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full of surprises!” 한국말로 이 표현을 하자면 “삶은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고 표현하면 될지.
한국말을 못하는 가족들과 미국에서 살며, 26년 전의 한국어 구사의 상태를 겨우 유지하며 이제는 퇴행해가는 기억력으로 나의 한국어 실력은 ‘창작의 형태’로 가고 있다고 표현하면 너무 큰 사치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이를 더하며 둔해지고 희미해지는 육신의 감각 속에 더욱 더 선명해져가는 경이로움이 있다면 창작되어지는 내 한국어 실력만큼 내 인생의 모습을 향해 창작하는 연출가의 메가폰을 높이 들고 진정 삶은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고 외칠 수 있는 담대함을 발견하는 힘을 보는 것이다. 다가올 삶이라는 작품의 미지수를 향해 던지는 ‘물음표’가 아닌 펼쳐지는 내 삶을 발견하고자 하는 담대한 ‘느낌표’를 던질 수 있는 연출가의 용기를 선언하는 것이다.
인생을 말하며 생각나는 단어는 ‘길’이라는 단어이다. 인생을 표현 한 여러 가지의 길이 있지만 그 중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은 잊혀지지 않는 ‘길’ 중의 하나이다. 이 시를 대하며 나는 언제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그리움으로 아쉬워하는 마음이 되곤 하며 그래서 내 삶에서 부딪히는 두 갈래의 길 앞에 언제나 가지 않을 길에 대한 연민은 가야 될 길의 선택에 두려움을 주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담대한 연출가의 경이로움을 안은 내 안에 소유하게 된 것은 ‘가지 않은 길’ 시의 마지막 부분인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내가 선택한 그 길이 나의 삶을 변하게 했다고 선포할 수 있는 당당함이다. 어떠한 길을 선택하든지 변화되는 삶의 길이 되었다고 자신할 수 있는 마음이 되는 것은 놀라운 힘이다. 정말 놀라운 것은 ‘삶’은 내가 살아간다는 행함으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품은대로 ‘거두어 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확의 날은 영원을 향한 문턱에 표시되어 있을 것이다. 놀랍고 신비로운 아름다운 날이라고. 우리는 날마다 그 날을 만나며 영원을 품은 마음으로 삶의 길을 가는 것이다.
이런 경이로운 힘을 발견하기 전 지나간 삶의 길을 돌아보며 그 때 다른 길을 택했다면 지금의 이런 상황은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후회로 내 가슴을 도려내던 경험이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2년 반 동안 병원에서 계실 때, 나는 내가 미국에서 사는 삶을 택했다는 것을 너무도 후회했다. 한국에서 아프신 아버지를 자주 찾아가 볼 수 없는 안타까움이 내가 선택한 삶의 길을 비관하는 마음이 되어 혼자 있는 시간을 울며 지내는 날들이 되었다. 멀리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저 삶에 순종하는 평안을 향해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 되는 것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양로원 봉사의 기회를 맞으며 지금 내 주위에 계신 노인들을 돌보아 드리는 것이 곧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편찮으신 아버지께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마음이 되는 놀라운 기쁨이 내 안에 찾아왔다. 그 마음을 엄마와 나누게 되었고 내가 혼자서 마음 아파할까 걱정하시는 엄마는 나를 위로하며 동생들을 비롯하여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엄마와 아버지를 돌보아주는 것은 나의 기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감사하는 엄마의 사랑과 더불어 ‘품은대로 거두어지는 삶의 길’을 보았다. 아버지의 편찮으심을 지켜보는 아픈 시간들을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채워가는 아름다움을 보게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내가 어떤 길을 택하고 걸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마음을 품고 나의 길을 걸어가는가가 중요한 것임을 알았다.
우리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품고 있다면, 내가 선택한 가야 될 길에 대해 충실하며 기뻐하는 마음의 한 부분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이것이 옳은지 저것이 옳은지, 이것을 해야 하나 저것을 해야 하나, 갈라진 두 갈래의 길 앞에 다가오는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 ‘거두는 삶’을 꿈꾸며 ‘영원을 품은 마음’을 담대히 결단하며 내어딛는 삶의 길이 되길 바란다.
그 결단의 길을 걸으며 만나는 삶의 굴곡의 경이로움 속에서 그 길을 이미 다듬어 주신 이의 영원을 품은 가슴에 담지 못할 안타까운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리고 감당치 못할 아쉬운 일들이 무엇이 있겠는가.
Life is full of surprises! 보배로운, 아름다운, 경이로운 것들을 예비하신 하나님 안에 마련해주신 놀라운 삶의 길을 발견하는 바램이 이루어가는 믿음의 길을 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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