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앞마당은 보통집의 마당들과 아주 다르다. 미국의 개인주택 대부분의 앞마당이나 옆마당은 푸른 잔디로 덮여있고 꽃이나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야 화단과 상록수 등 관상목이 있게 마련이다. 22년이나 살아온 우리의 현재 집도 처음에는 그와 같았다.
그러나 십몇 년 전부터인지 아내는 별로 넓지도 않은 앞마당 잔디를 삽과 조그만 수동식 경운기로 파헤쳐 꽃밭과 채마밭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꽃가꾸기를 좋아했던 취미가 되살아났던지 봄부터 가을까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그의 일과다. 그래서 동네사람들이 산책 가다가 멈춰 서 철철이 피는 갖가지 꽃에 대해 이말 저말을 건네고 갈 정도로 다양한 꽃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우리집 마당에는 기화요초만 만발하는 게 아니라 갖가지 채소들도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아내의 주장으로는 밭을 가꾸면서 하나님의 섭리를 느낀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작디작은 오이씨 하나를 심으면 몇 천 배의 수확을 거두는데에서 창조주의 지혜와 능력과 사랑을 볼 수 있다는 해설이다. 오이씨뿐이랴. 상치, 배추, 파, 시금치, 토마토, 호박 등 모든 씨들은 생명을 품고 있어 땅에 뿌리기만 하면 햇볕과 비가 있으면 발아되고 자라서 우리의 미각을 즐겁게 해준다.
어려서 선산의 산지기 하던 사람의 집이나 절에서 먹던 음식이 맛있던 경험은 분명코 밭에서 금방 따온 채소들 탓이었을 것이다.
요즘 식료품 가게에 나오는 채소들은 아무리 빨리 운송된 것이라도 며칠 전에 수확된 것들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아침식사 직전에 따온 상치 맛이나 오이 맛과 비교될 수가 없다.
아내가 부지런히 채소를 기르는 이유는 여럿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채소가 제초제와 비료 등 화학물질에 오염되었을 뿐 아니라 때로는 살모넬라 등 세균까지 있을 수 있어 믿을 수 없다는 게 그 하나다.
우리집 밭에는 제초제도 안 쓰지만 화학비료도 안 준다. 자연적인 방법으로 병충해를 막는 방법을 쓴다. 채소잎을 먹는 달팽이 종류를 죽이기 위해서는 맥주를 낮은 그릇에 담아놓기도 했었다. 어떤 해에는 오이잎 등을 먹는 진딧물을 제거하기 위해 무당벌레를 몇 백 마리 사다가 마당에 뿌린 적도 있었다.
비료로는 잔디 깎은 것을 퇴비로 만들어 쓰기도 하지만 부엌에서 나오는 온갖 젖은 쓰레기를 강력한 믹서기에 갈아서 쓰기 때문에 화학비료는 쓰는 법이 거의 없고 쓰레기양도 줄일 수 있어 환경친화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닭똥 썩힌 것도 비료로는 훌륭하다는 것이 아내의 지론이다.
오이는 워낙 땅으로 기는 것이지만 밭도 넓지 않기 때문에 아내는 철사로 만든 토마토 버팀망을 몇 개 연결시켜 오이 탑을 만들기 때문에 오이를 서서 딸 수 있어 편하다. 아내에 비해 몹시 게으른 편인 나도 오이를 따는 것을 좋아해 그나마 공통관심사에 참여한다. 6월 중순에 하나 따고 여름이 깊어갈수록 매일매일 따는 것을 적다보면 잘 되는 해에는 1,000개 이상 수확을 보기도 하니까 여름 한 철 채소값이 안 들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최근 포스트지의 보도에 의하면 작년의 살모넬라에 오염된 시금치와 토마토 등의 사건과 청정재배에 대한 관심, 그리고 심각한 경제위기 때문에 집마당을 밭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단다.
또 미셸 오바마 여사가 백악관에 채소밭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자극받은 사람들도 있어서 종묘상들이 큰 호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밭을 가꾼다는 것은 육체의 건강에도 좋고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묵상하는 기회도 되어 영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아내가 잘 해주는 것을 먹기 때문인지 비교적 건강한 편이지만 나이 탓인지 여기저기 쑤시기도 하고 결리기도 한다. 아무리 자연식을 해도 질병과 사망의 굴레를 인간의 힘으로서는 벗어날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가 왕이신 왕국이 임할 때에 말로 “그 거민은 내가 병들었노라 하지 아니할 것이라 거기 거하는 백성이 사죄함을 받으리라”(이사야 33: 24)이라는 약속이 실현될 것이다.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 이러라”(계시록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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