목회자들을 위해 무료 수양회를 개최하는 등 작은 교회 돕기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나성영락교회는 지난 20일 무려 30만달러의 장학금을 목회자 자녀 300명에게 나눠주었다.
6년째 계속된 이 프로그램은 편부모 슬하 자녀 등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을 선발해 오는 8월 19만달러 규모로 시행될 예정인 ‘영락장학금’과는 별개이다. 이 교회는 지난 1월에도 5년째 계속된 ‘지역을 섬기는 프로그램’을 통해 55개 비영리 단체들에게 총 30만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해 섬김의 모범을 보였다. 수혜 대상에는 청소년단체, 상담기관, 노숙자사역단체 등이 고루 포함돼 나성영락교회가 사랑의 실천과 커뮤니티 살리기에 갖는 관심의 정도를 짐작하게 했다.
#3 성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은 최근 일일 바자를 실시했다. 여러 신심단체 회원들은 화씨 100도를 웃도는 인랜드 지역의 가마솥 더위 속에서 생필품, 성물, 밑반찬 등을 파느라 이마에 흘러내리는 비지땀을 연신 닦아내면서도 즐거운 얼굴이었다.
교회 내 사역에 필요한 기금을 모으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 이날 만들어진 수익금 약 2,500달러는 빈곤에 찌들대로 찌든 수단 어린이들을 돕는 ‘미주 아프리카 희망후원회’에 전달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천하게 살고 있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작은 마음으로 수개월 동안 행사를 준비했다”는 것이 성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4 교인 50명 가량으로 미자립 상태인 남가주리디머교회는 작년 가을 첫 예배에서 나온 헌금을 아프리카 선교비로 보낸 데 이어 올 2월 창립예배에서는 라티노 학생 등에게 3,000달러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그후에도 어려운 경제로 신음하는 한인들을 위해 컴퓨터 프린터 잉크를 리필해 주는 사역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우리가 필요한 데 다 쓰고 나면 어려운 형제자매들과 나눌 것이 없다. 먼저 섬김을 실천하고 나면 하나님께서 채워 주실 것”이라는 것이 일견 바보스러워 보이는 이 일을 하는 이유다.
고통 받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고난의 계절’, ‘나눔의 복음’으로 사회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교회들이 늘고 있어 참 반갑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의 필요에 눈이 가리워 이웃들의 아픔을 보지 못하는 신앙공동체가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우리 교회는 아직 너무 작아서…”라고 말하는 목회자나 평신도 리더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랑의 실천은 대형교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밸리의 한 작은 교회는 강단꽃을 없애고 재활용품 수집과 반찬 판매를 해 장학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이 된 후 하나님을 만나 장애인 선교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의 안요한 목사가 이청준씨의 펜을 빌려 자신의 삶을 소설화한 베스트셀러 ‘낮은 데로 임하소서’에서 했던 한 마디를 모든 교회들은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다.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나눌 것이 있었다.”
그렇다! 문제는 마음이다. 어둠을 탓하지 않고 자기 몸을 녹여 어둠을 밝히는 촛불 같은 아름다운 교회들이 이 땅에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장섭 종교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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