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너무 아파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쿡쿡 쑤시는 두통을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한다. 사람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통증 증상 중 하나다. 특히 불황의 시대, 두통의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두통의 원인은 너무나 다양하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편두통, 긴장성 두통, 군발성 두통 등 특별한 원인이 없는 1차성 두통과 뇌질환, 약물이나 알콜에 의한 2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흔한 두통 종류로는 긴장성 두통, 부비동 두통, 군발성 두통, 반동성 두통, 편두통 등이 있다.
편두통·긴장성 두통 등 특별한 원인 없는 것과
뇌질환·약물 등에 의한 2차성 두통으로 나뉘어
식사 거르지 말고 숙면, 커피 줄이는 게 예방책
■긴장성 두통
가장 흔한 두통 중 하나다. 머리 주변이 꽉 조이는 느낌이 드는 두통이 생긴다. 머리 꼭대기 또는 머리 양쪽이 아프다. 목이나 어깨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한 빛이나 소리에 민감해지기도 한다. 오후에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하며 어지럼증과 불안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매일 긴장성 두통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성격이 예민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컴퓨터를 오래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수면부족이나 피로 저하, 눈의 피로, 올바르지 못한 자세, 불규칙적 식사, 불안증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예민해지고 목, 두피, 턱 주변 근육에 긴장이 생기고 뇌 통증 수용기에 통증이 전달되는 것. 통증 전문가 중에서는 뇌 화학물질 변화가 또 다른 통증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긴장감을 해소하고, 스트레스 등 원인이 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몸 전체를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이나 물리치료도 도움이 된다.
약물로는 오버-더-카운터용으로 타이레놀, 엑세드린 등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계열 약물이 널리 쓰인다. 비 스테로이드계 항 염증제(NSAIDs,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약물로는 아스피린을 비롯 브랜드명 ‘애드빌’과 ‘모트린’으로 알려진 이부프로펜(ibuprofen), 또는 브랜드명 앨리브로 알려진 내프록센(naproxen)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약물들은 과다 사용하면 반동성 두통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두통을 해소하기 위해 약을 과용하고 맹신했다가 오히려 두통약이 두통을 더 일으킬 수도 있는 것. 2일 이상 사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부비동 두통(Sinus headaches)
부비동 두통은 편두통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코 주변은 ‘부비동’이란 공기가 지나는 굴 같은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염증이 생겨 두통을 유발하는 것.
귀나 광대뼈, 이마, 코 주변 등 얼굴에 압박감을 느끼며 머리가 울리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열이나 줄줄 흐르는 콧물, 귀가 막힌 증상, 얼굴이 붓거나 심한 입 냄새, 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녹색에서 누런 코나 피가 엷게 섞여 보이는 콧물은 부비동염을 명확하게 증명해 주는 증상이다.
기절할 듯 격심한 통증이나 마비증상 온다면 ‘정밀 진단’
‘망치로 두들기는 듯한 느낌’등 뇌졸중 의심할 수도
두통 원인과 치료
두통은 진통제에 의존하지 말고 이틀 이상 차도가 없으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편두통과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편두통으로 혼동되기도 쉽다. 부비동염(sinusitis)은 감기나 앨러지가 잘 거리는 사람에게 나타나기 쉽고, 면역력이 약하거나 구조적으로 부비동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의사는 부비동염 때문이라면 항생제를 처방해주며, 애드빌이나 다른 NSAID 약물이 추천되기도 한다. 한편 코 충혈 완화제나 앨러지 약이 부비동 두통을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
■군발성 두통 (cluster headache)
계속 연속해서 나타나는 두통이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또한 20~40대가 발병하기 쉽다. 대개 여성은 60대에 나타난다. 생체시계 역할을 하는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겨, 코나 눈 주위를 심하게 찌르는 듯한 통증이 30분에서 1~2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사라지는 증상을 보인다. 또한 새벽 1~2시께 많이 발생한다. 또 한쪽 머리 부위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코 막힘, 눈물 어린 눈 증상, 얼굴 화끈거림, 불안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흡연, 알콜, 특정 음식, 눈부신 빛, 수면장애, 스트레스 등이 계기가 되기도 한다. 편두통과 치료 방법은 유사하나 녹내장 등의 안과 질환에 의한 통증일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또한 의사는 산소 치료나 스테로이드 처방을 하기도 한다. 이미트렉스(Imitrex)와 같은 트립탄 계열의 처방 또는 코 스프레이 등이 처방되기도 한다.
한편 군발성 두통은 그리 흔한 두통은 아니며 생명을 위협하는 두통도 아니다.
■반동성 두통
(rebound headache)
대개 약물에 의한 두통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다. 만성 두통의 약 ¼정도는 두통 때문에 먹는 약물을 지나치게 과용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두통을 잡으려고 먹는 진통제를 너무 자주 복용해 두통약 자체가 다시 두통을 일으키게 되는 것. 두통과 함께 구토증이나 불안증, 불면증, 우울증 등도 동반될 수 있다.
하루에 4~7잔씩 커피를 너무 자주 마시는 사람도 커피를 갑자기 마시지 않았거나 끊었을 때 두통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 역시 반동성 두통에 들어간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개 의사는 습관적으로 두통약을 먹는 습관을 조절할 수 있게 지도한다. 오래 먹는 두통약이 있는 경우 서서히 줄여나간다.
■편두통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한쪽 옆머리에 심하게 맥박이 뛰는 것과 같이 욱신거리며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극심한 통증과 심하면 메스꺼운 구토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그러나 머리 전반에 걸쳐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보통 4~72시간 정도 통증이 지속되다가 저절로 완화되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경미한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전조 증상으로 빛이 번쩍이는 느낌이 들거나 다리나 팔 마비, 또는 욱신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두통이 시작되기 전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거나 빛이나 소리에 민감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하지 않으면 이부프로펜 같은 오버-더-카운터 통증약을 먹으면 해소된다. 심한 경우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트립탄(Triptans)이 많이 쓰인다.
■두통이 있으면 CT나 MRI 같은 뇌 촬영을 해야 할까?
’대한두통학회’에 따르면 그렇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두통의 위험신호가 있을 때에만 뇌 촬영이 추천되며 그밖에는 전문의의 판단 아래 촬영이 권해지게 된다. 같은 양상의 두통이 간헐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는 두통이 아무리 심해도 반복적으로 뇌 촬영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심한 두통은 뇌종양, 뇌졸중, 뇌동맥류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두통 증상에 대해 너무 걱정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증상을 너무 쉽게 간과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뇌출혈, 지주막하출혈, 뇌동맥류 파열 등이 의심되면 뇌촬영 검사를 추천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나 피로가 원인인 ‘긴장성 두통’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잠을 잘 자면 증상이 사라질 수 있다.
■대한 두통학회에서 말하는 두통 예방하는 식생활 방법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6시간 이상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것은 두통을 유발하는 큰 원인 중 하나다. 음식을 장시간 섭취하지 않으면 혈당치가 낮아지고, 이로 인해 뇌혈관이 수축해 혈관 주변 말초신경이 자극돼 두통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혈관 수축에 이어지는 혈관 팽창에 의해서도 두통이 발생한다. 특히 아침식사는 꼭 먹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상쾌하지 않고 머리가 아프면 취침 전 가벼운 음식을 먹고 잔다. 너무 일찍 저녁식사를 하거나 너무 적은 양의 식사를 하면 잠을 자는 동안 혈당이 두통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많이 떨어질 수 있다. 취침 전 우유나 치즈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 될 수 있다. 하지만 취침 전 지나친 야식은 숙면을 방해하며 소화기관 쪽으로 혈류를 치우치게 해 오히려 아침 기상 때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아민(amine), 단염소 글루탐산염(monosodium glutamate, MSG), 아질산염(nitrite), 아스파탐(aspartame), 카페인을 함유한 식품과 음료수는 강력한 두통 유발인자로 알려져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커피를 너무 마시지 않도록 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하게 먹는다.
-충분한 숙면을 취한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한다.
■간과할 수 없는 두통의 위험신호
다음과 같은 두통 증상은 뇌졸중, 동맥염, 뇌척수막염, 뇌종양, 뇌 동맥류, 뇌출혈 등을 알리는 증상일 수 있다.
-‘머리에 천둥치는 것 같은 통증’ ‘망치로 심하게 두들기는 듯한 심한 통증’ 등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났을 때, 특히 이전에도 겪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50세 이상인 경우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됐을 때
-두통이 점차 심해지는 경우, 진통제를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두통과 함께 시력을 잃거나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증상이 동반될 때, 몸에 마비 증상과 함께 두통이 있을 때, 언어장애나 청각에 문제가 있고 두통이 동반될 때, 두통과 함께 걷기나 몸에 균형을 잡지 못할 때, 두통과 함께 기절할 것 같을 때 등은 응급실로 가서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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