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에 말잘하고 흑백을 사리에 맡게 잘 따지고,때로는 정의의 사도로서 사자후를 토해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하루는 집으로 저녁초대를 했습니다. 역시 명불허전, 그분의 이야기를 하도 흥미진진하게 듣느라고 시간가는지도 몰랐습니다. 이윽고 손님이 벽시계를 보더니 자리를 뜨겠다고 했습니다. 헤어지는 아쉬움을 갖고 문으로 배웅을 하자니 왠걸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너무 늦었고, 비도 오니 우리집에서 자고 가라고 권했고 그분 잠시 생각하는듯 하더니 그리하마 했읍니다. 그래서 나는 그분을 손님방으로 안내했읍니다. 집안에 불을 끄고 문단속을 하다보니, 손님은 없고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나는 그분이 생각이 바뀌어 간다고 인사도 없이 갔구나 하면서 문을 잠그고 잠을 청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늦게, 이시간에 누군가 싶어 문을 열니 아 글쎄 그 손님이 비에 흠뻑 젖어 문에 서 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어찌된것인가 물었더니 잠을 자려니 파자마가 없어서 집에서 갖고 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나는 입을 못 다물고 그만 어지러워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쳇, 파자마없이 그냥 자던지 파자마를 입지 않으면 잠을 못자면 그냥 집으로 가서 잘것이지 비 흠뻑 맞으면서 파자마를 갖고 우리집에 왜 오노?”
여기까지 얘기하면서 내가 좌중을 돌아보면서 외골수로만 생각하는 사람보면 누가 연상되느냐 하고 제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모여있던 사람들이 합창하듯 소리쳤습니다.
“도깨비나라 국회의원”
그러더니 이왕 글쟁이가 이야기 끄집어 냈으니 다음글을 써보라 해서 지금 펜대를 들고 있습니다.
한심당의 원내대표 안딸딸의원이 비정규직문제, 언론 겸용문제등의 협상이 진전이 막혀버리자 잔뜩 화가 나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우왕좌왕당의 국회의원이란 계집들,놈들이 국회를 똥칠하고 있소”
그 다음날 우왕좌왕당의 국회의원들이 국회단상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머리에 두른 띠에는 여러 글들이 어지럽게 쓰여있었습니다.
“한심당의 안딸딸의원은 사과하라” “안딸딸의원은 사퇴하라” “한심당은 국회파행을 책임져라” 등등하면서 말입니다. 뿐만아니라 우왕좌왕당의 이핏대 의원및 75명의 의원이름으로 안딸딸의원을 국회의원 품위를 떨어뜨렸다고 국회윤리위원회에 고소장을 접수시켰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다음날 시민단체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본부 회장’이자 우즈베키스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하헬레 교수가 국회의사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한자사전 즉 옥편을 보면 여자(女子)라는 여(女)자는 (계집녀)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목사를 달리 부를때 쓰는 성직자(聖職者)의 자(者)는 (놈자)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여(女), 자(者)라고 쓰면 참되고 계집,놈이라고 우리말을 쓰면 “비하”니 “못된말”이니 하는 것은 사대주의적 발상입니다.
나는 한심당의 안딸딸의원의 계집들,놈들의 말이 지극히 순화된 우리 고유의 말로 사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나는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에 적극 호응으로 받아드립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 TV 뉴스시간에 그 뉴스가 나온 다음 이어서 안딸딸 의원이 이핏대 의원및 75명 우왕좌왕당 의원들을 “명예훼손및 정신적 피해보상”으로 서울지방 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시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고 자꾸 사건을 에스컬레이트되고 있었습니다. 그다음날,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는 여러단체의 수천명의 항의데모대가 모여있었습니다. 전교조는 물론 우리말 정화 운동본부, 언어뿌리찾기운동본부, 잃어버린 10년 회복 운동본부 등등 여러 이름의 NGO들이었습니다.
“어용교수 하헬레는 물러나라 물러나라” “안딸딸 의원의 똥칠하는 말 사용 사과하라”
“한심당 국정운영 한심하다 한심하다”
어..어..그런데 느닷없이 구호가 바뀌고 있었읍니다.
“이마팍 대통령은 물러나라 물러나라”
그리고 또 기동경찰의 바리케이트 앞에서 열댓명이 머리를 깍고있었습니다
미용사들은 무엇먹고 살라고들 그러는지 쯧쯧…. 여기까지 쓰고 물대포, 죽창, 바리케이트 버스를 자빠트리기.. 어떻해 쓸까 생각중인대 “때르릉” 하고 전화가 왔읍니다
“아 여보세요”
“야, 이새끼야, 너 미국놈이지?”
“네, 미국시민권자이기는 하지만…”
“야 니가 무슨권리로 남의나라에 대고 배 나와라 감 나와라 하는 거냐 응. 너 네티즌 한테 한번 뜨거운 맛을 보아야겠어 응…”
“아님니다,아님니다, 그만 펜을 놓겠음니다”
휴 휴 공연히 큰일 날뻔 했네…그런데 순간 전화에 문자가 떴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건 또 누구야, 언제 또 내가 글 쓰는것 알고 있는거야. 참 뭐가 뭔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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