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대학입시 하버드 연수’
사립대 학생선발 기준 제시
대학 진학을 준비중인 학생의 부모라면 누구나 대학들의 입학사정 방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무엇을 기준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인가. 주변을 살펴보면 너무 많은 얘기들이 있어 어느 것이 정답인지 궁금증만 커진다. 물론 그 같은 얘기들이 유해하거나,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 맞는 내용도 아니다. 지난 달 21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하버드 대학에서는 유명대학 입학사정 담당자와 입시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입시 하버드 여름 연수’ 프로그램이 열렸다. 입학사정 절차, 조기지원, 학력고사, 재정지원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 이 행사에 참가했던 사래이(Sarai Goo 구 맵스4 칼리지(MAPS 4 College) 대표를 통해 사립대학 지원자들이 알아두면 유익한 입학사정에 관한 주요 내용을 알아봤다.
유명 사립대학들은 지원자의 성적은 물론, 개인의 인성이나 성격 등도 중요한 사정기준으로 활용한다.
■ 숫자가 아닌 것들도 중요하다
입시철이 되면 각 대학에는 수 만장의 지원서가 밀려온다.
입시 사정관들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대학이 제시한 조건에 맞춰 나름대로 신중하게 지원들을 살핀다.
그런데 모든 지원서들이 최종 심사과정까지 올라갈 수는 없다. 단계별로 나누어 후보자를 좁혀가고, 대학이 원하는 후보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최종 심사위원회에서 당락의 판정을 내리게 된다.
그렇다면 처음에 무엇을 볼까.
당연히 성적이다. 학교성적과 SAT 또는 ACT와 같은 표준시험 점수 등을 살핀다. 이는 기본적인 것으로 지원한 대학의 수준에 맞는, 그리고 그 대학의 학업수준을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는 학업능력을 갖춘 후보자들을 고르기 위함이다. 하지만 수치로 나타난 지원자들의 학업 수준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아이비리그 대학에 도전장을 내민 학생이라면, 자신과 실력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매우 뛰어난 경쟁자들이 가득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대학이 원하는 학생들을 솎아 내기 위해서는 성적 외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기준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그 기준은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격(personality) ▲사회봉사 ▲과외활동 ▲리더십 ▲체육특기 또는 대학과의 연관성 등이다. 즉 이같은 요소들이 지원자의 1차 심사과정에서 후보군을 줄여 나가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 깊이 있는 과외활동
많은 부모들이 과외활동을 다양하게 하는 것에 비중을 둔다. 물론 이것이 입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입학사정 책임자들은 다양한 것보다는, 깊이 있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부모의 선택이 아닌, 학생 본인의 결정에 의해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을 훨씬 높이 평가한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짐 밀러 브라운대 입학처장은 “자녀가 알아서 결정하고, 진행하도록 놔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모에 의해 억지로 과외활동에 참여한 것은 학생이나 대학의 입장에서 볼 때 별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스탠포드 대학 관계자도 “자신의 활동을 즐길 수 있어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즐거움 또는 기쁨이 없는 활동이라면 그 가치도 줄어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스스로의 결정과 행동을 통해 자신감과 열정, 목표의식을 가진 건강한 학생을 대학은 원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결국 이를 위해서는 그 만큼 알차고, 깊이 있는 활동이 겉만 맴돈 여러 개의 활동보다 훨씬 가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생동감 넘치는 구체적 내용을
■ 에세이와 추천서
이 두 가지는 학생이 제출한 지원서를 보조해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여전히 그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겉만 잘 포장하려고 한다.
릭 쇼우 스탠포드 대학 입학담당 책임자는 “에세이는 ‘나는 누구인가’를 보여주는 자신의 거울이 돼야 한다. 지원자의 열린 세상을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결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조언했다.
사래이 구 대표도 “한인 학생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은 물론 부모도 에세이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교사와 카운슬러가 만드는 추천서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번 행사에서도 대학관계자들은 추천서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다. 그 만큼 꼼꼼하게 살핀다는 뜻이다.
준비가 안 된 추천서는 한 눈에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해당 학생이 모범적이고, 매우 스마트한 우등생이란 식의 건조한 내용은 사정관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다.
이에 대해 구 대표는 “알찬 추천서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원서 작성을 위한 만남 보다는, 평소에 자주 대화를 나눔으로써 교사와 카운슬러가 그 학생에 대해 가지게 되는 다각적인 이미지와 느낌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추천서가 훨씬 생동감 넘치고 구체적인 내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하버드 대학에서 열린 대학입시 연수 참가자들이 만찬을 갖고 있다.
■ 이런 자세로 임한다
대학에 제출한 지원서는 고등학교 4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서 내용들을 검토하며,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실력은 어느 정도 되는지를 파악하게 된다.
하지만 수많은 지원서를 살펴보는 사정관들의 눈을 모으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가를 구체적이고, 정확히 전달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그러나 만약 자신의 우월성만을 강조한다면, 오히려 사정관들은 비호감적인 인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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