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의 본질에 대한 바른 인식이 점수 좌우
골프천국 (3)
필자는 1960년대 말 경에 동료 세 사람과 같이 호주에 출장을 가서 현지에서 한참 묵은 일이 있는데, 거기서 골프라는 운동을 다시 보게 되었다. 운동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에서도 어떠한 일을 하건 간에 그 일의 본질을 잘 모르고 대하면 쉬운 것도 어려워지게 되고, 재미있게 할 것도 고역이 되기 마련이다.
필자는 골프를 처음 배울 때 지나치게 격식을 차려야하는 어려운 운동으로 알게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티그라운드에 (tee ground)에 서기만 하면 몸이 얼어붙어 공을 제대로 때려 본 일이 별로 없었다. 골프는 신사도를 철저히 지켜야 하고 미(美)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코치로부터 주의를 듣곤 하였다. 그래서 차려 입는 복장도 반바지를 입을 때는 반드시 긴 스타킹을 신어야 하고 셔츠도 칼러가 달린 것을 입어야하며 운동 중에는 가능한 한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야 된다고만 알고 있었다.
호주에서 주말에 동료들과 같이 골프를 나가서 보니 우선 복장부터가 제각각이고, 치는 스타일도 자유형이 많았고, 골프채도 14본을 격식에 맞추어서 갖고 나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골퍼들이 화기애애 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물론 우리에게도 어디서 왔냐 물어보면서 악수를 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실은 이 사람들이“골프도(Golf道)”를 어기고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측에서 갖고 있던“신사도”라던가“미”에 대한 개념이 이 사람들과 달랐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필자도 이후 신사도는 격식과 체면보다는 사리(事理)를 더 중요시하는“마음가짐”이라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골프는“도(道)”가 아니고“운동”이라고 생각을 바꾸면서 골프 성적이 놀라울 정도로 올라갔다.
2005년도에“골프다이제스트”사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인구에 대비해서 골프장을 제일 많이 갖고 있는 나라로 스코틀랜드(500개)를 꼽았고 그 다음으로 뉴질랜드를 들었다. 그 외 골프국으로 알려진 몇나라가 소개되었는데, 적어지는 순서대로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에이레 공화국(Republic of Ireland), 스웨덴, 캐나다, 웨일즈(Wales. 영국), 미국, 영국이다. 스웨덴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어권 국가이다. 재미있는 현상은 중국에는 골프장이 하나도 없었는데, 1984년에 처음으로 하나를 열고 2008년까지 375개를 더 개장했다는 것이다.
북한에도 2008.5.27. 남한에서 4년간 걸려서 금강산에 지어준 골프장이 개장되었다. 대한민국에는 현재 66개의 골프장이 있는데, 그 정도면 아직도 골프가 “운동”이 아니고 “도(道)”의 경지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 아직까지 사치성 도락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을 정도이다.
한국에 골프장이 맨 처음 생긴 곳은 함경남도 원산인데, 당시(1900) 조정의 고문으로 와 있던 영국 사람들이 세관구역내에 지어 놓았던 6홀 코스라고 한다. 1917년에 조선철도국 직영으로 한국 최초의 호텔인“조선호텔”이 생기면서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1919년 5월에 용산 효창원(지금의 효창공원 지역)에 7홀 짜리를 착공, 1921.6.1.에 개장을 하였다. 이후 경성 골프협회가 생기고 청량리라던가 대구, 평양, 부산 등에도 골프장이 생겼다는 것이다.
미국에는 20,000개(19,000) 이상의 골프장이 있지만 커먼웰스 국가(2차 대전 말까지 영국 식민지였던 국가) 같이 골프가 열광적인 대접을 받지는 못하였다. 골프의 발전이 비교적 완만한 편이었는데 두 가지의 역사적인 이벤트가 미국 골프의 대중화에 박차를 가했다. 첫 째는 미국 34대 대통령을 지낸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1953-1961)장군의 선거 운동이고, 또 하나는 1954년에 프로로 입문하여 역사적인 경기기록을 수없이 많이 내면서“왕(The King)”이라는 별명까지 받은 아놀드 대니얼 파머(Arnold Daniel Palmer)라는 골프 프로의 존재였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이전 까지는 훌륭한 장군이기는 했지만 정객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았다. 그가 대통령 후보로 추대 된 것은 그의 장군으로서의 탁월한 지휘력과 영웅적인 전투경력이었다. 주로 말 싸움인 선거 유세를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 의심을 가진 공화당에서는 말보다는 본인의 사진을 스팟으로 자주 TV화면에 비치는 것이 좋겠다고 여기고 그가 좋아하는 골프 치는 장면과 골프채를 옆에 낀 채 특유의 매력적인 미소를 짓는 사진을 집중적으로 내보냈다. 거의 1년 동안(선거전기간) 밤낮으로 이 사진을 본 대중은 은연중에 골프의 묘미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고 골프를 배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골퍼치고 아놀드 파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는 프로로 등장해서 현재(2009)까지 94회 이상 상금이 걸린 큰 경기에서 우승을 했다. 그 중에는 PGA Tour가 62회, Championship이 10회나 있다. 이렇게 천재적이고 세계적인 골퍼지만 그가 골프를 치는 모습을 TV화면 같은 데서 직접 보면 스윙의 스타일이 초보자나 다를 바 없고, 페어웨이 샷도 “자치기”같이 엉성하며, 경기를 펼쳐가는 자세도 별로 특이하게 보이지 안았기 때문에, 일반대중들에게 골프란 특별한 것이 아니고 자기 몸에 맞게 아무렇게나 휘둘러서 점수만 내면 된다는 식의 편안한 인식을 심어주었고, 결국 이로 인해 골프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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