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걸어야 한다. 걸을 수 있는 도시이고 걸어야 더 편하며, 걸어야만 진정한 도시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버스와 유람선만큼이나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워킹투어가 성행하는 것도 그런 이유. 하지만 진정한 뉴요커라면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명소보다는 좁은 골목골목 하나를 순례하는 묘미를 즐길 줄 안다. 특정한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특정한 길을 걷는 요령도 물론 알고 있다.
* 스타들을 만나는 거리
5번가와 6번가 사이 18 스트릿을 출발해 71 리빙스턴 스트릿 사이의 3.6마일 거리의 길을 걷는다면 명사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시티 베이커리(The City Bakery. 3 W 18th St)는 해리슨 포드, 수잔 서랜든, 알 고어 등이 자주 찾는 곳. 핫초코와 프렛첼이 맛있다. 티 앤 심파시(Tea &
Sympathy. 108 Greenwich Ave at Jane St)는 배우 루퍼트 에벗이 단골이다. 씽크 핑크 네일 (Think Pink Nails. 445 Sixth Ave)에도 손톱을 다듬는 여성 스타들을 자주 만난다. 소호의 그랜드 호텔내 그랜드 바(310 West Broadway between Canal and Grand St)에서는 수퍼 모델 하이드 클럼, 케빈 스페이시, 유마 써먼 등이 자주 나타난다.
* 비오는 날 운치 있는 길
9 애비뉴 15와 16스트릿 사잇길에서 출발해 웨스트 엔드 23스트릿의 피어 60까지의 길은 불과 1.5 킬로미터의 짧은 거리지만 궂은날 걷기 좋다. 잠깐씩 들어가 비를 피하며 잔재미를 느낄 샵들이 많기 때문. 첼시마켓 (Chelsea Market. 75 9th Ave)에 들어가면 빈티지 비스켓, 핫 수프,
와인 등 다양한 맛볼 거리가 있다. 바로 인근에는 밀크 (Milk Gallery. 450 W 15th St) 192 북스 등 작지만 운치 있는 문화 공간이 있고 콩드 가송 (Comme des Gar?ons. 520 W 22nd St)에서는 330달러 트렌치코트를 입어 볼 수 있다. 첼시 아트 뮤지엄을 지난 종착지인 피어 60에서는 유명한 보울링 레인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아트 워킹
아트를 첼시나 미드타운에서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직 로어 맨하탄이 새로운 갤러리 마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을 모른다는 의미. 작고 특색 있는 갤러리 외에도 유니크한 패션과 액세서리 샵들도 즐비하다.
LES (70 Orchard St between Broome and Grand St)에서 인근 갤러리 지도와 주변 약도를 얻으면 유용하다. 급할 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장소까지 안내되어 있다. 스태튼 스트릿(between Eldridge and Forsyth Sts)에는 퓨전, 럭스, 스미스 스튜워트 등 4개의 갤러리가 연달아 인접해 있어 첼시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명성있는 갤러리 레만 모핀 (Lehmann Maupin .201 Chrystie St between Rivington and Stanton St)도 최근 거장 아티스트 허난 배스의 전시를 하고 있다. 보어리 스트릿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첨단 디자인이 빛나는 건물 뉴 뮤지엄 타워(235 Bowery at Prince St)를 만난다. ‘예수보다 젊은’을 컨셉으로 내세운 33세 이하 작가들
의 그룹전이 진행중이다.
* 가십 걸 거리
인기 TV 드라마 ‘가십 걸(Gossip Girl)’은 드러내놓고 신분과 돈을 과시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곳이 어퍼이스트라고 말한다. 맨하탄 ‘진짜 부자’들의 분위기를 거부감 없이 느껴보고 싶다면 파크 애비뉴 42 스트릿(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3 애비뉴 60 스트릿까지 약 2마일의 길을 걸어보자.
그랜드센트럴은 단순히 기차를 타는 역이 아니다. 웨스트 발코니(87 E 42nd St at Park Ave) 캠펠 아파트먼트 등에서 16달러짜리 펀치를 마시고 있는 멋쟁이 뉴요커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인근 팰래스 호텔(455 Madison Ave at 51st)은 바로 가십 걸의 주요 무대. 주인공이 먹었던 트루펠 샌드위치를 30달러에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호텔바에서 식사를 해도 좋다. 페닌슐라 호텔의 오리엔탈 분위기 바도 분위기 있다. 메디슨 애비뉴를 따라 걷는 길은 5번가에 버금가는 명품 쇼핑 거리이며 고급 헤어 살롱과 네일, 스파 살롱들이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걷다 보면 센트럴 파크를 만난다.
* 종교적인 분위기의 거리
맨하탄 어퍼웨스트는 비록 로마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중세풍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아름답고도 장엄한 성당과 교회 건축 양식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장소다. 1897년 세워진 성 바울& 성 앤드류 교회(Methodist Church of St. Paul & St. Andrew. 263 W 86th St)에서 시작해 1745년부
터 예배를 시작한 유서깊은 뉴욕 제1 침례교회(The First Baptist Church in the City of New York. 265 W 79th St at Broadway), 루터 교회(Holy Trinity Lutheran Church. Central Park West at 65th St) 등이 이어진다. 성화 뮤지엄(The Museum of Biblical Art. 1865 Broadway at 61st St)에서는 성서의 내요을 주제로 한 각종 미술품과 서적을 감상할 수 있다.
* 아스토리아 게이 거리
퀸즈 아스토리아에도 게이들이 주로 찾는 거리가 있다. 뉴욕에서 게이들이 모인다는 말은 ‘쿨하다’는 말과 같은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35 애비뉴 37 스트릿에서 36 애비뉴 34 스트릿 사이 5마일에는 뉴욕에서도 손꼽히는 영상 박물관인 뮤지엄 오브 무빙 이미지(36-01 35th Ave at 37th St), 인테리어 매장 SITE (35-11 34th Ave)가이 명소다. 모하베(Mojave. 22-36 31st St between Ditmars) 카페 바(Café Bar. 32-90 36th St) 등과 아스토리아 팍에도 한눈에 게이로 보이는 커플들을 자주 만난다.
<박원영 기자>w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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