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기 페토피아 동물병원 원장
봄 날씨가 시작되면서 날벌레들과 함께 모기를 보게 되는데 또한 본격적인 심장사상충 시즌이 시작되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모기에 물려 전염되는 심장사상충 병의 원인, 증상, 진단과 치료, 예방에 대하여 알아본다.
심장사상충 병이란
심장사상충 병(Heartworm disease)은 개나 고양이에서 모기에 물렸을 때 심장사상충 유충이 옮겨지고 결국은 심장 또는 심장과 연결된 폐동맥으로 이동하여 성충으로 자라면서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심장 혈관계 문제를 야기하는 기생충 감염병이다. 현재 심장 사상충을 전파하는 모기는 70여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발병하고 있다. 미국으로 이민을 오기 전에 한국에서 80년대까지 살아 본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특히 시골에서 방금 전까지 잘 뛰놀던 개가 갑자기 원인 모르게 죽는 경우들을 많이 보았을 것인데 이 중에 상당수가 심장사상충 병으로 인하여 급사한 경우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심장사상충의 life cycle
개나 고양이에서 모기에 물린 피부를 통해 혈관 내로 침투한 심장사상충 유충은 혈액 순환에 의해 심장의 우심실과 폐동맥으로 이동하여 성충으로 자라게 된다. 그 길이가 7~14인치나 되는 국수 가락 또는 가느다란 실처럼 생겼다 하여 그렇게 이름이 지어진 심장사상충 성충은 수백 마리가 심장에 살 수 있으며 암컷과 수컷이 있어 암컷은 수백만 마리의 사상충 유충
(microfilaria)을 생산한다. 이 사상충 유충은 주로 작은 혈관 안에서 기생하며 모기 체내에서 중간 발생과정 없이 개나 고양이 몸 안에서 자체적으로는 성충으로 자랄 수 없다. 심장사상충 유충을 가진 모기에게 물려 그 동물의 몸 안으로 들어온 유충이 성충으로 완전히 성장하여 유충(microfilaria)을 생산하기까지의 life cycle은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중증에서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심장사상충병
감염 후 몇 년 지나 증상이 나타나는데 심장사상충의 성충은 심장이나 심장 주위에 있는 큰 혈관의 일부 또는 전체를 막거나 심장의 판막에 끼여 그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써, 심장 자체는 물론 폐, 간, 신장 등으로 가는 혈액의 순환을 방해하여 그 장기의 기능장애를 초래한다. 또한 심장사상충의 유충은 혈관을 따라 온몸으로 돌아다니다가 작은 혈관에 끼어 혈액 순환을 막는다. 주요 증상으로 마른기침, 쉽게 숨참, 피로감 등 증상을 보이며 또한 심해지면 복부와 다리부위의 부종, 체중감소, 빈혈 등 소견을 보이고, 아주 심한 경우 운동이나 흥분할 때 돌연사할 수 있다.
진단과 후유증이 따를 수 있는 치료
진단은 약간의 혈액을 채취하여 진단키트(심장사상충 성충 항원 검사)를 이용해 감염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나 추가로 혈액검사(심장사상충 유충, 생화학검사), 흉부 엑스-레이, 심장초음파 검사가 요구되기도 한다. 진단검사를 통해 심장사상충에 감염이 되었다고 확인이 되면 대개 약물 주사에 의해 치료가 실시되는데 심장사상충 성충은 주사 후 2~3일안에 죽어 대개 분해되지만 잘 분해가 안 되는 성충의 외피에 의해 폐를 포함한 다른 장기에 분포된 혈관이 막히게 되어 그 조직이 경화되거나 괴사 등으로 인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심장사상충 성충에 의해 심장, 폐, 간, 신장, 혈관 등에 심한 손상이 생긴 중증인 경우 심장사상충 살충제 치료를 실시하지 않고 우선적으로 손상된 장기들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예후는 몇 주에서 몇 달 밖에 살 수 없을 정도로 좋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외과적 수술 또는 목의 경정맥을 통해 삽입한 기구에 의해 심장으로부터 심장사상충 성충을 직접 제거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일단 심장사상충병에 걸리면 약물치료의 후유증 또는 적지 않은 수술비와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심장사상충 예방약 투여에 의한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매월 예방약 투여의 중요성
심장사상충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1년 내내 한 달에 한번 동일한 날에 예방약을 투여한다. 모든 개와 고양이도 털이 길거나 짧든, 집 밖에서 살거나 안에서 생활하든 간에 관계없이 심장사상충에 감염될 수 있다. 예방약을 투여하기 전에 주의 할 점은 생후 6개월이 지난 강아지에서 예방약을 처음으로 투여하려거나 매월 정기적으로 예방약을 주다가 한 달이라도 투약을 중단하고 다시 투약을 시작하려고 할 경우 투약을 하기 전에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심장사상충 감염에 대한 음성 결과를 반드시 확인한 후 투약을 실시해야 한다. 이는 이미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것을 모르고 예방약을 투약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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