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인근 산속 폭포·수영장 피서법
▶ 참나무 숲, 이끼 바위… 산길따라 주말 소풍
본격적인 여름 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는 싱싱한 초목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맑고 차디찬 시냇물이 콸콸 흘러넘치는 산골을 찾아서 심신에 낀 때와 피곤을 씻는 것이 최상이다. 강우량이 적은 LA 지역에서 큰 폭포나 수영하기 좋은 넓은 계곡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지만 높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폭포가 되어 떨어지고 크고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 곳곳에 있다. 올해는 지난 봄 가뭄으로 인해 흐르는 물의 양이 예년에 비해 적지만 그래도 한여름 더위를 피하는데 계곡이나 폭포만큼 좋은 곳도 찾기 힘들 것이다. LA에서 멀지 않고 차에서 내려서 많이 걷지 않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자연 계곡 수영장’(Nature Swimming Holes)들로 계곡 여행을 떠나보자.
# 말리부크릭 주립공원-‘록 풀’
LA 카운티에서 가장 큰 주립공원 중 하나이다. 샌타모니카 마운틴 국유림(Santa Monica Mountains National Recreation Area)에 있는 이곳은 LA 한인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연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TV시리즈 ‘매시’(MASH)의 촬영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이곳은 남가주 대부분의 언덕들이 구릉이 완만하고 소나무나 바위보다는 초목으로 우거진 낮은 언덕을 형성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의 산악지역처럼 사암과 화산암 암반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으며 선사시대에 살았던 인디언들이 만들어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석굴과 각종 석조물들도 많이 있다.
이곳에는 수영을 할 수 있는 계곡이 여러 군데에 있는데 일단 메인 주차장에서 비지터센터로 들어가는 트레일 중간에 시원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계곡류를 만난다. 다시 비지터센터에서 시작되는 웨스트 트레일을 올라가면 말리부크릭 계곡류가 만들어낸 ‘록 풀’을 만난다. 시원한 샌타모니카 마운틴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물에 몸을 담그고 수영을 즐긴다. 바위 사이로 가재, 올챙이, 어린 송어들이 재빠르게 움직이는데 이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말리부크릭 주립공원에는 50여개의 가족 캠핑장과 60명이 즐길 수 있는 그룹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에 수도(온수), 샤워, 화장실, 바비큐, 테이블, 캠프파이어 피트(pit)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주말에는 예약이 쉽지 않다.
주중에는 지금도 예약이 가능하다. 예약은 리저브 아메리카(reserve america.com, 800-444-PARK)를 이용한다. 피크닉도 할 수 있는 공원의 하루 사용료는 차량당 8달러이다.
*가는 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칼라바사스까지 간다. 이 곳에서 나오는 Las Virgenes Rd.에서 내린다. 좌회전(남쪽 방향)해서 말리부 쪽으로 향하면 산 중간지점에 공원이 나온다.
*주소: 1925 Las Virgenes Rd. Calabasas, CA 91302
*문의: (818)880-0350
말리부 크릭 주립공원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방문객들. 스위밍 홀은 비지터센터에서 시작되는 트레일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
# 이튼 캐년(Eaton Canyon)
남가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를 지니고 있는 곳 중 하나이다.
지난 우기 가뭄으로 폭포의 수량이 우려되어 문의를 했더니 다행히 아직도 많은 양의 물이 계곡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적한 등산로를 따라 산을 오르면 다가오는 우거진 숲 사이로 자연의 정취가 새록새록 솟아나는 곳이다.
시냇물 소리 따라 산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곳인데 등산로 끝에서 만나는 시원한 폭포에서 수영을 하면서 피크닉도 즐길 수 있다. 폭포로 시작되는 트레일은 이튼 캐년 네이처센터에서 시작된다. 184에이커 공원 가운데 자리 잡은 네이처센터에는 각종 전시물이 들어찬 상설 전시관 외에 전문가의 협조로 실시되는 야외 프로그램도 많다.
이중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열리는 패밀리 네이처(Family Nature)는 자원봉사 리더를 따라서 자연학습을 겸한 하이킹으로 지난 10년간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전시관에는 이 지역에 서식하는 동·식물과 광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조그마한 기프트 샵도 있다. 센터 주위는 피크닉장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10여개의 테이블이 자리를 잡고 있다.
폭포로 가는 이튼 캐년 등산로(Eaton Canyon Trail)는 네이처센터 인근 팍 로드(Park Rd.)에서 시작되는데 이 길은 소방도로로 일반 차량은 다니지 못하는 비포장도로다. 잠긴 게이트를 지나면 시냇물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며 계곡바닥을 건너 북쪽으로 길이 뻗어 있다. 등산로는 계곡을 끼고 거슬러 올라간다. 몇 차례 물을 건너다보면 신발을 적시게 된다.
이튼 캐년은 하반은 넓은데 줄기는 좁은 편. 잡목과 포플라 나무들이 군데군데 서 있다. 샛길 같은 것이 나와 길을 잘못 들기 쉬우니 시냇물을 벗어나면 안 된다.
공터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서쪽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이튼 폭포가 나타난다. 양지바른 폭포수 밑에서 점심을 들며 즐기다가 가던 길로 돌아온다. 폭포까지는 1.5마일 정도 하이킹을 해야 한다.
*가는 길: LA에서 2번 프리웨이 노스로 타고 가다 패사디나로 향하는 210번 풋힐 프리웨이를 이스트를 바꿔 탄다. 알타데나(Altadena Dr.)에서 내려 북상하면 뉴욕 드라이브를 지나서 공원 입구가 나타난다.
*주소: 1750 N. Altadena Dr. Pasadena, CA
*문의: (626)398-5420, www.ecnca.org
시원하게 계곡으로 떨어지는 이튼 캐년 폭포.
# 스터티반트 폭포
남가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 중 하나로 아케디아 챈트리 플랫(Chantry Flat) 캠핑장 인근에 있는 유명한 폭포이다.
절벽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이곳은 물길이 센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폭포가 떨어지는 바위 사이로 이끼들이 끼어서 더욱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폭포는 특히 주말에 인기가 높아 폭포수 밑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폭포가 만들어내는 무지개를 보면서 시원하게 한나절을 보낼 수 있는 곳인데 LA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신선한 감동을 준다. 주위에 우거진 참나무 숲과 앨더나무 숲 그리고 온갖 야생화가 앙상블을 이뤄 도시생활에 찌든 마음을 깨끗하게 순화시켜 준다.
인근에는 사이즈는 작지만 아주 깊은 자연 수영장 허밋 폭포(Hermit fall)도 있다.
*가는 길: LA에서 210번 프리웨이를 타고 가다가 아케디아(Arcadia)시에서 나오는 Santa Anita Ave.에서 내려 북쪽으로 향한다. 길은 곧 꼬불꼬불 산길로 변한다. 산길로 6마일 정도 가면 챈트리 플랫 캠핑장 사인이 나온다. 여기서 차를 세우고 1마일 정도 폭포로 안내하는 표지판을 따라 가면 도착하게 된다.
폭포를 만나면서 하이킹도 즐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다.
# 몬로비아 캐년 폭포
깊은 숲의 낭만과 그 속의 적막함, 바위를 타고 떨어져 부서지는 폭포의 힘찬 물소리… 자연의 아름다움은 도시에서 반드시 멀리 떨어져 있지만은 않다. 샌개브리얼 마운틴(San Gabriel Mountains)에 있는 30피트 높이의 이 폭포는 남가주에서 가장 짧은 하이킹으로 만날 수 있는 폭포이기도 하다.
패사디나와 몬로비아 그리고 코비나 지역을 이으면서 병풍처럼 둘러있는 샌개브리엘 산맥은 문명과 야생이 만나는 분수령이다. 몬로비아 캐년을 방문할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수년 전 오픈되기까지 거의 50년 동안 일반의 출입이 금지됐던 벤 오버터프 트레일(Ben Overturff Trail)과 또 하나는 몬로비아 폭포.
이 곳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나 간단한 산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폭포를 돌아보는 트레일이 적절하다. 왕복 1.5마일 코스는 산의 정취를 한껏 맛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고 있다.
가파르지는 않지만 쉽지도 않은 언덕길을 오르면서 만나는 몬로비아 폭포는 요세미티 등에 있는 유명한 폭포에는 견줄 수 없지만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 등을 생각하면 한번쯤 찾아볼 만한 곳이다.
사막지대 남가주에서는 이 곳처럼 물이 있는 자연의 경치가 흔치 않기 때문에 주말에는 사람이 꽤 붐빈다. 주중에 시간만 낼 수 있다면 풍요로운 자연의 경치 속에서 조용한 명상이 가능한 곳이다.
*가는 길: 패사디나에서 210번 프리웨이 동쪽 방향으로 가나다 Myrtle Ave.에서 내린다. 이길로 몬로비아 다운타운을 지나 계속 산쪽으로 향하면 주택가를 지나서 Monrovia Canyon Park 사인을 보게 된다. 주차료는 5달러.
*주소: 1200 N Canyon Blvd. Monrovia, CA
*문의: (626)256-8282 www.monroviacanyonpark.org
몬로비아 캐년 폭포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 계곡 수영장 주의점
1. 일부 ‘스위밍 홀’들은 가을이 되면 물이 말라 수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방문 전에 국유림관리국(626-574-1613)에 전화해 현재 상태를 알아봐야 한다.
2. 이번에 소개된 자연 수영장들은 일반인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기 때문에 주말이면 인파가 몰려들고 주변에 쓰레기도 많이 발견된다. 초자연의 조용한 경치를 원한다면 좀 더 깊은 산 속으로 하이킹을 해야 한다.
3. 바위에서 다이빙을 하는 청소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금물이다. 말리부 크릭 주립공원의 경우 여름 내내 다이빙을 하다가 부상을 당한 사람이 매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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