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 내 여름철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상품을 꼽으려면 단연 옐로스톤이다.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 자연의 보고, 미국 개척 역사의 살아있는 표본 등 수많은 수식어가 붙어 있는 옐로스톤은 LA에서 1,007마일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여행을 계획하기는 쉽지 않다.
성수기에 숙소를 예약하기가 쉽지 않고 한국식당을 거의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힘든 것이 바로 옐로스톤 관광이다.
주변에 대형 도시가 없어 비행기보다는 자동차를 이용해서 여행을 해야 하는데 기름 값이 만만찮은 요즘에 장거리 자동차 여행은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은 LA 한인들은 관광사를 통해 단체 여행으로 옐로스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단체로 여행을 하다보면 많을 때는 50여명의 인원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불경기와 환률 그리고 신종독감 등으로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하는 여행객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관광객들의 여행 문화도 많기 향상됐기 때문에 사실 종전에 비해 단체 여행이 매우 쾌적해 졌다.
관광객 수도 팀 당 20~30명 정도로 적절하고 버스에서 자리도 서로 떨어져 넓게 잡고 앉기 때문에 서로 간에 프라버시를 지키면서 여행을 할 수 있다. 단체관광의 또 다른 이점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운전, 숙박, 식사, 관광일정을 모두 여행사가 알아서 해준다는 것이다.
지난 6월 26일 아주관광과 함께 3박4일 옐로스톤 단체 관광을 떠났다.
옐로스톤의 수퍼스타인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가이저. 옐로스톤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 모여 가이저가 하늘로 치솟는 모습을 관람한다.
국립공원 지정과 함께 자연스럽게 동물들의 보호지역으로 변하게 된 옐로스톤. 엘크 등 수많은 동물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협찬 : 아주관광
▲ 옐로스톤의 변모
옐로스톤은 지난 20여년간 다소 쇠퇴해 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88년 공원을 휩쓸고 간 산불의 상처가 아직도 공원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으며 일부 간혈천도 말라붙어 색깔이 하얗게 변한 바위들만 예전의 명성을 전해주고 있다. 공원 곳곳에서 도로 공사가 한창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10~20분간 도로에서 차들이 소통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불에 타 검게 그을렸던 황량한 산야에는 어김없이 새싹이 돋아났으면 지금은 20년산 젊은 소나무들이 부쩍부쩍 자라나면서 대화재의 아픔을 씻어주고 있었다. 일부 간혈천은 활동이 줄었지만 곳곳에 새로운 간혈천이 생기면서 돌고 도는 자연의 섭리를 알려주고 있다.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곳이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지층이 가장 얇은 곳’ 중 하나인데 이런 이유로 지형이 계속해서 바뀌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표면에서 40마일만 파고 들어가면 끓는 용암(magma)이 있기(일반적으로 지하 90마일 이상 들어가야 용암이 있다) 때문에 지형의 변화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1만여개 온천, 3백개 간헐천
태고의 신비 경탄
LA출발 - 솔트레익시티 관광-용암온천에 몸 풀어
공원 헤드쿼터 인근에 있는 맘모스 핫 스프링스. 옐로스톤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이다.
▲ 옐로스톤 이모저모
옐로스톤은 1872년 연방의회의 승인으로 제18대 그랜트 대통령이 지정한 세계 최초, 미국 최대의 국립공원이다.
세계 수많은 국립공원의 ‘틀’을 만들어 준 옐로스톤은 아이다호와 몬태나, 와이오밍 등 3개주에 걸친 220만에이커의 광활한 땅에 공원이 세워져 있다. 공원 안에는 3개의 강(스네이크, 옐로스톤, 미조리 리버)이 흐르고 있으며 1만여개의 온천과 300여개 간헐천이 흐르고 있다.
옐로스톤은 지난 200만년전과 100만년전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64만전에 발생한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지역이다. 용암으로 뜨거워진 지하수가 표면으로 넘쳐흐르면서 특이한 지형을 이루고 있는데 분출된 유황 온천수가 바위들을 노랗게 만들면서 옐로스톤이란 이름도 붙여지게 됐다.
국립공원 지정과 함께 자연스럽게 동물들의 보호지역으로 변하게 됐으며 사슴, 무스, 흑곰과 회색곰, 늑대, 들소, 산양은 물론이고 1,000파운드나 나가는 버팔로들이 떼 지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동물들의 천국으로도 유명하다.
1,000마일이 넘는 하이킹 트레일이 조성되어 있으며 계곡과 강에는 송어를 낚는 강태공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옐로스톤은 1년내내 공원을 오픈하지만 눈이 오는 10월부터는 일부 도로가 차단되는 등 관광이 힘들기 때문에 여름인 지금 방문해야 한다. 한인여행사들도 9월말까지만 관광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 관광 첫날
3박4일의 옐로스톤 관광은 2일과 3일에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첫날과 마지막날은 주변 관광과 이동 등으로 일정이 마무리된다.
첫날 아침 6시30분 LAX에 집합, 8시45분 발 사우스웨스트 항공기로 솔트레익시티에 도착한 다음 20여명의 일행은 중식 후 몰몬 성전으로 첫 관광을 떠났다. 한인 선교사의 안내로 45분간 둘러보았다. 몰몬교는 유타를 포함해 아이다호, 몬태나 등 중서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단한 영향력을 미치는 종교로 몰론 성전은 관광은 한 종교단체를 알아보는 의미 외에도 미서부 개척 역사를 알아보는데도 한몫을 한다.
성전에는 각 개인 조상의 핏줄을 알아보는 시스템도 있는데 한인들에 대한 자료는 부족한 관계로 이름을 컴퓨터에 입력했지만 우리 조상의 자세한 내용은 찾기가 힘들었다.
성전 관광을 끝낸 버스를 아이다호로 달린다. 옐로스톤 주변의 아이다호와 몬태나 그리고 와이오밍 등 주는 한국의 강원도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일단 감자가 이곳의 대표적인 농작물이며 로키 산맥이 이 지역을 가로지르면서 뛰어난 경관을 방문객들에게 선사한다.
솔트레익에서 2시간 정도 달린 버스는 아이다호 포카텔로시 인근 천연 용암온천 ‘라바 핫 스프링스’(Lava Hot Springs)에 도착한다. 옐로스톤 자체가 화산지역으로 온천이 많기 때문에 옐로스톤 관광은 ‘온천 관광’(Hot Springs Tour)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첫날부터 무색무취의 미네랄 온천에 몸을 담그게 된다. 대부분의 한인 관광사들이 이 온천을 들리기 때문에 한인들은 매우 중요한 고객이다. ‘수건은 이곳에’라는 한글 안내문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100년이 넘은 최고 수질의 온천으로 피부병과 허리 통증에 최고라고 가이드의 칭찬이 자자한데 생전 처음으로 이마에 여드름이 나왔던 5학년 아들이 이 온천을 한 다음 여드름이 없어졌다고 신기해 한다.
이 지역은 물가가 저렴하기로도 유명하다. 아이다호 주요 도시의 2베드룸 렌트비가 500달러 선이라는 말을 가이드가 들려준다. 3학년 아들놈이 온천을 마치고 LA에서는 2달러가 넘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2개나 손에 쥔다. “1개에 1달러 밖에 안해요.” 2개를 사주는데 아깝지가 않다.
온천 후 첫날 숙박지인 포카텔로에 도착했다. 인구 수십만의 작은 도시라고 한다. 대형 샤핑몰을 중심으로 도시가 차분하게 조성되어 있는데 마치 LA 교외 도시 중 하나같다. 저녁은 스테이크 뷔페 스타일의 골든 코랄(Golden Corral)에서 푸짐하게 했다. 금요일 저녁이라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식당이 분빈다.
요리사가 식당 가운데에서 “미디움” “웰던” 등을 외치면서 스테이크를 잘라 준다. 1인당 10달러의 뷔페라고는 상상이 안 될 정도로 큰 사이즈의 고기 덩어리를 도막내어 접시에 담아준다. 아이다호는 비프의 육질이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뷔페에서 서브하는 스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기가 부드럽다. 아이들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스테이크를 게눈 감추 듯 먹어치운다.
첫날 숙소는 포카텔로에 있는 아메리텔 호텔. 미리 인터넷을 보고 호텔의 시설을 점검했는데 신축한지 10여년된 비교적 깨끗하고 시설이 좋은 곳이다. 우리 4식구는 여행사 측의 배려로 넓은 스위트룸에 들어갔다. 벽난로와 주방시설이 갖춰져 있어 안락하고 편안했다.
내일 본격적인 옐로스톤 관광을 기대하면서 잠자리에 들어섰다.
옐로스톤 주의 지도
도로에 곰 가족이 지나가는 것을 방문객들이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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