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삼(소유디자인그룹 대표)
성 사비나 성당은 이 시대의 건축물 가운데 가장 훌륭한 내부공간을 보유하고 있다.이 구조물은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의 건축가에 의해 2 가지의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첫째는 스케일을 인간적 크기로 끌어내렸으며, 둘째는 두개의 앱스 중 하나를 제거시키고 입구를 긴 면에서 짧은 면으로 옮긴 것이다.이러한 과정에서 초인간적이고 정적이었던 로마의 공간은 인간적이고 동적인 공간으로 바뀌어짐으로써 예수를 상징하는 제단을 향한 통로를 따라 모든 요소들에 방향성을 부여하였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 문화에서 인간적 스케일을 탁월하게 이용하는 방법과,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외부공간에서 구현되고 있는 공간의 동적인 특징을 배웠다. 로마문화에서는 그리스에서는 발전시키지 못했던 내부 공간에 대한 의식을 받아들였다.
스케일의 축소는 양적인 면에서의 변화로 볼 수 있다. 박애를 교시로 하는 기독교는 인간적인 환경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 교인들이 로마적인 바실리카의 비례를 줄이는 경향을 나타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권위와 위압감을 주는 건축은 이러한 취지에서 벗어난다. 본래 교회건축은 위계질서가 없는 건축이었다.정적인 공간에서 동적인 공간으로의 변화는 질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이 변화는 교회 내부의 모든 요소들이 통로의 개념을 통하여 질서가 부여되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내부공간 중 가장 인상깊은 것은 코린티안 기둥으로 된 2열의 열주랑이다.
기둥 아키트레이브로 이루어지는 고전적 그리스의 결합방식 대신에 아치는 주두와 직접 결합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것이 초기 그리스도교 건축이 후기 로마 건축으로 간주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아키트레이브를 없애고 아치로 대신함으로써 내부공간은 약간 느리고 균일해지고 있다. 이외에도 수평, 수직부재간에 있어왔던 전통적인 불일치가 여기서는 해소되고 있다. 사람의 눈길은 코린티안 주두위의 아치를 따라서 미끄러져 내려와 각 기둥 밑의 바닥에 이른다. 네이브는 상부에 있는 아치형태의 ‘클리어스토리 창’을 통해 조명이 되는 반면, 아일은 비교적 어둡게 남아있다.
이 반쯤 어두운 측랑으로 인해서 상부의 밝은 부분은 초월적이고 천상의 곳인 양 분위기를 자아낸다. 초기의 그리스도교 시대의 모든 바실리카식 교회들이 그러하듯이, 이 교회의 외부는 내부보다 덜 중요시 다루어 졌다.
중앙 부분의 네이브는 직선으로서 통로로 해석되며 제단을 강조하였으며, 나열된 기둥들은 제단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추상화한 것으로 해석된다.사람들이 손을 맞잡음으로써 연대감을 표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부의 아치는 개개의 기둥들을 연결시키고 있다. 이러한 배열은 또한 존경심, 평화, 그리고 사랑의 표현으로 서로에게 인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제단을 향하여 움직여가는 통로의 통일되고 단절되지 않은 일소하는 듯한 운동감은 이 교회의 내부공간의 가장 특징적인 성격을 이루고 있다.성 사비나 성당 내부의 단순하고 직접적인 형태는 무엇보다도 그리스도교인의 인생 여정이 모든 면에 있어서 완전히 예수를 지향하고 있다는 개념이 표출된 것이다.
멈출 필요도, 이탈할 필요도 없으며 가능하지도 않다.
어두운 아래쪽의 속세의 공간은 밝은 위쪽의 하늘의 공간과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아랫부분 역시 벽면이 기둥과 아치에 의해 천공되어 있음으로 해서 이미 비물질화되어 있다. 따라서 이 교회의 근본적인 의도는 비물질화와, 세상의 빛인 예수를 상징하는 특별한 조명방식을 통해서 영적인 공간을 실체화시키는 것이다.
영적인 공간은, 구원으로 향하는 길로서의 인생여정이라는 거대한 주제와 결합되어 있다. 이 두 가지 주제 모두 성 사비나 성당의 민감하고 섬세한 내부에서 매우 설득력있게 해석되고 있다. 구원으로의 길은 홀로 걷는 길이 아니다.
그리스도교인들은 구원의 길을 다른 인간과 함께 걷는다. 이것은 열주랑으로 된 내부에서 강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리스도교인에게 있어서는 다른 종교와는 달리 나와 신의 관계가 아닌 나와 이웃과 신의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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