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여개 과수원 밀집… 6일엔 종일 축제
▶ 커버 스토리- 레오나 밸리
체리농장을 방문하기 전에는 반드시 전화를 걸어 농장 개방 여부와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탐스럽고 달콤한 체리도 따고, 나무 그늘 아래서 피크닉도 즐길 수 있다.
남가주 일대에 여름철이 왔음을 알리는 과일은 바로 체리다. 매년 이맘때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체리시즌에 맞춰 체리의 마을 팜데일 인근 레오나 밸리(Leona Valley)에서는 농장마다 “탐스럽고 달콤한 체리도 따고, 나무 그늘 아래서 피크닉도 즐겨요”라는 문구의 간판을 걸고 방문객들을 유혹한다. 이곳은 LA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정도 운전을 해야 하지만 우리들은 다리품을 팔더라도,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마켓 진열대가 아닌 나무에 매달린 체리를 따먹는 걸 좋아한다. 싱그러운 여름 햇살 아래 금방 나무에서 떨어질듯 달려 있는 잘 익은 체리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데 체리 따기의 묘미는 따자마자 바로 즉석에서 먹는 맛. 체리나무 사이로 까치발을 하고 나뭇잎을 하나씩, 하나씩 들추며 체리를 따먹는 재미는 수퍼마켓에서 그냥 사먹는 체리맛과는 천지차이다. 지금 방문하면 탐스럽게 익은 체리들이 녹색 잎사귀마다 주렁주렁 열려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체리시즌이 다소 늦게 시작되면서 7월 초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주말여행을 만들 수 있는 레오나 밸리 체리 농장으로 온 가족이 체리 따기 나들이를 나서자.
남가주 체리 시즌이 시작됐다. 한인이 운영하는 레오나 밸리 네사랜치 체리나무에 잘 익은 체리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30여개의 체리 과수원이 밀집해 있으면서 한인들이 자주 찾는 레오나 밸리에서는 올해는 4월의 추위 때문에 체리 수확이 예년에 비해 다소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체리 과수원들은 대체적으로는 평균적인 작황을 보이면 보통 메모리얼 데이를 기해 오픈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이번 주말부터 문을 여는 과수원들이 많다.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농장 중 하나이며 한인이 운영하고 있는 네사랜치(Ness Ranch, 38820 Bouquet Canyon Rd., 661-270-1973)의 스티브 리 대표는 “올해는 체리가 예년에 비해 다소 천천히 영글어지고 있다”며 “보통 5월 말부터 체리시즌이 시작되는데 올해는 6월 초부터 문을 여는 농장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 시즌에는 독립기념일 연휴까지 체리시즌이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체리시즌은 매년 2~3주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메모리얼 연휴기간에 시작됐으며 2005년도에는 메모리얼 데이 2주 전에 오픈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 아예 늦게 6월 둘째 주부터 개장하기도 하는 등 과수원마다 개장시기가 달라 미리 전화로 일정을 알아보고 떠나는 것이 좋다.
레오나 밸리에서 재배되는 체리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눠지는데 색채가 가장 진하고 맛이 단 빙(bing)체리와 사과체리라고도 불리는 노란(yellow)체리 그리고 맛이 시면서 음식 재료로 많이 쓰이는 유타 자이언트 레드체리 등이다. 이밖에도 하티 자이언트, 램버르트, 로얄 앤, 타타리언 등 25종류의 체리가 이곳에서 재배되고 있다.
체리 농장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일단 과일을 따기가 쉽기 때문이다. 남가주에는 체리 외에도 딸기 농장, 상추 농장 등 아이들과 함께 직접 방문해 열매나 채소를 수확할 수 있는 체험 농장들이 많지만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단연 체리 농장이다. 일단 딸기는 허리를 굽히고 따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한번 가면 아픈 허리의 기억 때문에 재방문을 꺼린다.
반면 아이들은 체리 농장을 방문하면 반가운 마음에 나무들이 일렬로 심겨져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키가 닿으면 그냥 딸 수도 있지만 높은 곳은 사다리를 가져다 놓고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태양 빛을 머금은 열매는 뜨겁기까지 하지만 물에 씻기도 전 입에 가져갈 수밖에 없을 만큼 유혹적이다.
살충제를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그냥 먼지만 닦고 먹으면 되는데 새콤달콤한 체리를 나무에서 금방 따먹는 맛이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약간 비싸지만 따 먹는건 공짜
◆레오나 밸리 체리 축제
레오나 밸리는 키타네묵 인디언이 살던 곳으로 요즘도 화살촉 등 인디언 유물이 곳곳서 발견된다. 스패니시 개척자들이 18세기 후반부터 이곳을 캘리포니아 최고 농경지인 샌호아퀸 밸리와 동부로 이어지는 농작물 이송로의 중간 경유지로 이용하면서 타운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레오나 밸리는 체리 외에도 아몬드, 라일락, 각종 과일의 산지이기도 하다.
레오나 밸리의 체리시즌은 6일 오전 9시 타운에서 열리는 퍼레이드를 겸한 축제를 시작으로 공식적으로 개막된다. 이날에는 LA, 오렌지, 벤추라, 컨카운티 등지서 밀려온 1만여명의 인파로 이 작은 도시가 갑자기 붐비게 된다. 퍼레이드는 오전 10시에 개최되며 체리 페스티벌이 오후 4시까지 커뮤니티 센터(8367 Elizabeth Lake Road.)에서 함께 열린다.
이 축제에서는 각종 바비큐 음식, 체리 파이를 맛볼 수 있으며 지역 아티스트들이 직접 창작한 예술품 관람 및 구입을 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를 위한 각종 게임, 콘테스트 등이 마련된다. 퍼레이드는 레오나 애비뉴와 90가 West에서 시작해 엘리자베스 레익 로드를 따라 진행된다. 주최 측은 퍼레이드 시 길을 막아놓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혼잡을 피해 10시 전이나 아예 12시 이후 올 것을 권하고 있다.
체리를 수확한 한 가족이 체리 무게를 재러 서서 기다리고 있다.
체리 따기 정보 및 주의할 점
레오나 밸리의 체리 농장은 20여개. 이중 10여개 농장이 체리 따기(U-Pick)를 실시한다. 항상 체리농장을 방문하기 전에는 반드시 전화를 걸어 농장 개방 여부와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과수원마다 개장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 꼭 전화로 미리 알아보고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레오나 밸리 체리 핫라인(661-266-7116, www.cherriesupic. com)에 전화를 하면 대표적인 농장의 특징과 오픈 시기, 가는 길을 알 수 있다. 또한 과수원마다 살구나, 천도복숭아를 덤으로 주는 곳도 있으며 잼, 파이 등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농장의 경우, 취나물 등 말린 나물, 말린 대추를 함께 판매하기도 한다.
방문전 전화로 오픈 확인
선탠로션 바르고 긴옷가지도
▲‘U-Pick Orchard’(체리 따기 과수원)은 말 그대로 현장에서 딴 만큼의 체리를 구입하는 것이다. 일부 과수원들은 따면서 먹기만 하고 사지 않는 얌체족이 늘고 있어 입장료를 받게 됐다고 한다. 따면서 지나치게 먹거나, 너무 많이 딴 후 무게를 줄이기 위해 버리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사갈 수 있는 만큼 따는 것이 현명하다. 가격은 파운드 당 2.95달러 정도.
▲레오나 밸리는 산간지대로 기온이 LA에 비해 15도 정도가 낮다. 두꺼운 재킷을 준비한다.
▲햇볕이 따가울 수 있기 때문에 선탠로션을 준비한다.
▲사다리 발판대, 의자 등은 가져가지 말 것 어떤 과수원의 경우 애완동물 출입을 금할 수 있다.
▲체리를 딸 때는 가지를 자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가지째로 꺾으면 새순이 함께 없어져 내년에 좋은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체리나무에 올라가지 않는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주의를 준다.
▲체리 가격은 파운드당 3달러선으로 일반 마켓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단 현장에서 따먹는 것은 대부분 공짜이다.
▲공짜라고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기 기저귀나 휴지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는다.
▲체리 무게를 재러 줄을 설 때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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