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원칙 지켜야 효과
‘침묵의 벌’ 대신 대화가 약
“저는 자영업을 하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큰 아들이 세 살 때 미국에 이민을 와서 열심히 생활하다 보니 벌써 미국생활이 10년이 됐어요.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항상 걱정이 앞서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가장 큰 걱정은 큰 아들이 점점 말을 듣지 않고 부모에게 대들면서 학교생활에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성적도 점점 나빠지고, 선생님과 수업 중 말다툼을 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물건을 훔치는 등 아직 어린데도 벌써 나쁜 모습이 보입니다. 집에서는 아이 때문에 자주 싸우게 되고 아이의 버릇을 고쳐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아이 아빠와 함께 아무리 노력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2000년도의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의 인구가 130만명을 웃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 3분의 1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이 두 아이의 어머니가 겪고 있는 현실은 상당히 많은 한인가정이 경험하고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영업의 본질적인 문제가 가족이 가정에서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인 만큼 자녀를 가진 가정은 이 문제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이 찾는 것이 시급합니다.
큰 아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부모님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족한 면이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서 생기는 자녀와의 거리감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함께 할 때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중의 하나는 훈육입니다.
효과적인 훈육은 올바른 성격형성의 바탕이 되고 가정의 안정에 직접적인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훈육을 부모가 제대로 배우고 연습하는 것은 자녀를 위해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이런 훈육은 우선 부모가 자녀와의 공감대를 이루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자녀로부터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함께 하는 적은 시간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는지를 연구해야 합니다.
부모도 생활에 지쳐 힘들지만 자녀도 성장하면서 많은 고비를 넘기고 감내해야 합니다. 자녀는 자라면서 학교에 적응을 해야 하고, 언어의 장벽을 극복해야 하고, 사춘기라는 혼돈기를 보내며, 마약이나 잘못된 친구들의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렇게 많고 힘든 고비를 자녀 혼자 이겨내기는 힘이 들기 때문에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함께 보내는 시간을 좀 더 체계화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 매일 저녁식사를 꼭 함께 먹으며 서로 대화를 한다든지, 매달 첫째와 셋째 주말에는 함께 근교로 나가 시간을 보낸다든지, 매주 금요일은 가족 전원이 일찍 집에 들어와 함께 영화 비디오를 빌려보고 영화에 대한 의견을 디저트를 함께 먹으며 나눈다든지 하는 슬기로운 방법으로 “가족과의 꼭 지켜야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효과적인 훈육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임아웃을 이용한다면 부모님이 충분한 공부를 통해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타임아웃은 요즘 쓰이는 훈육법 중 가장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타임아웃은 아이가 문제를 일으킬 때 아이에게 방이나 정해진 공간으로 가서 정해진 시간 동안 머물도록 하는 벌로 아이스 하키 경기에서 선수가 반칙을 하면 30초간 경기 밖으로 쫓겨나는 것과 같은 명칭이고 같은 원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타임아웃 이용 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원칙을 설명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조용히 자신의 행동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이나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TV나 비디오게임 등이 타임아웃을 하는 방에 있으면 안 됩니다. 이 벌을 받을 때 즐거움을 주는 행위로 이어지게 되면 벌이 아니라 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적절한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을 정확히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타임아웃의 시간은 짧아도 좋지만 아이가 시간을 존중하고 지키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타임아웃의 시간을 자녀가 잘 지키지 않는다면 부모가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시간을 잘 지키지 않을 때 부모가 TV를 시청하고 있거나, 대충 시간을 알아서 맞춰서 나왔거니 하고 그냥 넘어가면 아이에게 “벌은 제대로 안서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곧 이 생각은 부모님의 말에는 권위가 없고 약속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세 번째로 흥분하거나 언성이 높아지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되면 “엄마가 화가 나서 나에게 벌을 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에 독재적인 부모의 모습만을 보게 되고 벌을 받는 이유를 기억하지 못하게 됩니다.
“Silent Treatment”이라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체벌이 아니라 학대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잘못했을 때 대화를 단절하고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것으로 역효과가 단시간과 장시간에 걸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입니다. 이 침묵의 벌은 부모와의 거리감이 생기고 불안함, 우울증 등의 정신장애와 다른 행동장애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해롭기 짝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단절하면 이런 많은 부작용이 있으니 서로간의 대화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자신이 어둠 속에서 홀로 있다고 느낄 때 부모가 같은 편에 서서 이해하려 노력하고 대화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자녀는 아주 큰 힘을 얻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정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714) 293-0123,
www.drjustincho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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