쟌 리(뱅크오브아메리카 세일즈 매니저)
미국 2위 주택건설자재업체 로우스(LOWES)의 실적이 월가 예상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마저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드디어 주택시장의 바닥이 다가왔음을 점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가장 많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식에 대해 골드만삭스가 강력매수 의견을 제시하면서 금융시장 낙관론의 기대를 부풀렸다.
미국의 대형 은행들 또한 구제자금의 조기 상환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기관들은 지난해 금융위기가 고조됐을 당시 재무부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기금에서 구제자금을 지원 받았다. 그러나 신용시장이 의외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으면서 자금조달 비용도 떨어지고 있다. 아울러 향후 경제환경 악화에도 자본 확충이 전혀 필요없다는 평가를 받은 일부 금융 기관들은 구제자금을 모두 상황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금융기관들은 미 재무부로부터 구제자금을 지원받았지만, 돈을 상환하기 위해선 금융기관의 1차 감독기관인 연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인 월가의 대형 은행들이 구제자금 상환 신청이 받아들여져, 빌린 돈을 모두 갚을 경우엔 금융위기가 사실상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사인일 것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글로벌 경기후퇴가 미국의 주택시장 붕괴에서 촉발됐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주택 및 금융시장의 안정화 조짐은 분명 경기회복의 청신호임을 경제학자들은 지목해왔다.그러나 4월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건수가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가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부각된 ‘주택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낙관론이 훼손됐다. 신규주택 착공건수의 경우는 전월대비 무려 13% 감소했다. 지난 1959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저치이며, 주택시장의 정점이었던 지난 2006년 1월에 비해서는 무려 80% 줄어든 수준이다. 4월 주택착공의 부진은 변동성이 심한 다가구주택 부진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단독주택 착공건수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주택시장 바닥 탈출에 대한 희망을 제시했
다.
사실 금년 들어 주택판매지수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는 주택가격의 거품이 빠지면서 구매의 기회를 기다리던 첫 주택 구입자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이고, 순수 투자 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개인 및 그룹 투자가들의 수요가 예상외로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현찰 구매로 첫 주택 구입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어렵게 하고 있다. 투자가들이 실제 사들이고 있는 주택 물량을 확인할 수 있는 통계자료는 없으나, 미주요 시장의 부동산 중개인 소식통에 의하면 현찰구매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상태이고 이들 거의가 투자가들의 구매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애리조나 피닉스의 경우, 4월 단독주택 판매의 38%가 모두 현찰 거래였고, 이같은 거래의 플로리다 푼타고르다 지역은 무려 67%나 달했다. 그러나 은행차압 공급량이 현저히 줄어든 지역의 경우는 일반 개인들과 투자가들 간의 치열한 경쟁까지 나타나고 있다. 4월 통계에 의하면 미전역 차압물량은 76만5,50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만 이상이 늘어난 상황이고 이같은 재고량은 2010년 중반 1백30만가구로 늘어나면서 피크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경제학자들은 주택시장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개발업자들의 부정적인 전망이 투자와 착공의 부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소비자들이 주택을 구입할만한 여건은 마련돼 있다. 모기지 금리는 역사적 저점을 유지하고 있고, 집값은 지난해 대부분 지역에서 폭락했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는 정부가 8000달러의 감세 혜택도 준다. 문제는 이같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주택 경기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주택경기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는 주택 차압 증가, 제한된 신용 거래, 치솟는 실업률, 집값 추가 하락 기대감 등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경기가 바닥에 다다랐지만 바닥권을 완전히 탈출하는 데에는 아직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진단하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인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