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한지 꽤 됐는데 아직도 멈추지 않아 힘들어요.”
병원을 찾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기침이다. 기침이 계속 끊이지 않는다면 처음에는 대개 가벼운 감기로 생각했다가 ‘혹시 다른 중병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또한 요즘 날씨도 9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찾아오더니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는 등 오르락 내리락 하는 날씨에 “콜록 콜록” 기침이 끊이지 않은 한인들도 아직 많다. 기침이 3~4주 이상 지속되면 그저 감기가 아니라 천식이나 앨러지, 만성기관지염, 후비루증후군, COPD, 위식도 역류질환 등일 가능성이 높다. 감기로 인한 기침은 3 주정도 지나면 저절로 호전되지만 다른 원인에 의한 기침은 자칫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
만성 기침에는 다양한 원인이 숨어있다. 기침 역시 흔한 증상이라 잘못된 의학상식이나 오해도 많다. 일단 다른 질환을 의심한다면 자가진단보다는 전문의와 반드시 상담해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성 기침을 일으킬 수 있는 의심되는 원인 8가지를 살펴 본다.
8주 이상 계속땐 전문의 상담 필요
천식·앨러지·만성 폐질환 등 의심
감기 외에 대기오염·약물 영향일수도
■만성 기침은
만성기침이란 8주 이상 기침하는 것을 말한다. 8주나 기침을 할까 싶지만 의외로 주변에서 만성 기침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8주나 기침하는 일은 의외로 드문 일이 아니다. 흡연과 기침 역시 관계가 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비 흡연자라도 약 40%는 만성 기침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보고도 있다.
지난 2006년 보고된 만성 기침을 6개월까지 지속한 평균 48세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39%는 천식이 발견됐으며, 9%는 만성 후비루 증후군(chronic upper airway cough syndrome), 9%는 위식도 역류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가 각각 발견됐다.
또한 11%는 심각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을 진단받았다. 미국에서는 약 12명 중 1명꼴로 COPD를 앓고 있다.
기침은 기도에 들어와 자극하는 외부 이물질이나 유해물질을 밖으로 배출시키려는 갑작스런 반사작용으로 폐 속 공기와 함께 기도 속 분비물과 이물질을 밖으로 내뱉는 것을 말한다. 호흡기를 자극하는 것으로는 위산, 가래, 헤어 스프레이, 향수, 대기 오염, 진드기나 먼지, 꽃가루, 세균, 바이러스, 매운 음식 등. 이런 이물질들이 기관지를 자극해 뇌의 기침 중추에 전달되고 기침이 발생하는 것이다.
만성기침이 나타나면 먼저 병원에서는 앨러지 테스트, 가슴 엑스레이 검사, 폐 기능 검사 등을 한다. 엑스레이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면 CT 스캔 검사까지 추가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LA타운 내 전문의들에 따르면 엑스레이도 정상이고, 담배도 피우지 않고, 혈압약물 복용도 하지 않는 경우에도 만성 기침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천식, 후비루 증후군, 위식도 역류질환 등을 의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인 1=천식과 앨러지
천식은 기관지가 꽃가루나 집안 먼지, 먼지 진드기 등 앨러겐, 찬 공기, 자극적인 냄새, 담배 연기, 매연, 감기 등 여러 자극 물질로 인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거나 붓는 증세 및 염증이 생기는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이다. 감기에 걸렸다가도 천식으로 변할 수 있는데, 특히 기침을 오래하면 천식 여부를 판가름해야 한다. 가슴 답답함, 호흡 곤란, 씨근거리는 소리를 내거나 기침을 자주하는 증상이 특징적이다. 특히 밤시간이나 이른 아침에 기침을 많이 하는 경향을 보인다.
증상이 갑작스럽게 재발하는 천식 발작(asthma attack)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증상 없이 기침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천식은 어느 나이든지 상관없이 생길 수 있지만 어린이가 가장 영향 받기 쉽다. 천식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감기, 담배, 운동, 특정 음식 등이 지목된다. 또한 대개 천식환자는 앨러지를 갖고 있다.
천식이 없어도 꽃가루, 먼지, 애완동물, 온도변화, 공해 등 앨러지를 일으키는 요인 때문에 만성 기침을 일으키고 코막힘, 재채기 등 증상이 나타난다.
앨러지를 일으키는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에서는 피부 테스트와 혈액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원인 2=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만성폐기종과 만성기관지염으로 인해 기도가 서서히 막히는 질환이 바로 COPD이다.
보통 만성 폐기종, 만성 기관지염 증세가 다 나타나며 한쪽 증상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폐기능은 떨어지고 숨쉬기 어려워지는 병으로 기관지 폐쇄로 인해 호흡 곤란이 힘들어지는 병이다. 주 원인은 바로 담배다.
증상은 보통 흔한 것이 바로 만성 기침이다. 또한 숨이 찬 것, 잦은 가래 등이며 조금만 걷거나 운동해도 숨을 헐떡거리고, 호흡곤란을 느끼게 된다. 또한 대개 45세 이후에 나타난다.
감기도 아닌 것 같은데 기침을 일년 내내 달고 산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만성기침으로 분류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 PD) 진단을 위해 폐기능 검사를 하는 모습
■원인 3=위식도 역류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
위산과 음식물이 역류하는 증상으로 식사를 할 때나 트림을 할 때만 열려야 하는 밸브 기능을 하는 식도괄약근이 여러 원인에 의해 아무 때나 열리고 느슨해지는 등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에 자극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바로 가슴이 답답하고 속쓰림(heartburn). 그러나 기침 역시 가슴통증, 숨쉴 때 씨근거리는 소리와 함께 위식도 역류질환의 흔한 증상으로 꼽힌다. 또한 산이 많이 올라오고 침을 삼키면 목구멍에 뭔가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기침을 3주 이상 장기간 하기도 하며 목이 쉬기도 하고, 밥을 먹은 후에는 자주 트림을 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염증으로 인한 식도의 통증은 마치 심장질환처럼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 4=호흡기 감염
기침은 감기와 독감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또한 다른 호흡기 감염을 나타내는 증상이 되기도 한다. 호흡기 감염에는 후비루 증후군, 폐렴 등이 있다. 후비루 증후군은 비염 또는 부비동염 등에 의해 분비물이 코 뒤로 넘어가면서 기침 반사를 유발한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때문에 폐에 감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독감의 가장 흔한 합병증이다. 보통사람은 항생제 처방 등을 통해 2~3주면 낫는다. 폐렴인 경우 기침에 녹색 또는 빛 바랜 색깔의 가래가 섞여 나오기도 하지만 가래 없이 기침을 하기도 한다.
기침, 발열, 호흡곤란, 가슴통증, 구토,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며 열 동반 없이 기침만 하기도 한다.
■원인 5=대기 오염
대기 오염을 무시하지 말 것. 대기 중에 떠 있는 다양한 오염원, 자극성 물질은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동차 배기 가스에 잠시만 노출돼도 기침, 담, 폐 자극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자동차 배기 가스는 앨러지와 천식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집에서 발견될 수 있는 곰팡이 포자 역시 잘못 흡입하면 ‘쌕쌕’거리는 숨소리, 기침 등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원인 6=급성 기관지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일명 ‘기침감기’로도 불린다.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하기도 하고, 갑작스런 기침 등이 나타난다. 역시 호흡할 때 가쁘고 가르랑거리며 ‘쌕쌕’소리가 난다.
기침이 멈추지 않으면 급성 기관지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원인 7=약물
고혈압과 심부전증에 쓰이는 약물 종류인 ‘안지오텐신 변화효소 억제제’(ACE Inhibitors)역시 마른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안지오텐신 변화효소 억제제’의 브랜드 약물로는 카포텐(Capoten), 바소텍(Vasotec), 모노프릴(Monopril), 마빅(Mavik)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약 4,200만명이 매년 이 약물을 처방받는데, 5명중 1명꼴로 마른 기침 증상을 겪는다.
환자에 따라 약물을 끊은 후에도 몇 주 동안 기침을 계속하기도 한다. 특히 흑인, 아시안 여성이 ACE 억제제로 인한 기침 증상을 많이 겪을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침을 유발한다고 해서 환자 마음대로 약물을 끊거나 해서는 안 된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을 복용하고 약물과 관련된 기침이 지속되면 의사와 상담한다.
■원인 8=백일해
백일해(Pertussis 또는 whooping cough)는 박테리아성 질환으로 가벼운 열, 줄줄 흐르는 콧물, 심한 기침 및 호흡 곤란 등이 특징적 증상들로 나타난다.
유아질병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성인, 틴에이저 등 환자들도 늘었다.
아기 때 맞는 백신은 10년 후면 그 약효가 떨어진다. 틴에이저나 젊은 청소년의 경우 2번째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지속적인 기침이 감기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며 좀 지나면 호흡이 곤란해지고, 잠을 못 이루며 기침이 더 심해지는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대부분 가벼운 감기로 취급하기 쉽다.
초반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몇 달 후에는 기침이 계속 심해지는 증상이 계속된다. 기침이나 재채기 등으로 전염이 되며 가족 중 한 명이 감염돼 있으면 다른 갖고 멤버들도 90% 정도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전염 확률이 높은 질환이다. 성인이어도 기침을 3주 이상 계속하면 전문의를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만성 기침을 일으키는 요인은 앨러지, 천식, 후비루 증후군, 위식도 역류질환, COPD, 대기 오염, 기관지염, 약물 등 원인은 다양하다.
<정이온 객원기자>
■만성 기침의 치료
항히스타민제, 소염제 등은 앨러지, 후비루증후군 치료에 기본치료로 사용된다. 또한 천식환자의 경우 코로 들이키는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때문이라면 생활 습관을 건강하게 바꾸어야 한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소식하며,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는 술, 튀김 음식 등은 피한다. 또한 금연 역시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기침을 너무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기보다는 원인을 찾고 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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