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존재는 나 자신이다. 자기 자신만이 자기를 이해할 수 있고, 자기를 관리할 수 있다.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있을 때 자기를 인식하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다른 사람이 나 대신에 살 수 없고, 나 대신에 먹을 수 없고, 나 대신에 잠을 자줄 수 없다. 내가 아프면 다른 사람이 말로는 동정해준다 할지라도 육신적 아픔까지는 나눌 수 없다. 그러기에 내가 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기적인 말일지 몰라도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 어느 누구가 나를 사랑해줄 수 없는 것이다. 이민규의 저서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의 책에서 왜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하는가의 이유는 자기가 만족함으로 인해서 자기 자신을 인정하기에 당당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랑은 남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먼저 사랑할 때 남을 사랑하게 된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고서 남을 사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자기의 존재에 대한 인정을 하지 않고서 남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거짓에 불과하다. 내가 살아야 남이 살 수 있고, 내가 건강해야 남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자생(自生)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네가 네 자신과 가르침을 삼가 이 일을 계속하라 이것을 행함으로 네 자신과 네게 듣는 자를 구원하리라”(고린도후서 13:5)
자생(自生)은 단지 자기만을 사랑한다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나도 살고, 너도 살게 하는 타생(他生)으로 나아가야 한다. 전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사장 잭 웰치의 부인인 수지 웰치가 쓴 ‘후회 없는 인생 10-10-10 법칙’에서 수지 웰치는 선택하기 전 10분 후, 10개월 후, 10년 후를 떠올리라고 했다. 성경에서 강도 만난 사람을 보고 도와준 사마리아 사람은 그가 도와주려고 결정한 10분 후, 10개월 후, 그리고 10년 후가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 길을 그냥 지나간 제사장과 레위인은 후회스런 이기적 선택의 길을 걷고 말았다. 우리의 일상적 대화의 언어 가운데 “10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것은 자기로부터 타인으로 향하는 마음의 열림이다.
개미의 생활은 단체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모범이 되고 있다. 그래서 성경 잠언 서에서는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고 했다. 개미는 철저히 공생(共生)적이다. 자기를 위해 양식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위해 일하는 것이 개미이다.
우리는 일본에 대한 잠재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라는 나라를 볼 때 배울 것이 많이 있다. 일본은 나라는 부자인데 개인은 가난하다는 말을 한다. 가난하다는 말보다는 검소한 것이다. 자기보다는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몸에 배어있다. 언제나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생활 속에 깊이 배어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일이 일상이고, 전기와 물을 아껴 쓰는 일이 습관처럼 되어 있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공공의 질서를 무시하는 사람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함께 같이 사는 공생(共生)의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살아계실 때 한때 한국에서 부의 상징으로 여겼던 그랜저 승용차가 유행할 때에 김수환 추기경은 스텔라를 타고 다니셨다고 한다. 물론 차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 마음의 태도가 무엇인가 우리에게 공감대를 주게 된다. 이것이 가톨릭의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가 살고, 네가 살고, 우리 모두가 사는 것도 좋지만 그 보다 더 귀한 것은 영원히 사는 영생(永生)을 누리는 것이다. 우리의 생명은 잠시 잠깐이다. 인생은 나그네요, 아침에 있다 없어지는 안개와 같은 것이다. 우리 인생의 목표는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오래 사는 것이다. 영생의 길은 사람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영생은 오직 영원하신 하나님에게서만 나온다. 하나님에게 붙어사는 사람에게만 누리게 된다. 전염병이 옮기는 것처럼 하나님과 함께 사귀어 살면 영생의 힘을 얻게 된다.
우리는 살아있어야 한다. 내가 살아야 한다. 네가 살고, 우리가 모두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이 땅에서만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에서도 같이 함께 영원히 살아야 한다. 서로 생각하고, 서로 위해주는 마음들이 있다면 지금만이 아니라 아주 영원히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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