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부유층 백인 학생 일색이었던 LA 지역의 사립학교들도 이제는 라티노나 아시안 등의 소수계 재학생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한인들의 사립학교 입학 역시 보편화되고 있다. 1년 등록비만 2만8,150달러가 되는 브랜트우드 소재의 아처 여중고교는 총 500명 학생 중에 110명 이상(23%)이 소수계로 최근 수년 동안 라티노나 아시아계 학생들이 크게 늘어났다. 한인들도 많이 재학하는 샌타모니카의 크로스로드 학교도 1,000여명 재학생 중 소수계 재학생 비율이 3분의1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고 이 추세로 가면 앞으로 3~4년 후에 40%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소수계가 늘어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문제는 한인 학생들의 경우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입학경쟁이 점점 가열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명문대 입학의 관문으로 여기는 명문 사립 중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한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매년 사립학교 입학시즌인 가을학기를 앞두고 벌써부터 ‘입학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한인 지원자가 크게 늘어나자 인종 간 비율을 내세우며 한인 학생수를 제한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LA 지역 인기 사립학교들은 자리 하나에 4~5명, 심지어 10명의 지원자들이 몰려 대학 못지않은 입학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수한 내신 성적은 기본이고 자기 소개서를 그럴 듯하게 쓰고, 추천서도 받아야 한다. 부모들도 자녀들의 입학을 위한 학교와의 인터뷰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낙타의 바늘구멍 통과’로 비유되는 사립학교 입학.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부유층 백인 학생 일색이었던 LA 지역의 사립학교들도 이제는 라티노나 아시안 등의 소수계 재학생들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 한인들의 사립학교 입학 역시 보편화되고 있다.
교사진·시설 등 교육환경 좋고
세심한 지도·네트워킹 등 장점
한인 경쟁률 높아 ‘입학 전쟁’
◆ 왜 사립학교인가?
가장 큰 이유는 물론 대학 진학률과 졸업률이 높기 때문이다.
전국 독립학교연합회(NAIS)에 따르면 사립고교 졸업생이 대학 졸업장을 받을 확률은 76.3%로 공립고 졸업생(38.1%)에 비해 2배에 달했다. 저소득층이나 소수 민족의 경우 이 비율은 3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일반 교육환경도 절대적으로 차이가 난다. LA 통합교육구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전 지역, 나아가 미 전국의 교육구들이 유례없는 재정난으로 공립학교들이 교사 부족, 교실난, 시설 개보수 비용난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위 명문 사립학교들은 박사학위를 소지한 유능한 교사 유치를 위해 거액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수천만달러를 들여 캠퍼스를 신축하는 등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현실이 크게 대비를 이룬다.
연간 3만달러에 육박하는 사립학교의 비싼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사립학교 입학시즌인 매년 12~2월이 되면 사립학교마다 높게는 10대1까지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최근 미국의 교육 현실이다.
이와 같이 비싼 학비를 감수하고 자녀를 사립학교에 입학시키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립학교에서는 학생 개개인이 교사들로부터 세심하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학급당 정원이 30명을 넘어서는 공 립학교에서는 이 같은 교사들의 학생지도를 기대할 수 없다지만 학생 대 교사 비율이 10대1 미만인 사립학교에서는 학생 개개인에 대해 교사가 세심한 지도와 배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공립학교에 비해 마약 폭행 등을 포함한 범죄 발생률이 낮으며 특히 학생들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따돌림’ 등이 공립학교에 비해 적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상류층과의 네트워킹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경제적 상류계층에 속하는 학생, 학부모들 간 상호 긴밀한 의사소통과 관계가 이뤄지며 장래에 좋은 네트웍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다양한 과외활동 프로그램과 AP과목 개설, 좋은 면학 분위기 등이 사립학교를 선호하는 이유들로 꼽힌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일단 학비가 매우 높다. 3만달러에 달하는 등록금 외에도 각종 기부금, 스쿨버스 이용에 필요한 교통비용, 교과서, 교복, 캠프 등 각종 프로그램 가입비, 클럽 참가비, 애프터스쿨 활동비, 학부모회 참가비 등 수많은 추가 경비가 들어간다.
대부분의 재학생들이 상류층이기 때문에 여행이나 방학 생활도 일반인과는 다르게 보낸다. 많은 학생들이 방학에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기 때문에 이런 비용들도 추가로 생각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또한 “사립학교는 다양한 계층과 인종이 섞여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대학과 사회 진출 때 부적응의 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자녀의 성격과 성적, 경제적 환경, 대학진학 계획 등에 맞춰 학교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체로 동네의 공립학교가 우수하면 공립을 보내고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사립학교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립학교에서는 공립에 비해 학생 대 교사 비율이 높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이 교사들로부터 세심하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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